레드오션된 메타버스 사업, 차별화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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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MO Insight 「케이스스터디」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통신의 주기능 ‘소통’ 내세워 차별화
케이팝, 뮤지컬, 댄스, 힙합 등 여러 콘텐츠
MZ세대 겨냥 볼류메트릭 기술 활용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
통신의 주기능 ‘소통’ 내세워 차별화
케이팝, 뮤지컬, 댄스, 힙합 등 여러 콘텐츠
MZ세대 겨냥 볼류메트릭 기술 활용
정보기술(IT) 업계에서 2021년은 ‘메타버스의 해’로 통용된다. IT, 유통, 금융, 게임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메타버스를 신사업으로 내걸었다.
포털과 대형 게임사 등 신기술로 무장한 국내외의 빅테크 기업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메타버스 사업에 나섰다. 이 가운데 통신사가 선두에 서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국내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은 성실함과 차별화를 무기로 메타버스 사업에서 경쟁 우위에 섰다. 2013년부터 일찌감치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해온 SK텔레콤은 작년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선보였다.
이프랜드는 론칭 후 약 8개월만에 누적 가입자 수 460만명을 넘어섰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20만을 돌파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프랜드는 국내에서만 1500개 회사와 제휴 요청을 받았으며 올해 글로벌 80여개국에 동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상황 1 메타버스 홍수 속 ‘필살기’ 필요
레드오션이 된 메타버스 사업, 관건은 다른 사업자와의 차별화였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거대한 오락실을 구현했고 네이버의 제페토는 케이팝(K-pop)을 주력으로 아이돌 그룹을 테마로 한 공간을 만들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와 차별화를 하기 위해 통신의 주기능인 ‘소통’을 내세웠다. 사모임과 업무 미팅, 콘퍼런스, 입학식 등 다양한 종류의 오프라인 만남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프랜드 내 메타버스 룸에서 원하는 자료를 문서(PDF) 및 영상(MP4)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는 환경도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를 토대로 타사와 업무제휴 및 B2B(기업간 거래) 사업에 나섰다. 이프랜드를 기업 및 단체의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내세운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플립3 출시 기념행사를 이프랜드에서 진행했다. 이프랜드 내에 42개의 메타버스 모임방이 만들어졌고 1400여명의 사람이 아바타로 참석했다.
외교부에서 주관한 ‘2021 서울 유엔평화유지 장관회의 D-100 기념행사’ 등 정부 행사도 이프랜드에서 열렸다. 작년 8월에는 성균관대와 협력해 전 세계 학생들이 메타버스에서 한국어 실력을 겨루는 ‘제1회 세계 성균한글백일장’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프랜드 안에 성균관대 명륜당이 3차원(3D)으로 구현됐고 중국, 일본, 베트남 등 11개국에서 참여했다.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아바타로 변신해 한복을 입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상황 2 메타버스 내 즐길 거리 필요
이용자들의 발길이 지속되기 위해 이프랜드 내에 다양한 즐길 거리가 필요했다. 이프랜드는 케이팝부터 뮤지컬, 댄스,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콘텐츠를 제공했다.
이프랜드에는 지난 14일 케이팝 스타와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더 팬 라이브(The Fan Live)’가 열렸다. 더 팬 라이브는 메타버스 팬미팅 서비스로 신인 아이돌그룹 빌리(Billlie)가 첫 게스트로 참여했다. 빌리의 세계관을 담은 전시관과 무대 복장, 댄스 안무 등을 이프랜드에서 선보였다.
뮤지컬, 댄스, 밴드공연, 힙합 등 다양한 문화 장르를 아우르는 ‘메타버스 컬처 프로젝트’도 시도했다. 서울예술단, 기어이 주식회사와 협력해 창작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를 이프랜드에서 구현했다.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 소비도 이프랜드의 강점인 소통을 토대로 이뤄진다. 이프랜드는 한 번에 최대 130여명이 동시 접속 및 소통이 가능하다. 국내 유일 ‘라이브 영상 송출’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모임의 성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21개 이상의 다양한 테마 공간과 800여 종의 아바타 코스튬도 소통의 재미를 더한다.
