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덕분에 기술주 랠리, "랠리 끝났다“는 모건스탠리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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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달간 엄청난 반등 랠리를 펼친 뉴욕 증시는 지난주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S&P500 지수는 기술적 저항선인 4600선까지 치솟은 뒤 주춤하고 있습니다.
향후 방향을 놓고 월가는 둘로 갈렸습니다. JP모간, UBS, 에버코어ISI, 야데니리서치 등은 향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고용 소비 등 경기는 좋으며 인플레이션에도 월가의 기업 이익 전망치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반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파이퍼샌들러, 스테레타가스 등은 경기와 소비 둔화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부정적 전망을 제시합니다.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미 중앙은행(Fed)이 공격적 긴축에 나서고 있고,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겁니다. 4일(현지시간)에도 그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베어마켓 랠리가 끝났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최근 랠리가 펀더멘털이 아닌 기술적 요인과 포지셔닝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채권 수익률이 50년 내 최악의 분기를 기록하자 투자자들이 채권을 버리고 대신 주식을 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가가 오르자 주식 비중이 작았던 기관들이 숏커버링(공매도했던 물량을 비싸게 되사서 갚는 것)에 내몰렸다는 것이죠. 윌슨은 "이제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중심을 차지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식보다 채권에 대해 더 건설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둔화의 근거로 ① 지난해 재정부양책으로 인해 치솟았던 수요의 정상 복귀 ②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파괴 ③ 전쟁으로 인한 식량·에너지 가격 급등 ④ 수요를 따라잡은 재고 축적 등을 들었습니다. 특히 그는 앞의 세 가지 요인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지만, 네 번째는 그렇지 않다고 봤습니다. 그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재고 회복),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기 어렵고 많은 영역에서 할인이 시작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재고 지수는 53.6에서 55.5로 상승했습니다. 재고가 늘어난 것이죠. 윌슨은 "이런 덜 관대한 거시경제적 배경은 기업 이익을 잠식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무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이번 주가 지나면 우리 모델에서 공매도는 완전하게 커버될 수 있다. 우리는 숏커버 랠리의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대규모로 공매도 됐던 주식들의 거래량 급증 단계는 이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세론자'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헤드의 생각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는 이날 "많은 사람이 최근의 주식 탄력성에 놀라지만,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은 현재 시장에서 유행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다. Fed 긴축에 따른 가격 조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일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관련 헤드라인은 곧 기계적으로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위기와 긴축 정책이 걸림돌(overhangs)이기는 하지만, Fed의 긴축 시작이 주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위험 자산에는 △ 전쟁 충격 이전의 강력한 활동 모멘텀 △고용 시장의 강력한 지지 △선진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역풍 종식 △중국의 정책 기조 완화 등 여러 가지 지원들이 있다"라면서 "초기 변동성 이후 주식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경향이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증시가 다시 사상 최고치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JP모간과 모건스탠리는 추천 업종도 엇갈립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경제가 경기 사이클 후기로 접어들었으며, 이럴 때는 선진국의 경기방어주 등 품질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라고 조언합니다. 채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다는 것은 경기 사이클이 후기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합니다. 윌슨 CIO는 "경기 순환주와 성장주보다 방어주를 권한다. 방어적 편향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JP모건은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진행되는 동안 거품 섹터의 조정이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혁신, 기술, 생명공학, 신흥시장을 포함하는 고베타(고성장 고위험 자산)에 큰 기회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날은 JP모건의 압승이었습니다.