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당근마켓…지원자가 많은 스타트업 채용은 다르다
토스·당근마켓…지원자가 많은 스타트업 채용은 다르다
지원자가 몰리는 스타트업은 채용단계부터 다르다. 공급자인 회사 중심이 아닌 지원자 중심으로 채용 홈피가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지역 기반 커뮤니티 기업 당근마켓의 채용 홈피는 조금 복잡하지만, 상세하다. 채용홈피는 회사소개, 팀문화, 채용공고, 질문 등으로 구성돼 있다. 채용공고에 들어가면 무려 45개 직군에 대한 채용공고와 함께 입사후 함께 일할 팀에 대한 소개, 입사후 맡게 될 업무, 우대사항 등이 공지돼 있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은 막연하게 표시하고 있는 각 채용 단계별 전형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있다. 가령, 직무면접은 업무연관성이 높은 팀원들과 1시간~1시간30분간 이야기를 하게 된다든지, 컬쳐핏 면접은 당근마켓과 지원자가 서로 추구하는 가치관과 생각을 교환하는 시간이라고 명시돼 있다.

스타트업들의 채용이 진화하고 있다. MZ세대들의 취향에 맞게 채용공고 단계부터 상세한 배려를 하지 않으면 좋은 인재를 뽑을 수 없기 때문이다. 채용공고문을 통해 상세한 채용전형을 소개하는 것은 기본이다. 지원자에게 '지원 직군'을 맞춤형으로 찾아주는 기업도 있다. 스타트업들의 채용 생존방식이다. 이에 비해 국내 대기업들은 여전히 과거의 채용방식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다. 롯데인재개발원장을 지낸 전영민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는 "국내 대기업들이 과거 공급자 마인드 채용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앞으로는 지원자를 모시러 가야 할 정도 인재채용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성, 맞춤형이다. 이는 입사 첫 단계인 자기소개서부터 대기업과 다르다. 국내 대기업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뽑기 위한 자소서 질문 5~6개 항목을 지원자가 작성해야 하지만 스타트업은 이런 자소서 문항이 없다. 당근마켓은 채용공고문에 '자유양식의 지원서를 받고 있어요. 본인의 강점이 잘 드러나는 정보를 자유롭게 표현해 주세요'란 문구가 전부다. 다만, 필요에 따라 포트폴리오나 깃섭(Github)링크를 첨부하면 된다.
채용전형도 다양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인·적성검사와 두차례(실무,임원)면접이 주된 채용전형이지만, 스타트업은 필기시험이 없다. 다만, 각 직군별로 필요에 따라 업무 수행을 위한 테스트를 실시할 뿐이다. 면접방식도 다양하다. 금융 스타트업 토스의 경우 서류접수후 48시간이내 합격 여부를 통지해 주고 전화인터뷰, 화상 인터뷰, 컬쳐 인터뷰 등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채용 홈피는 구직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보통 일반 대기업의 질의응답은 일반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이 주를 이루는 것에 비해 토스에는 '지금 가장 핫한 질문'이란 코너를 뒀다. 구직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을 빅데이터를 통해 수시로 바꾸는 것이다. 또한 지원단계, 전형단계에 대해 지원자가 궁금해 할 사항을 상세히 답변해 주고 있다. 나아가 지원자에게 '지원 직군'을 맞춤형으로 찾아주기도 한다. 299개 직군이 있어 구직자의 혼란을 덜어주기 위해 '어떤 포지션을 지원해야 할지 모르겠다'란 문구를 누르면 바로 현재 회사업무, 과거 업무 이력 등의 설문이 뜨고, 그 가운데 클릭을 하면 수초만에 추천 직군이 화면에 뜨는 식이다.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채용을 도입하는 이유는 대기업과 다른 인재유형때문이다. 대기업은 입사후 부서에 배치돼 주어진 업무를 주로 수행하게 되지만, 스타트업은 당장 오늘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와의 핏(fit)이 중요해서다. 스타트업이 컬쳐면접을 두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상세한 채용홈피에도 불구하고 채용이 어렵자, 스타트업은 직원 추천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추천한 직원에게는 헤드헌팅사에 지급하는 수준의 스카우트 채용 수당을 지급하기도 한다. 이뿐아니라 개발자 구인난으로 아예 '전문 리크루터 직무'를 두기도 한다.
서강대는 5일 스타트업 채용담당자를 초청해 '스타트업 취업전략'특강을 개최한다. 이 특강에선 △나는 스타트업에 적합한 사람일까△알짜 스타트업 알아보기△스타트업 vs 대기업 채용 △스타트업 면접△스타트업이 찾는 인재상 등의 내용으로 강의가 진행된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