상황 3 문화 주도 MZ세대 겨냥 필요
이프랜드는 SK텔레콤이 보유한 기술 역량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열광하는 예술을 합쳐 색다른 콘텐츠를 공급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 스튜디오’의 볼류메트릭 캡처 기술을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볼류메트릭 기술은 360도 전방위를 커버하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피사체를 동시에 촬영해 실사 기반 입체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실제와 유사한 생동감을 주는 점이 장점이다.
이용자는 볼류메트릭 기술로 제작한 뮤지컬 작품 속 주연 배우와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한 좋아하는 가수의 디지털 휴먼 콘텐츠를 소장해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할 수 있다.
메타버스 내에 갤러리를 개설해 전시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프랜드에서 힙합 미술 전시회 ‘어반브레이크 2021’을 한 달간 운영했다. 어반브레이크는 그래피티 아트, 일러스트, 퍼포먼스,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 간의 협업을 추구하는 축제형 행사로 최근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이외에도 메타버스 전시회 ‘저스티스 리그’를 열어 슈퍼맨, 배트맨 등 대표 DC 코믹스 캐릭터 이미지 52점을 공개했다.
이프랜드는 최근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에서 전 세계에 공개될 글로벌 이프랜드 버전을 공개했다. 이용자의 메타버스 체험 영역 확대를 위해 개발된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 버전을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프랜드 플랫폼을 개방형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가상 공간 속 장터를 열 계획”이라며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혁신 서비스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 천성용 단국대 교수
얼마 전 필자의 대학에서 총동문회 행사가 열렸다. 동문회장의 환영사와 학장님의 축하 인사말이 있었고, 올해의 동문상이 시상되었다. 오랜만에 동문들과 테이블에 모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기념 동영상도 함께 시청했다.
모든 행사가 끝난 후 캠퍼스의 추억이 가득한 중앙 광장에 모여 기념 촬영도 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동문회의 모습이었다. 단, 동문회가 열린 장소가 “메타버스 플랫폼”이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현재 우리는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본다. 페이스북의 경우 사명을 아예 Meta로 변경했고, 국내의 경우에도 SKT의 이프랜드 뿐만 아니라, 각종 빅테크, 통신회사, 게임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적극적인 투자와 연합에 나서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에서 특별히 초반 주도권 싸움이 중요한 이유는 “직접 네트워크 효과(direct network effect)” 때문이다. 직접 네트워크 효과란 특정 제품, 혹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해당 제품, 서비스의 효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프랜드를 혼자 사용하면 아무런 효용이 없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프랜드를 함께 사용할수록 이프랜드의 효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메타버스 내에서 ‘즐길 거리’가 많은 것도 중요하다. 마치 소프트웨어의 개수가 많을수록 해당 하드웨어의 효용이 증가하는 것처럼, 메타버스 안에서 즐길 것이 많을수록 해당 메타버스의 효용은 증가할 것이다. 이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indirect network effect)” 개념에 해당한다.
바로 이러한 직접, 간접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메타버스 시장에서 초반 주도권은 곧 “생존”의 문제이다. 초반에 큰 네트워크를 형성한 서비스는 결국 더욱 커지게 될 것이고, 새로운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더 큰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사용자가 있는 네트워크는 더욱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고, 이러한 선순환은 결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winner와 loser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즉, 우리는 조만간 메타버스 시장에서 “winner-takes-it-all”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메타버스 기업들은 초반에 다양한 제휴와 연합을 통해 경쟁사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사용자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메타버스 마케터는 무엇보다 메타버스 비즈니스만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콜라를 파는 것과 컴퓨터를 파는 것이 다른 문제인 것처럼, 메타버스를 운영하는 것 역시 일반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디지털 세계다. 영화 매트릭스와 아바타가 메타버스의 개념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이 닌텐도 ‘동물의 숲’에서 선거 캠페인을 했고,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발표했다.
