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환경에서도 긍정하는 '삶의 詩語'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0년 만에 시집 낸 류시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류시화 시인(64·사진)이 네 번째 시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수오서재)을 펴냈다. 2012년 펴낸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이후 10년 만에 펴낸 신작 시집이다.
30대와 40대를 인도와 네팔 등에서 보낸 그는 쉬우면서도 영혼을 울리는 시어(詩語)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신작 시집에서도 이런 특징을 살렸다.
‘손을 내밀어 보라/다친 새를 초대하듯이/가만히/날개를 접고 있는/자신에게/상처에게’로 시작하는 ‘초대’ 같은 시가 그렇다. 그는 ‘파란색 가난’이란 시에선 ‘가난하다고 해도/너는 아주 가난하지는 않다/가령 아무 가진 것 없이/파란색 하나만 소유하고 있다 해도/그 파란색에는/천 개의 파랑이 들어 있다’고 했다. 섬세한 언어와 서정성이 돋보인다.
좋은 시에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힘이 있다. 류시화의 시가 그렇다. 그래서 이홍섭 시인은 해설에서 “그의 시가 많은 독자의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신작 시집에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표제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에서 그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너는 꽃이다//모든 꽃나무는/홀로 봄앓이하는 겨울/봉오리를 열어/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너의 전 생애는/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두 가지일 것이니’라고 했다. 여기서 꽃봉오리는 완성된 자아가 되려고 봄앓이하는 우리 모두를 뜻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알을 깨고 나오려는 새와 비슷한 존재다. 시인은 따뜻한 봄이 머지않았으니 이 시련을 이겨내라고 말한다.
류시화는 1980년대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가 40만 부, 1996년 두 번째 시집인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은 80만 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 시인으로 자리잡았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과 《지구별 여행자》 등 산문집도 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30대와 40대를 인도와 네팔 등에서 보낸 그는 쉬우면서도 영혼을 울리는 시어(詩語)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신작 시집에서도 이런 특징을 살렸다.
‘손을 내밀어 보라/다친 새를 초대하듯이/가만히/날개를 접고 있는/자신에게/상처에게’로 시작하는 ‘초대’ 같은 시가 그렇다. 그는 ‘파란색 가난’이란 시에선 ‘가난하다고 해도/너는 아주 가난하지는 않다/가령 아무 가진 것 없이/파란색 하나만 소유하고 있다 해도/그 파란색에는/천 개의 파랑이 들어 있다’고 했다. 섬세한 언어와 서정성이 돋보인다.
좋은 시에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힘이 있다. 류시화의 시가 그렇다. 그래서 이홍섭 시인은 해설에서 “그의 시가 많은 독자의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신작 시집에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삶을 긍정하는 내용도 담겼다.
표제작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에서 그는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너는 꽃이다//모든 꽃나무는/홀로 봄앓이하는 겨울/봉오리를 열어/자신의 봄이 되려고 하는//너의 전 생애는/안으로 꽃 피려는 노력과/바깥으로 꽃 피려는 노력/두 가지일 것이니’라고 했다. 여기서 꽃봉오리는 완성된 자아가 되려고 봄앓이하는 우리 모두를 뜻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알을 깨고 나오려는 새와 비슷한 존재다. 시인은 따뜻한 봄이 머지않았으니 이 시련을 이겨내라고 말한다.
류시화는 1980년대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가 40만 부, 1996년 두 번째 시집인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은 80만 부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 시인으로 자리잡았다.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과 《지구별 여행자》 등 산문집도 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