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發 배터리값 급등…속타는 전기車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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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상승에 수익성 악화
러 수출 막히자 니켈 등 원재료값
1년새 5배 껑충…비용부담 커져
車업계 '전기차 전환' 걸림돌 우려
러 수출 막히자 니켈 등 원재료값
1년새 5배 껑충…비용부담 커져
車업계 '전기차 전환' 걸림돌 우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자동차 전환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공급난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이 치솟으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배터리용 핵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기차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었던 것은 배터리 비용이 더 저렴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배터리 핵심 소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 같은 기대가 깨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가격은 지난 10여 년 새 급격히 떨어졌다. ㎾h당 1000달러(약 121만원, 최초 모델 기준)이던 배터리 가격은 지난해 약 130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2월 이후 배터리값 하락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니켈 리튬 코발트 등 핵심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다.
대표적으로 니켈은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달 평균 t당 3만7790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1만6460달러)보다 130% 올랐다. 2월 평균 2만4178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56% 상승했다. 이는 전쟁 이후 러시아산 니켈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세계 니켈 공급량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1%가량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1등급 니켈은 러시아 광산업체 노릴스크 니켈의 점유율이 20% 안팎으로 세계 1위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파라시스에너지에 따르면 60㎾h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니켈 리튬 코발트 등 금속의 총합 가격은 1년 전 1395달러에서 3월 초 7400달러 이상으로 폭등했다. 60㎾h 배터리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에 들어가는 크기다. 위르겐 리터스베르거 아우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배터리 비용을 낮추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예전만큼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확실해지면 배터리 자동차에 대한 완성차 제조사들의 열기가 시들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FT는 “배터리 재료비가 전체 전기차 가격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 전기차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며 “배터리기업과 완성차업체 간에 원재료 비용 상승의 부담을 놓고 치열한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비테스코는 원가 상승의 약 80%를 제조사에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 비용이 전기차 출시 일정과 양산 등에 악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라는 반론도 나온다. 기존 엔진 구동 모델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강철 구리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그룹 CFO는 “내연기관 자동차용 촉매 컨버터에 들어가는 로듐 팔라듐 등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두 원가가 상승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가격이 오르는 것도 배터리 비용 상승 압박을 상쇄할 수 있다. 최근 급등세를 보인 기름값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증권사 번스타인에 따르면 전기차는 올해 1~2월에만 110만 대 이상이 팔렸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90% 급증한 규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배터리용 핵심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기차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완성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전환에 사활을 걸었던 것은 배터리 비용이 더 저렴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배터리 핵심 소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이 같은 기대가 깨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터리 가격은 지난 10여 년 새 급격히 떨어졌다. ㎾h당 1000달러(약 121만원, 최초 모델 기준)이던 배터리 가격은 지난해 약 130달러로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2월 이후 배터리값 하락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니켈 리튬 코발트 등 핵심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다.
대표적으로 니켈은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달 평균 t당 3만7790달러에 거래됐다. 1년 전(1만6460달러)보다 130% 올랐다. 2월 평균 2만4178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56% 상승했다. 이는 전쟁 이후 러시아산 니켈 수출이 줄어든 탓이다. 세계 니켈 공급량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1%가량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1등급 니켈은 러시아 광산업체 노릴스크 니켈의 점유율이 20% 안팎으로 세계 1위다.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 파라시스에너지에 따르면 60㎾h 배터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니켈 리튬 코발트 등 금속의 총합 가격은 1년 전 1395달러에서 3월 초 7400달러 이상으로 폭등했다. 60㎾h 배터리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한 대에 들어가는 크기다. 위르겐 리터스베르거 아우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원자재 가격이 배터리 비용을 낮추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예전만큼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확실해지면 배터리 자동차에 대한 완성차 제조사들의 열기가 시들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FT는 “배터리 재료비가 전체 전기차 가격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이어서 장기적으로 전기차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며 “배터리기업과 완성차업체 간에 원재료 비용 상승의 부담을 놓고 치열한 협상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비테스코는 원가 상승의 약 80%를 제조사에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 비용이 전기차 출시 일정과 양산 등에 악영향을 끼칠지는 미지수라는 반론도 나온다. 기존 엔진 구동 모델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강철 구리 등 다른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했기 때문이다. 아르노 안틀리츠 폭스바겐그룹 CFO는 “내연기관 자동차용 촉매 컨버터에 들어가는 로듐 팔라듐 등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모두 원가가 상승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늘어나면서 전기차 가격이 오르는 것도 배터리 비용 상승 압박을 상쇄할 수 있다. 최근 급등세를 보인 기름값 부담을 피하기 위해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증권사 번스타인에 따르면 전기차는 올해 1~2월에만 110만 대 이상이 팔렸는데, 이는 작년 동기 대비 90% 급증한 규모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