메타버스가 우리 곁으로 빠르게 다가오면서 메타버스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이프랜드와 제페토,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등이 꼽힌다.
2035년까지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3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거대한 미래 산업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분석과 연구도 활발하다. 특히 미국의 비영리 기술연구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가 제시한 메타버스 로드맵이 유명하다. ASF는 메타버스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 세계(Mirror Worlds), 가상 세계(Virtual Worlds) 등 네 가지로 구분했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것으로, ‘포켓몬고’가 유명하다. 라이프로깅은 SNS에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의 일상을 지켜보며 그들과 소통하는 것과 같이 자신의 삶을 모바일 속에 연동시키는 개념이다.
거울 세계는 현실 세계의 환경적 정보를 가상공간에 구축한 것을 가리킨다. 구글 어스 앱을 켜고 주변 환경을 찍으면 상품 정보가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가상 세계는 현실과 별개로 작동되는 가상현실을 일컫는다. 가상 세계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닌 아바타를 사용해 다양한 행동을 한다.
메타버스 사용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한 연구는 Z세대 메타버스 사용자를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인플루언서’형은 다른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아바타 크리에이터’형은 자신만의 아바타와 스타일을 창조해가는 유형이다. ‘플레이 투게더’형은 혼자 게임을 하는 것보다 다른 사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기려 한다. ‘월드 플레이’형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해도 선도적인 메타버스로서 앞서가려면 새로운 이용자 발굴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에 익숙한 MZ세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메타버스를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마케터는 메타버스 사용자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포털과 대형 게임사 등 신기술로 무장한 국내외의 빅테크 기업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메타버스 사업에 나섰다. 이 가운데 통신사가 선두에 서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국내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은 성실함과 차별화를 무기로 메타버스 사업에서 경쟁 우위에 섰다. 2013년부터 일찌감치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해온 SK텔레콤은 작년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선보였다.
이프랜드는 론칭 후 약 8개월만에 누적 가입자 수 460만명을 넘어섰고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20만을 돌파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이프랜드는 국내에서만 1500개 회사와 제휴 요청을 받았으며 올해 글로벌 80여개국에 동시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상황 1 메타버스 홍수 속 ‘필살기’ 필요
도전 1 ‘소통’ 내세워 서비스 차별화
레드오션이 된 메타버스 사업, 관건은 다른 사업자와의 차별화였다.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는 거대한 오락실을 구현했고 네이버의 제페토는 케이팝(K-pop)을 주력으로 아이돌 그룹을 테마로 한 공간을 만들었다.SK텔레콤은 이같은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와 차별화를 하기 위해 통신의 주기능인 ‘소통’을 내세웠다. 사모임과 업무 미팅, 콘퍼런스, 입학식 등 다양한 종류의 오프라인 만남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프랜드 내 메타버스 룸에서 원하는 자료를 문서(PDF) 및 영상(MP4)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하는 환경도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이프랜드를 토대로 타사와 업무제휴 및 B2B(기업간 거래) 사업에 나섰다. 이프랜드를 기업 및 단체의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 내세운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플립3 출시 기념행사를 이프랜드에서 진행했다. 이프랜드 내에 42개의 메타버스 모임방이 만들어졌고 1400여명의 사람이 아바타로 참석했다.
