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미국의 신규 자동차 판매가 급격히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고유가와 신차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CNBC는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 기업들이 일제히 올해 1분기 신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차 판매량은 3월 한 달 동안에만 전년 동월에 비해 최소 24% 급감한 것으로 추정됐다.

美 1분기 자동차 판매 14% 격감
콕스오토모티브, 에드먼즈, JD파워 등 미국의 유력 자동차 시장조사 기업들이 예측한 1분기 신차 판매량은 330만 대를 밑돈다. 그중 JD파워는 282만 대로, 가장 보수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에드먼즈는 “특히 제너럴모터스(GM) 혼다 닛산 폭스바겐 등 특정 자동차 제조사들은 신차 판매량이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포드만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다. 트루카 애널리스트들은 “3월 미국 신차 평균 판매가격이 1년 전보다 15.4% 급등해 4만3500달러(약 5200만원)에 육박했다”고 밝혔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23달러를 찍었다. 1년 전과 비교해 47%나 급등했다. CNBC는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치솟고 자동차 가격도 오르자 인플레이션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며 “(신차 판매가 줄어든)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지난해 불거진 글로벌 반도체 칩 부족 사태로 신차 공급량이 급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시카 콜드웰 에드먼즈 이사는 “3월 휘발유 값이 치솟은 게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지만 1분기 신차 판매를 떨어뜨린 가장 큰 요인은 재고 부족”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미국의 적정 자동차 재고는 60~80일치(하루 판매량 기준)다. 최근 들어 내연기관 자동차 재고는 20일치, 전기자동차 재고는 21일치로 급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찰리 체스버 콕스오토모티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자동차 회사들이 판매할 재고량이 충분했다면 올 3월에도 판매가 늘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