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시장은 현재 1, 2위 업체를 제외하고는 생존이 쉽지 않습니다. 경쟁사인 CU와 GS25는 각각 1만5000여 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1만3700여 개 점포를 갖게 됩니다. 1, 2위 경쟁을 해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로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주총회에서 이동우 부회장은 미니스톱 인수 효과를 묻는 주주에게 이렇게 답했다. GS25, CU와 함께 ‘편의점 3강’으로 불렸던 옛 경쟁 구도를 되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1989년 송파구 방이동에 문을 연 세븐일레븐 올림픽점은 ‘국내 편의점의 효시’로도 통한다.

선도자에서 추격자로 처지가 바뀐 세븐일레븐은 우선 미니스톱 인수를 통해 먹거리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에 착수했다. 미니스톱 특유의 넓은 매장과 즉석식품을 세븐일레븐의 먹거리 특화 매장 ‘푸드드림’과 결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롯데쇼핑 등 그룹 계열사와 물류 인프라 및 상품개발 협업도 추진한다. 미니스톱의 넓은 매장은 주문 30분 이내에 배송하는 퀵커머스의 기반으로 활용하기에도 좋다는 게 세븐일레븐 측 판단이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배달앱 요기요와 메쉬코리아, 팀프레시, 카카오모빌리티 등 퀵커머스 관련 기업에 잇단 투자를 단행했다.

전국에 1만5000개가 깔린 GS25 점포를 최전방 물류기지로 변신시킨다는 전략이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상반기에 배달앱 기반의 주문 30분 내 신선식품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내 전국 단위로 확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점포 수 기준 1위 CU는 오프라인 점포 중심 전략을 이어간다. 모바일앱인 ‘포켓CU’도 오프라인 점포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리뉴얼한다.

포켓몬 빵 등 인기 제품의 재고를 점포별로 파악할 수 있고, 예약 구매를 가능하게 해 점포로 소비자를 더 많이 끌어모으겠다는 게 CU의 전략이다. 배달 등 온라인 기반 서비스는 외부와의 협력을 강화한다.

CU는 최근 편의점 중 처음으로 배민스토어에 입점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뒤흔들어 놓은 유통시장의 지형 변화 속에서 각 편의점이 미래 생존전략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기업의 흥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