외교부에서 주관한 ‘2021 서울 유엔평화유지 장관회의 D-100 기념행사’ 등 정부 행사도 이프랜드에서 열렸다. 작년 8월에는 성균관대와 협력해 전 세계 학생들이 메타버스에서 한국어 실력을 겨루는 ‘제1회 세계 성균한글백일장’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프랜드 안에 성균관대 명륜당이 3차원(3D)으로 구현됐고 중국, 일본, 베트남 등 11개국에서 참여했다. 세계 각국의 학생들이 아바타로 변신해 한복을 입고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상황 2 메타버스 내 즐길 거리 필요
도전 2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이용자들의 발길이 지속되기 위해 이프랜드 내에 다양한 즐길 거리가 필요했다. 이프랜드는 케이팝부터 뮤지컬, 댄스,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문화 콘텐츠를 제공했다.이프랜드에는 지난 14일 케이팝 스타와 팬들이 소통할 수 있는 ‘더 팬 라이브(The Fan Live)’가 열렸다. 더 팬 라이브는 메타버스 팬미팅 서비스로 신인 아이돌그룹 빌리(Billlie)가 첫 게스트로 참여했다. 빌리의 세계관을 담은 전시관과 무대 복장, 댄스 안무 등을 이프랜드에서 선보였다.
뮤지컬, 댄스, 밴드공연, 힙합 등 다양한 문화 장르를 아우르는 ‘메타버스 컬처 프로젝트’도 시도했다. 서울예술단, 기어이 주식회사와 협력해 창작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를 이프랜드에서 구현했다.
이처럼 다양한 콘텐츠 소비도 이프랜드의 강점인 소통을 토대로 이뤄진다. 이프랜드는 한 번에 최대 130여명이 동시 접속 및 소통이 가능하다. 국내 유일 ‘라이브 영상 송출’ 기능을 제공하기도 한다. 모임의 성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21개 이상의 다양한 테마 공간과 800여 종의 아바타 코스튬도 소통의 재미를 더한다.
상황 3 문화 주도 MZ세대 겨냥 필요
도전 3 볼류메트릭 활용 콘텐츠 공급
이프랜드는 SK텔레콤이 보유한 기술 역량과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열광하는 예술을 합쳐 색다른 콘텐츠를 공급했다.아시아 최대 규모의 혼합현실 제작소 ‘점프 스튜디오’의 볼류메트릭 캡처 기술을 활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볼류메트릭 기술은 360도 전방위를 커버하는 여러 대의 카메라가 피사체를 동시에 촬영해 실사 기반 입체 영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실제와 유사한 생동감을 주는 점이 장점이다.
이용자는 볼류메트릭 기술로 제작한 뮤지컬 작품 속 주연 배우와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한 좋아하는 가수의 디지털 휴먼 콘텐츠를 소장해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할 수 있다.
메타버스 내에 갤러리를 개설해 전시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이프랜드에서 힙합 미술 전시회 ‘어반브레이크 2021’을 한 달간 운영했다. 어반브레이크는 그래피티 아트, 일러스트, 퍼포먼스,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 간의 협업을 추구하는 축제형 행사로 최근 젊은층에서 인기를 끌고있다.
이외에도 메타버스 전시회 ‘저스티스 리그’를 열어 슈퍼맨, 배트맨 등 대표 DC 코믹스 캐릭터 이미지 52점을 공개했다.
이프랜드는 최근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에서 전 세계에 공개될 글로벌 이프랜드 버전을 공개했다. 이용자의 메타버스 체험 영역 확대를 위해 개발된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 버전을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프랜드 플랫폼을 개방형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비롯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가상 공간 속 장터를 열 계획”이라며 “올해 본격적인 글로벌 혁신 서비스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얼마 전 필자의 대학에서 총동문회 행사가 열렸다. 동문회장의 환영사와 학장님의 축하 인사말이 있었고, 올해의 동문상이 시상되었다. 오랜만에 동문들과 테이블에 모여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기념 동영상도 함께 시청했다.