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다우는 0.3%, S&P500 0.81%, 나스닥 1.9% 올랐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3~4% 올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JP모건을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연례 주주 서한에서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경제 위험이 커졌다"라고 경고했지만, 그것도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나고 나서 보니 정부 지출과 Fed의 양적 완화라는 처방은 너무 과도했고 너무 오래 지속했다.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가 더 크게 오를 것으로 믿는다"라면서 "긴축 과정은 많은 경악과 매우 불안정한 시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채권 금리는 미 국채 10년물이 2.6bp가량 오르며 다시 2.4%대로 올라섰고 2년물과의 수익률 역전 현상은 지속했지만 증시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2월 공장재 수주 실적은 0.5% 감소(예상 0.6% 감소)해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고, 2월 내구재 주문은 2.1% 감소(속보치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어 2020년 4월 팬데믹 초기 이래 가장 나빴습니다. 다만 S&P500 지수는 이날도 4600은 넘지 못하고 4582.64로 마감됐습니다. 올해 들어 증시가 조정받는 동안 유틸리티 부동산 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는 선전해왔습니다. S&P500 유틸리티 업종 지수는 지난 1일까지 1년간 17.96%, 올해 들어 5.48%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랠리 동안에는 애플이 11일 연속 상승하는 등 성장주가 반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애플이 2.37%, 아마존 2.91% 폭등하는 등 빅테크 주가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또 세일스포스 3.11% ,서비스나우 4.72% 등 소프트웨어 주식과 질로우 8.97%, 로쿠 7.19%, 블록 8.63% 등도 폭등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이는 부분적으로 따라잡기(나스닥100지수는 S&P500 지수보다 고점에서 두 배 떨어져 있음)이며, 부분적으로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9.2% 취득했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위터는 이날 27.13% 폭등했고, 테슬라도 5.61% 급등했습니다. 트위터는 2013년 상장 첫날 72% 오른 뒤 두 번째 높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에 상장한 기업들이 회계 장부를 공개할 수 있게 규정을 바꾼다는 소식에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기술주도 크게 올라 기술주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JP모간과 모건스탠리의 뷰가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어떤 시각일까요? 골드만은 작년 말까지 5100이던 올해 말 S&P500 지수 목표치를 최근 두 번 하향 조정해 4700까지 내리면서 시황 전망은 약간 부정적으로 바꿨습니다. 데이비스 코스틴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투자자들이 지난주 수익률 곡선의 역전 이후 주식에 대한 힘든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S&P500 지수는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 역전 이후 24개월 동안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라면서도 "S&P500 지수가 약세장에 들어갔을 때인 1970년대 초반의 경험은 하방 위험 사례를 제기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수준이 극도로 높아진 것을 고려할 때 최근 수익률 곡선 역전 사례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데 주목한다. 지금과 비슷하게 물가가 높았던 1970년대는 2년/10년물 곡선이 1973년 역전된 뒤 S&P500 지수는 3개월, 6개월, 12개월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궁극적으로 하락장에 진입해 48%(실질 57%) 떨어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코스틴 전략가는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과 성장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자들은 이익의 질에 집중해야 한다"며 매치그룹, 마스터카드, 마이크론, 알파벳, 페이컴 소프트웨어 등을 추천했습니다. 상당수 기술주가 포함된 것입니다. 결국, JP모간과 모건스탠리의 승부는 다음주 시작되는 1분기 어닝시즌에 어느 정도 갈릴 것입니다. 만약 기업 실적과 향후 가이던스가 좋게 나온다면 마이크 윌슨의 주장은 힘을 잃을 것입니다. 그 반대라면 마르코 콜라노비치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겠지요.
월가 관계자는 "월가는 1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 주식이 오르는 것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CNBC는 "월가는 1분기 S&P500 기업 이익이 약 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추정치는 연초 이후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지난 1분기 석 달 동안 0.7% 감소(52.21달러→>51.83달러) 했습니다. 이는 지난 5년간 감소 폭 2.5%나 10년간 감소 폭 3.4%보다 적습니다. 이는 어닝시즌이 본격화하기 이전에 항상 실적을 먼저 내놓는 13개 기업(페덱스, 오토존, 코스트코, 오라클 등)에서도 확인됩니다.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이들 기업은 71%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았고, 추정치보다 평균 11% 이익이 많았습니다. 