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실 칼럼] 김정숙 여사의 진주알반지와 호랑이 브로치, 무슨 문제인가?
개량한복 등 다양한 패션을 선보였던 영부인 김정숙여사

G7 정상회의 초청국 공식 환영식에서는 실크를 소재로 한 아이보리 원피스에 네이비색 숄을 두르고 액세서리는 진주 귀걸이와 진주 반지를 착용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한 김 여사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당시 벽돌색 투피스 차림이었고 다음날 공식 환영식에서 김 여사의 옷차림은 노란색 투피스 차림이었다. 문 대통령과 함께 벨베데레궁에서 열린 오스트리아 대통령 주최 만찬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것이다. 스페인 마드리드왕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선 하늘색 재킷과 하얀색 원피스 차림이었고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와의 국빈만찬 자리에서는 하얀색 개량한복을 선보이는 등 상황에 어울리는 패션을 선보이는 노력을 해왔다고 분석된다.

성금모임에서 진주알 반지착용은 아쉬움으로

그러나 최근 문재인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의 의전 비용 논란이 거세지면서 불우이웃 성금 모금 현장에서 김 여사가 진주 반지 알을 손바닥 쪽으로 돌리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영상이 언론에서 연일 보도되고 있다. 영부인패션 이미지메이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TPO 다시말해서, 시간(Time), 장소(Place), 상황(Occasion)을 고려한 옷차림이 핵심이기에 성금모임에 큰 진주알 반지착용은 아쉬움이 있다.

환경변화 이슈에 앞장서는 퍼스트레이디들

또한 급격한 환경변화 이슈가 제기되는 코로나 시국인만큼 세계적으로 퍼스트레이디들의 패션을 통한 이미지정치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왜냐하면 옷을 만들기 위해 지구촌 물의 20% 정도가 사용되고, 전 세계 농약 사용량의 22%가 옷에 필요한 면화를 만들기 위해 쓰인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옷을 만들고 폐기하는 데 배출되는 탄소는 연간 120억 톤이기에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영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친환경을 지향하며 재활용 패션을 선보인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재활용 패션으로 화제를 일으켰고 재활용 패션의 이유가 친환경을 지향하는 도쿄올림픽 기조에 발맞추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주목을 받았다. 도쿄에 도착했을 당시의 붉은색 드레스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접종소 방문 때 입었던 의상이다. 일본 총리 주최 만찬 때의 꽃무늬 원피스, 올림픽 개막식 때의 검은 물방울 무늬 원피스, 도쿄 경기 때의 팀재킷 아래 흰색 드레스 등도 전부 지난달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착용했던 복장을 재활용했다. 도쿄올림픽 당시 머무는 동안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과거에 입었던 옷을 재활용하는 검소함을 보였다. 기존의 패션 관례를 깬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부인의 품격 이미지연출과 의상비 논란

영부인이 때와 장소 상황에 맞게 즉 TPO에 따라 품격있는 이미지를 연출하면 긍정효과의 파급력은 대단해진다. 하지만 국가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치거나 투명하지 않은 선택이 노출되면 문제가 초래된다. 해외 순방 등 공식 석상에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입은 옷들이 고가의 명품이며, 해마다 30여 벌씩 혈세로 지어 입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의상비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명품 샤넬재킷과 까르띠에 브로치 VS 한국 호랑이 모티브 국내 브로치

김정숙 여사는 프랑스 마크롱 여사를 만나고 루브르 박물관을 방문하며 샤넬이 한국에서 개최한 크루즈 컬렉션에 소개된 트위드 재킷을 착용했었다. 해당 재킷은 한국’ ‘서울’ ‘코코’ ‘샤넬’ ‘마드모아젤등 한글이 흰색으로 직조된 특별한 원단으로 만들어져 당시에는 방문국의 문화를 존중하는 차원으로 해석되어 긍정적으로 평가되었었다. 하지만 영부인 의상비가 수십억원 규모에 이르는 등 지나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김정숙 여사가 착용했던 2억원이 넘는다는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 브로치가 진품인지 가품인지까지 논란이 퍼졌었다. 며칠 뒤 청와대의 설명은 표범도 치타도 아닌 호랑이였다. 청와대 의전비서관에 따르면 인도 방문 때 인도라는 국가에 대한 배려로 호랑이 모양 브로치를 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브로치 제작자에 따르면 세트당 약 50~100만원으로 책정된 한국 호랑이 모티브의 국내 제품이라고 하는데 청와대가 의상비를 포함한 김 여사 의전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논란은 잠잠해질것으로 기대한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영부인의 패션스타일과 이미지메이킹

한 국가 대통령의 배우자는 해당 국가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유일한 지위와 역할을 수행한다. 뿐만 아니라, 당대 여성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영부인들은 사회지도층의 여성으로서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대내적, 대외적 인 활동뿐만 아니라 패션스타일로도 대중에게 그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런만큼 영부인의 패션스타일과 이미지의 영향력은 시대의 흐름에 따른 대중의 관심과 함께 점점 커지고 있다.

패션의 아이콘이 된 영부인들

패션의 아이콘하면 떠오르는 영부인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간결하지만 품위있고 전통적이면서도 새로운 패션시도를 했던 재클린 케네디여사의 패션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중저가 브랜드의 옷을 때와 장소에 맞게 멋스럽게 소화하며 부상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의 패션스타일도 재클린 스타일의 패션에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는 분석들이 많다. 공개석상마다 크리스털과 시스루 디자인이 돋보이는 은색 '샤넬' 드레스 등 고가의 명품 의상을 입고 나타나 이슈를 만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모델출신 아내 멜라니아 여사는 퍼스트레이디로서의 패션은 지나치게 화려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대흐름을 읽는 영부인의 패션을 통한 이미지정치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지위와 역할을 수행하는 영부인의 패션을 통한 이미지정치는 매우 중요하다. 이미지는 국가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 상황을 제대로 고려한 상황에서 시대적인 흐름을 제대로 읽고 TPO에 맞게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국민들의 마음이 한 방향으로 향하고 제대로 움직일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변화 이슈는 물론 국민의 마음까지도 민감하게 읽고 어루만지는 영부인들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LAB & PSPA 박영실박사
.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