모든 행사가 끝난 후 캠퍼스의 추억이 가득한 중앙 광장에 모여 기념 촬영도 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동문회의 모습이었다. 단, 동문회가 열린 장소가 “메타버스 플랫폼”이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현재 우리는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초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본다. 페이스북의 경우 사명을 아예 Meta로 변경했고, 국내의 경우에도 SKT의 이프랜드 뿐만 아니라, 각종 빅테크, 통신회사, 게임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해 적극적인 투자와 연합에 나서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에서 특별히 초반 주도권 싸움이 중요한 이유는 “직접 네트워크 효과(direct network effect)” 때문이다. 직접 네트워크 효과란 특정 제품, 혹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해당 제품, 서비스의 효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프랜드를 혼자 사용하면 아무런 효용이 없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프랜드를 함께 사용할수록 이프랜드의 효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메타버스 내에서 ‘즐길 거리’가 많은 것도 중요하다. 마치 소프트웨어의 개수가 많을수록 해당 하드웨어의 효용이 증가하는 것처럼, 메타버스 안에서 즐길 것이 많을수록 해당 메타버스의 효용은 증가할 것이다. 이는 “간접 네트워크 효과(indirect network effect)” 개념에 해당한다.
바로 이러한 직접, 간접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메타버스 시장에서 초반 주도권은 곧 “생존”의 문제이다. 초반에 큰 네트워크를 형성한 서비스는 결국 더욱 커지게 될 것이고, 새로운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더 큰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더 많은 사용자가 있는 네트워크는 더욱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것이고, 이러한 선순환은 결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winner와 loser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즉, 우리는 조만간 메타버스 시장에서 “winner-takes-it-all” 현상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메타버스 기업들은 초반에 다양한 제휴와 연합을 통해 경쟁사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사용자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메타버스 마케터는 무엇보다 메타버스 비즈니스만의 독특한 특성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콜라를 파는 것과 컴퓨터를 파는 것이 다른 문제인 것처럼, 메타버스를 운영하는 것 역시 일반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새로운 디지털 세계다. 영화 매트릭스와 아바타가 메타버스의 개념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이 닌텐도 ‘동물의 숲’에서 선거 캠페인을 했고,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를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발표했다.
메타버스가 우리 곁으로 빠르게 다가오면서 메타버스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으로는 이프랜드와 제페토,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포트나이트 등이 꼽힌다.
2035년까지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3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거대한 미래 산업을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메타버스에 대한 분석과 연구도 활발하다. 특히 미국의 비영리 기술연구단체인 ASF(Acceleration Studies Foundation)가 제시한 메타버스 로드맵이 유명하다. ASF는 메타버스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라이프로깅(Lifelogging), 거울 세계(Mirror Worlds), 가상 세계(Virtual Worlds) 등 네 가지로 구분했다.
증강현실은 현실 세계에 3차원 가상 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것으로, ‘포켓몬고’가 유명하다. 라이프로깅은 SNS에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고 다른 사람의 일상을 지켜보며 그들과 소통하는 것과 같이 자신의 삶을 모바일 속에 연동시키는 개념이다.
거울 세계는 현실 세계의 환경적 정보를 가상공간에 구축한 것을 가리킨다. 구글 어스 앱을 켜고 주변 환경을 찍으면 상품 정보가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가상 세계는 현실과 별개로 작동되는 가상현실을 일컫는다. 가상 세계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본래 모습이 아닌 아바타를 사용해 다양한 행동을 한다.
메타버스 사용자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다. 한 연구는 Z세대 메타버스 사용자를 네 가지 유형으로 정리했다.
‘인플루언서’형은 다른 사용자들에게 자신의 개성과 능력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아바타 크리에이터’형은 자신만의 아바타와 스타일을 창조해가는 유형이다. ‘플레이 투게더’형은 혼자 게임을 하는 것보다 다른 사용자와 함께 게임을 즐기려 한다. ‘월드 플레이’형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새로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이미 레드오션이라고 해도 선도적인 메타버스로서 앞서가려면 새로운 이용자 발굴에도 앞장서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에 익숙한 MZ세대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메타버스를 알리는 일도 중요하다. 마케터는 메타버스 사용자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노력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