지난 4분기 어닝시즌 69%, 14%보다는 약간 나쁘지만 괜찮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EPS 추정치는 낮췄지만, 올해 2~4분기 추정치는 오히려 높였습니다. 2분기 EPS 추정치는 1.6% 늘었고, 3분기는 2.4%, 4분기는 3.9% 늘었습니다. 1분기 오미크론 변이 확산, 전쟁 등으로 벌지 못한 돈을 보충할 것이란 전망이지요. 특히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S&P500 기업에 대한 투자등급은 57.3%가 '매수'이고 중립은 37.1%, 매도는 5.6%에 그칩니다. 매수 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9월 이래 가장 높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기업 이익을 높이는 경향이 있고, 기업들이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수용하면서 이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설립자는 보고서에서 "S&P500 기업의 마진은 2021년에 13.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는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생산성을 높여 증가하는 비용을 계속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영업이익률과 내년 영업이익률도 13.4%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적당한 인플레이션 수준에서 이익은 물가를 능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연간 2%에서 4% 사이일 때 미국 기업은 1965년 이후로 연간 약 8.8%의 실질 이익 성장을 달성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더 치솟으면 이익 증가율도 줄어듭니다.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먼저 1분기에 이익 전망치가 개선된 기업들은 에너지 업종에 속한 기업이 대다수입니다. 에너지 업종의 EPS 전망치는 32.4%나 늘었습니다. S&P500 업종 11개 중 에너지와 부동산, IT 업종 등 3개 업종만 추정치가 상향됐습니다. 나머지 8개 업종은 오히려 낮춰졌지요. 에너지가 워낙 많이 늘어 전체가 좋아진 것이지, 모든 업종이 개선되는 게 아닙니다. 월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과 유가, 러시아 제재, 중국 침체 등이 기업들에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번 어닝시즌에는 업종, 기업별로 이익 폭이 상당히 분산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연초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추정치를 많이 바꾸지 않았다는 것도 걱정거리입니다. 전쟁, 유가 폭등, 추가적인 공급망 혼란 등이 발생했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정보가 없었던 탓이 아니냐는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워낙 큰 불확실성 탓에 가이던스를 바꿔 내놓지 않았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 EPS 기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업들이 내놓은 향후 가이던스에서 부정적 전망이 제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콜라노비치는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작년 4분기보다 낮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어닝시즌의 장애물은 다소 낮아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향후 방향을 놓고 월가는 둘로 갈렸습니다. JP모간, UBS, 에버코어ISI, 야데니리서치 등은 향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고용 소비 등 경기는 좋으며 인플레이션에도 월가의 기업 이익 전망치는 낮아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반면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파이퍼샌들러, 스테레타가스 등은 경기와 소비 둔화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부정적 전망을 제시합니다.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미 중앙은행(Fed)이 공격적 긴축에 나서고 있고, 이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겁니다. 4일(현지시간)에도 그런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베어마켓 랠리가 끝났다"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최근 랠리가 펀더멘털이 아닌 기술적 요인과 포지셔닝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채권 수익률이 50년 내 최악의 분기를 기록하자 투자자들이 채권을 버리고 대신 주식을 샀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가가 오르자 주식 비중이 작았던 기관들이 숏커버링(공매도했던 물량을 비싸게 되사서 갚는 것)에 내몰렸다는 것이죠. 윌슨은 "이제 경제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가 중심을 차지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주식보다 채권에 대해 더 건설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둔화의 근거로 ① 지난해 재정부양책으로 인해 치솟았던 수요의 정상 복귀 ②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파괴 ③ 전쟁으로 인한 식량·에너지 가격 급등 ④ 수요를 따라잡은 재고 축적 등을 들었습니다. 특히 그는 앞의 세 가지 요인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됐지만, 네 번째는 그렇지 않다고 봤습니다. 그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재고 회복), 기업들은 가격을 올리기 어렵고 많은 영역에서 할인이 시작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에서 재고 지수는 53.6에서 55.5로 상승했습니다. 재고가 늘어난 것이죠. 