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사상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가 급속하게 회복되면서 해운·항공, 화학, 철강금속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실적 개선세가 가팔랐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이익 증가율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공 행진하는 원자재 가격, 인건비 등이 기업 이익을 짓누를 수 있어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595개사(금융업 등 제외)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총 2299조1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82% 늘었다. 영업이익은 총 183조9668억원으로 전년 대비 73.59% 증가했다. 순이익은 총 156조5693억원으로 160.56%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장사 실적 사상최대…올해는 이익 증가율 꺾일 듯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출 비중 12.16%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20.06%, 89.09%, 246.36%에 달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위기가 회복되는 초입 국면에서는 글로벌 소비가 크게 늘기 때문에 수출 기업이 대부분인 한국 기업이 큰 수혜를 봤다”고 설명했다.

17개 모든 업종 매출이 증가세를 나타냈다. SD바이오센서 등 진단키트 업체가 포진해 있는 의료정밀업종의 매출 증가율(45.68%)이 가장 컸다. HMM, 대한항공 등 해운·항공 업체가 속해 있는 운수창고업의 매출 증가율도 33.2%에 달했다. 이외에 철강금속(32.58%), 화학(30.17%), 전기전자(22.21%) 등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영업이익 증가율 상위 업종에도 자동차, 화학, 철강 등이 포진했다. 운수창고업의 영업이익 증가율(569.57%)이 가장 가팔랐고 화학(351.25%), 철강금속(268.63%), 섬유의복(118.94%), 서비스업(81.6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전기료를 올리지 못한 영향으로 전기가스업은 적자전환했고, 건설업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34% 감소했다.

올해부터 감익 구간 진입

코스닥시장 상장사도 견조한 실적을 올렸다. 코스닥시장 상장사 1048개사의 지난해 매출은 총 218조5274억원으로 전년 대비 18.2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총 16조6464억원으로 39.66% 늘었다. 순이익은 총 13조3979억원으로 170.96% 급증했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지표도 함께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영업이익률과 매출 순이익률은 7.62%, 6.13%로 전년 대비 각각 1.17%포인트, 3.45%포인트 상승했다.

올해부터는 상장사 실적 증가세가 본격적으로 꺾이는 구간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실적 추정 기관이 3곳 이상인 183개 기업의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전년 대비 16.07%, 1.59% 늘었다. 순이익은 30.9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9.08%, 131.73%, 361.04% 늘었던 작년 1분기보다 감소세가 뚜렷하다.

▶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2021년 실적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22040421237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