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스아이바이오는 유한양행과 인공지능(AI) 기반 ‘KRAS’ 저해제에 대한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빅데이터 및 AI 플랫폼 기반 신약개발 기업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파로스아이바이오는 AI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KRAS 저해 선도물질 및 후보물질을 발굴한다. 유한양행은 전임상과 임상개발 등 사업화를 맡는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유한양행으로부터 KRAS 저해제 물질 관련 계약금과 함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기술사용료(로열티)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 이후 제3자에게 기술이 이전될 때 창출된 수익도 배분받는다.

KRAS는 종양의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암 유발 유전자다. 다양한 암종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그러나 변이된 KRAS 단백질의 독특한 구조 및 활성 매개체인 ‘GTP’와의 높은 친화력 등으로 개발하기 어려운(undruggable) 표적(타깃)으로 분류됐다.

암젠은 최근 KRAS 단백질의 ‘G12C’ 돌연변이를 타깃하는 약물인 ‘소토라십’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업계는 이 치료제의 글로벌 시장 매출을 2025년 기준 1조원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로스아이바이오 관계자는 “그러나 소토라십을 포함한 KRAS G12C 표적약물들은 KRAS 변이 중 G12C에만 적용될 수밖에 없다”며 “또 대장암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KRAS 돌연변이는 췌장암과 대장암, 폐암 등에서 발견되지만 이들 암에서 G12C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G12C 돌연변이를 포함한 광범위한 KRAS 변이 타깃 신약 개발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케미버스를 활용해 KRAS의 다양한 돌연변이를 각각 저해 및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pan-KRAS’ 저해제를 개발 중이다. 회사는 G12C 돌연변이를 포함해 ‘G12D’ ‘G12V’ ‘G13’ 등 주요 KRAS 돌연변이 전이성 고형암에서 광범위한 치료 효능을 가진 표적항암제로 연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특정 돌연변이의 폐암 뿐 아니라 주요 KRAS 변이의 대장암 및 췌장암으로 그 적응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세웅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은 “파로스아이바이오로부터 이전받아 공동개발키로 한 신규 KRAS 화합물은 유한양행이 추구하는 개방형혁신(오픈이노베이션) 사례 중 하나”라며 “최적의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해 전임상, 임상 및 글로벌 사업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태 파로스아이바이오 부사장겸 호주법인 공동대표는 “양사는 향후 우수한 KRAS 저해제를 성공적으로 개발해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혁신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연내를 목표로 기업공개(IPO)을 준비 중이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 상장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지난달 기술평가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