윌슨은 "이런 덜 관대한 거시경제적 배경은 기업 이익을 잠식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무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았습니다. 마이클 하넷 전략가는 "이번 주가 지나면 우리 모델에서 공매도는 완전하게 커버될 수 있다. 우리는 숏커버 랠리의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대규모로 공매도 됐던 주식들의 거래량 급증 단계는 이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세론자'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헤드의 생각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는 이날 "많은 사람이 최근의 주식 탄력성에 놀라지만,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은 현재 시장에서 유행하는 것처럼 그렇게 나쁘지 않다. Fed 긴축에 따른 가격 조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일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관련 헤드라인은 곧 기계적으로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위기와 긴축 정책이 걸림돌(overhangs)이기는 하지만, Fed의 긴축 시작이 주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 위험 자산에는 △ 전쟁 충격 이전의 강력한 활동 모멘텀 △고용 시장의 강력한 지지 △선진국의 코로나바이러스 역풍 종식 △중국의 정책 기조 완화 등 여러 가지 지원들이 있다"라면서 "초기 변동성 이후 주식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경향이 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증시가 다시 사상 최고치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JP모간과 모건스탠리는 추천 업종도 엇갈립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경제가 경기 사이클 후기로 접어들었으며, 이럴 때는 선진국의 경기방어주 등 품질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라고 조언합니다. 채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다는 것은 경기 사이클이 후기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주장합니다. 윌슨 CIO는 "경기 순환주와 성장주보다 방어주를 권한다. 방어적 편향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JP모건은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진행되는 동안 거품 섹터의 조정이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혁신, 기술, 생명공학, 신흥시장을 포함하는 고베타(고성장 고위험 자산)에 큰 기회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날은 JP모건의 압승이었습니다. 소폭 상승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시간이 갈수록 오름폭을 키웠습니다. 그리고 다우는 0.3%, S&P500 0.81%, 나스닥 1.9% 올랐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3~4% 올랐지만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JP모건을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연례 주주 서한에서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경제 위험이 커졌다"라고 경고했지만, 그것도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다이먼 회장은 "지나고 나서 보니 정부 지출과 Fed의 양적 완화라는 처방은 너무 과도했고 너무 오래 지속했다.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금리가 더 크게 오를 것으로 믿는다"라면서 "긴축 과정은 많은 경악과 매우 불안정한 시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채권 금리는 미 국채 10년물이 2.6bp가량 오르며 다시 2.4%대로 올라섰고 2년물과의 수익률 역전 현상은 지속했지만 증시에 별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2월 공장재 수주 실적은 0.5% 감소(예상 0.6% 감소)해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고, 2월 내구재 주문은 2.1% 감소(속보치 2.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어 2020년 4월 팬데믹 초기 이래 가장 나빴습니다. 다만 S&P500 지수는 이날도 4600은 넘지 못하고 4582.64로 마감됐습니다. 올해 들어 증시가 조정받는 동안 유틸리티 부동산 필수소비재 등 경기방어주는 선전해왔습니다. S&P500 유틸리티 업종 지수는 지난 1일까지 1년간 17.96%, 올해 들어 5.48%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랠리 동안에는 애플이 11일 연속 상승하는 등 성장주가 반등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애플이 2.37%, 아마존 2.91% 폭등하는 등 빅테크 주가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또 세일스포스 3.11% ,서비스나우 4.72% 등 소프트웨어 주식과 질로우 8.97%, 로쿠 7.19%, 블록 8.63% 등도 폭등했습니다. CNBC의 마이크 산톨리 주식평론가는 "이는 부분적으로 따라잡기(나스닥100지수는 S&P500 지수보다 고점에서 두 배 떨어져 있음)이며, 부분적으로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 9.2% 취득했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트위터는 이날 27.13% 폭등했고, 테슬라도 5.61% 급등했습니다. 트위터는 2013년 상장 첫날 72% 오른 뒤 두 번째 높은 하루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미국에 상장한 기업들이 회계 장부를 공개할 수 있게 규정을 바꾼다는 소식에 바이두 텐센트 등 중국 기술주도 크게 올라 기술주 상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JP모간과 모건스탠리의 뷰가 첨예하게 엇갈린 가운데, 골드만삭스는 어떤 시각일까요? 골드만은 작년 말까지 5100이던 올해 말 S&P500 지수 목표치를 최근 두 번 하향 조정해 4700까지 내리면서 시황 전망은 약간 부정적으로 바꿨습니다. 