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兆 내던진 외국인, 실적주는 꽉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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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지분율 6년來 최저치
강달러 지속·원자재값 급등 영향
반도체·2차전지 업종 파는 대신
LG이노텍·고려아연 집중 매수
강달러 지속·원자재값 급등 영향
반도체·2차전지 업종 파는 대신
LG이노텍·고려아연 집중 매수
외국인 투자자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이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이후 7개월여 만의 최고 수준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6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치솟는 원자재 가격이 한국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각국에서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을 선언하고 있다는 점도 내구재 수출 국가인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2차전지 업종을 팔아치운 대신 LG이노텍, 삼성엔지니어링, 고려아연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떠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환율 때문이다. 올초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행보가 본격화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강(强)달러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던 달러당 1200원 선이 올초부터 무너지면서 외국인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특정 종목이 반드시 오른다는 확신이 있지 않은 이상 환차손을 고려하면 한국 주식을 사야 할 이유가 없는 수준의 원·달러 환율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 중엔 중국 등 한국보다 더 많이 하락한 시장도 있고, 더 강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시장도 있는 등 대체재가 많다”고 말했다.
치솟고 있는 원자재 가격도 부담이다. 한국의 지난달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는 원·달러 환율에 다시 상승 압력을 가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원자재를 수입해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업 실적도 둔화할 수 있다. 곡물 고무 등 원자재를 수출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자금이 유입되면서 올 들어 말레이시아 KLCI지수는 1.27%, 인도네시아 IDX지수는 7.4% 올랐다. 같은 기간 7.39% 하락한 코스피지수와 대조적이다.
결국 강달러 현상이 완화돼야 이탈했던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기는 어려운 구간”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유럽도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숲보다는 나무를 봐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지수나 업종을 살피기보다 실적이 좋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을 들여다봐야 할 때라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자도 지난달 실적주 위주로 매수했다.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광학솔루션 부문에서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LG이노텍(2930억원)이다. LG이노텍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16조4088억원, 1조4331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각각 1570억원, 114억원 늘었다.
이 밖에 삼성엔지니어링(2020억원), 플랫폼 규제 우려에서 벗어난 카카오(1790억원), 구리 가격 상승 수혜가 예상되는 고려아연(1310억원), 한국항공우주(1250억원) 등을 사들였다. LG이노텍은 지난 한 달간 17.43%, 삼성엔지니어링은 11.21%, 카카오는 12.65% 올랐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최근 각국에서 코로나19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을 선언하고 있다는 점도 내구재 수출 국가인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2차전지 업종을 팔아치운 대신 LG이노텍, 삼성엔지니어링, 고려아연 등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보유 비중 6년래 최저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84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지난해 8월(6조3000억원) 후 최대치다. 유가증권시장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2019년 말 38.2%에서 지난 2월 32.4%로 떨어졌다. 2016년 2월(31.9%) 후 최저치다.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떠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환율 때문이다. 올초부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행보가 본격화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강(强)달러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왔던 달러당 1200원 선이 올초부터 무너지면서 외국인이 떠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특정 종목이 반드시 오른다는 확신이 있지 않은 이상 환차손을 고려하면 한국 주식을 사야 할 이유가 없는 수준의 원·달러 환율이 지속되고 있다”며 “아시아 시장 중엔 중국 등 한국보다 더 많이 하락한 시장도 있고, 더 강한 상승세를 유지하는 시장도 있는 등 대체재가 많다”고 말했다.
치솟고 있는 원자재 가격도 부담이다. 한국의 지난달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무역수지는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는 원·달러 환율에 다시 상승 압력을 가하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원자재를 수입해 중간재를 수출하는 기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업 실적도 둔화할 수 있다. 곡물 고무 등 원자재를 수출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자금이 유입되면서 올 들어 말레이시아 KLCI지수는 1.27%, 인도네시아 IDX지수는 7.4% 올랐다. 같은 기간 7.39% 하락한 코스피지수와 대조적이다.
“숲보다 나무를 보라”
세계 주요 국가가 코로나19 엔데믹 구간으로 넘어가는 전환점에 서 있다는 점도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여행이 중단되면서 폭발했던 내구재 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서비스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결국 강달러 현상이 완화돼야 이탈했던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르기는 어려운 구간”이라며 “하반기부터는 유럽도 통화정책 정상화 논의가 시작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숲보다는 나무를 봐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지수나 업종을 살피기보다 실적이 좋을 것으로 추정되는 종목을 들여다봐야 할 때라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자도 지난달 실적주 위주로 매수했다.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광학솔루션 부문에서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LG이노텍(2930억원)이다. LG이노텍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16조4088억원, 1조4331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각각 1570억원, 114억원 늘었다.
이 밖에 삼성엔지니어링(2020억원), 플랫폼 규제 우려에서 벗어난 카카오(1790억원), 구리 가격 상승 수혜가 예상되는 고려아연(1310억원), 한국항공우주(1250억원) 등을 사들였다. LG이노텍은 지난 한 달간 17.43%, 삼성엔지니어링은 11.21%, 카카오는 12.65% 올랐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