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도 작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린 국내 제조업체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위기 상황에서도 공격적인 선제 투자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K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 단계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 뚫은 제조업…'1조 클럽' 두 배 늘어
1일 한국경제신문이 시가총액 상위 100대 제조업체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작년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1조원을 웃돈 ‘1조 클럽’이 23곳에 달했다. 2020년(11곳)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51조633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SK하이닉스(12조4103억원) 포스코(9조2380억원) 현대자동차(6조6789억원) 등의 순이었다. 금호석유화학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LG이노텍 고려아연 삼성SDI 등 12곳이 1조 클럽에 복귀하거나 새로 이름을 올렸다.

100개 제조업체의 전체 영업이익은 132조8985억원으로, 전년(69조3699억원) 대비 91.6% 증가했다. 전년도 영업이익 증가율(11.6%)보다 8배 이상 큰 수치다. 업종별로는 △전자(영업이익 26조6247억원) △화학(11조4007억원) △철강(9조9039억원) △자동차(7조6348억원) △정유(7조4145억원) 등 대표 ‘효자업종’의 영업이익 증가 규모가 컸다. 모든 업종이 고른 성장을 보이면서 작년 100대 제조업체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8.9%로, 전년(51.9%) 대비 크게 낮아졌다. 이른바 ‘삼성전자 착시효과’가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실적은 작년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과 원화 가치 하락, 글로벌 물류대란까지 겹치면서 기업 수익성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