데이비스 코스틴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투자자들이 지난주 수익률 곡선의 역전 이후 주식에 대한 힘든 시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S&P500 지수는 일반적으로 수익률 곡선 역전 이후 24개월 동안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라면서도 "S&P500 지수가 약세장에 들어갔을 때인 1970년대 초반의 경험은 하방 위험 사례를 제기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수준이 극도로 높아진 것을 고려할 때 최근 수익률 곡선 역전 사례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데 주목한다. 지금과 비슷하게 물가가 높았던 1970년대는 2년/10년물 곡선이 1973년 역전된 뒤 S&P500 지수는 3개월, 6개월, 12개월 수익률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궁극적으로 하락장에 진입해 48%(실질 57%) 떨어졌다"라고 밝혔습니다. 코스틴 전략가는 "높은 인플레이션 속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과 성장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자들은 이익의 질에 집중해야 한다"며 매치그룹, 마스터카드, 마이크론, 알파벳, 페이컴 소프트웨어 등을 추천했습니다. 상당수 기술주가 포함된 것입니다. 결국, JP모간과 모건스탠리의 승부는 다음주 시작되는 1분기 어닝시즌에 어느 정도 갈릴 것입니다. 만약 기업 실적과 향후 가이던스가 좋게 나온다면 마이크 윌슨의 주장은 힘을 잃을 것입니다. 그 반대라면 마르코 콜라노비치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겠지요.
월가 관계자는 "월가는 1분기 실적이 전년대비 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이 주식이 오르는 것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CNBC는 "월가는 1분기 S&P500 기업 이익이 약 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추정치는 연초 이후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지난 1분기 석 달 동안 0.7% 감소(52.21달러→>51.83달러) 했습니다. 이는 지난 5년간 감소 폭 2.5%나 10년간 감소 폭 3.4%보다 적습니다. 이는 어닝시즌이 본격화하기 이전에 항상 실적을 먼저 내놓는 13개 기업(페덱스, 오토존, 코스트코, 오라클 등)에서도 확인됩니다.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이들 기업은 71%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놓았고, 추정치보다 평균 11% 이익이 많았습니다. 지난 4분기 어닝시즌 69%, 14%보다는 약간 나쁘지만 괜찮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EPS 추정치는 낮췄지만, 올해 2~4분기 추정치는 오히려 높였습니다. 2분기 EPS 추정치는 1.6% 늘었고, 3분기는 2.4%, 4분기는 3.9% 늘었습니다. 1분기 오미크론 변이 확산, 전쟁 등으로 벌지 못한 돈을 보충할 것이란 전망이지요. 특히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S&P500 기업에 대한 투자등급은 57.3%가 '매수'이고 중립은 37.1%, 매도는 5.6%에 그칩니다. 매수 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9월 이래 가장 높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기업 이익을 높이는 경향이 있고, 기업들이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들이 수용하면서 이익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설립자는 보고서에서 "S&P500 기업의 마진은 2021년에 13.4%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는 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고 생산성을 높여 증가하는 비용을 계속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영업이익률과 내년 영업이익률도 13.4%로 예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적당한 인플레이션 수준에서 이익은 물가를 능가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연간 2%에서 4% 사이일 때 미국 기업은 1965년 이후로 연간 약 8.8%의 실질 이익 성장을 달성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물가가 더 치솟으면 이익 증가율도 줄어듭니다. 몇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먼저 1분기에 이익 전망치가 개선된 기업들은 에너지 업종에 속한 기업이 대다수입니다. 에너지 업종의 EPS 전망치는 32.4%나 늘었습니다. S&P500 업종 11개 중 에너지와 부동산, IT 업종 등 3개 업종만 추정치가 상향됐습니다. 나머지 8개 업종은 오히려 낮춰졌지요. 에너지가 워낙 많이 늘어 전체가 좋아진 것이지, 모든 업종이 개선되는 게 아닙니다. 월가 관계자는 "인플레이션과 유가, 러시아 제재, 중국 침체 등이 기업들에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이번 어닝시즌에는 업종, 기업별로 이익 폭이 상당히 분산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연초 이후 애널리스트들이 추정치를 많이 바꾸지 않았다는 것도 걱정거리입니다. 전쟁, 유가 폭등, 추가적인 공급망 혼란 등이 발생했지만 불확실성이 크고 정보가 없었던 탓이 아니냐는 것이죠.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워낙 큰 불확실성 탓에 가이던스를 바꿔 내놓지 않았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어닝시즌이 본격화되면 EPS 기대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업들이 내놓은 향후 가이던스에서 부정적 전망이 제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콜라노비치는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작년 4분기보다 낮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어닝시즌의 장애물은 다소 낮아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