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는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191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격동의 세월을 살아온 재일조선인 가족을 통해 파란만장한 우리 민족사를 조명한다.
드라마는 일제강점기 쌀 수탈, 강제노역, 위안부, 관동대지진 학살 등 탄압받는 조선인들의 모습과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인들의 멸시와 차별을 견디며 살아간 자이니치(재일조선인)들의 삶을 4대에 걸친 가족사로 풀어냈다.
'파친코'는 지난 25일 공개 직후 대표적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100%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98%라는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외 언론 및 평단에서도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시리즈라는 호평받고 있다. 롤링스톤은 "'파친코'는 예술적이고 우아한 방식으로 주제를 다룬다. 원작의 촘촘함과 영상물 특유의 장점이 완벽하게 결합한 가족 대서사시", 할리우드 리포터는 "강렬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 어워즈 와치는 "전 세계 이민자들에게 보내는 헌사. 윤여정은 이민자들의 회복력에 대한 방대한 서사를 숨 막히는 연기력으로 그린다", 더 플레이리스트는 "2022년 최고의 작품 중 하나"라고 칭찬했다. 하지만 야후재팬에 게재된 파친코 관련 기사에서 일본 네티즌들은 비난을 쏟아냈다. "파친코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미니어처 버전이라 생각한다. 전쟁 후 치안이 회복되지 않은 혼란한 시기 자이니치들이 토지를 불법 점유해 파친코를 세운 것이 시발점", "한국 측, 즉 재일 시점에서 미화된 작품"이라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 한국을 식민지로 하지 않았고, 자이니치가 일부러 일본에 오지 않아도 좋았을 것이다", "애플도 문제다. 공평하게 역사 인식을 하고 있지 않은 곳. 이 작품을 본 사람은 치우친 인식이 생길 것", "반도의 열악한 교육이 낳은 결과다. 생활을 풍요롭게 해 준 일본이란 나라에 어떻게 이렇게까지 침을 뱉을 수 있나", "보고 싶은 것은 이민호 팬뿐일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애플재팬은 이 같은 분위기를 예상한 듯 '파친코' 예고편을 일본 내 공개하지 않는 등 홍보를 자제해 왔다. 이민호 일본 팬덤만이 신주쿠에 광고를 걸었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어이없는 비난을 내뱉고 있는 중"이라며 "글로벌 OTT를 통해 일본의 가해 역사가 전 세계에 제대로 알려질까 봐 두려워하는 발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전 세계적 인기를 통해 국경의 벽을 허무는 OTT의 힘을 우리는 경험했고 일본 네티즌들 역시 이를 잘 알기에 더 두려워하는 모양새"라며 "'파친코'의 세계적인 열풍이 일본의 가해 역사를 전 세계인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데 일조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