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향한 경제전쟁 이후…IMF "달러 패권 약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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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통화 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절대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서방국의 러시아 경제제재 이후 달러 거래 대안을 찾는 국가가 늘면서다.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 활용은 늘어날 것이라는 평가다.
기타 고피너스 국제통화기금(IMF) 제1 부총재는 3월 3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서방국의 러시아 경제제재 이후 국제 통화 시스템이 파편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국의 화폐 거래가 막히는 상황을 지켜본 여러 국가가 무역 거래에 사용하는 통화를 좀 더 다양하게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고피너스 부총재는 "일부 국가들은 무역 거래를 위한 통화 조건을 재조정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 속에서도 달러는 주요 글로벌 통화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무역 거래에서 달러 외에 다른 통화 사용이 늘면 각국의 중앙은행이 보유하는 외화 지급준비금은 더 다양해질 것이란 평가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지급 준비금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년간 70%에서 60%로 하락했다. 호주달러, 중국 위안 등이 달러의 빈 곳을 채웠다.
위안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 지급준비금 감소분 중 위안이 대체한 비중은 25% 정도다. 하지만 세계 중앙은행들의 지급준비금에서 위안이 차지하는 비중은 3%에 미치지 못한다.
고피나스 부총재는 "달러의 지위를 대체하려면 태환성이 높아야 하고 자본시장이 개방돼야 한다"며 "이런 움직임은 서서히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달러의 우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통화 질서가 재편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금융 자산 활용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