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항미(抗美)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사진)이 순환회장으로 승진했다.

3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 1일자로 멍 부회장을 순환회장 중 한 명으로 선임했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를 창업한 런정페이 최고경영자(CEO)의 딸로 2010년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발부한 체포영장에 따라 2018년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돼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다가 미·중 정상회담 직전인 작년 9월 풀려났다.

순환회장은 화웨이가 2012년 도입한 특유의 인사 제도다. 세 명의 부회장이 6개월씩 돌아가면서 런 CEO와 공동으로 회사를 경영한다. 은둔형 경영자인 런 CEO 대신 외부 활동은 순환회장이 도맡아 하고 있다. 멍완저우는 2018년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나 순환회장은 아니었다. 기존 순환회장 겸 부회장은 쉬즈쥔(마케팅 전문), 후허우쿤(인사), 궈핑(상품개발) 등 세 명이었다. 기존 순번상으로는 멍 부회장이 쉬 부회장 다음인 내년 4월 순환회장에 오르게 된다.

중국 매체들은 멍 부회장이 순환회장을 두세 차례 경험한 뒤 아버지의 뒤를 이어 화웨이의 CEO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미·중 기술패권 전쟁 속에서 3년 만에 귀환한 멍 부회장은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띄우기’ 속에 ‘국민 영웅’급의 대접을 받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