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예정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사진=뉴스1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예정된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사진=뉴스1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앞둔 용산 부동산 시장이 달궈지고 있다. 서울 거래절벽 속에서 신고가 거래가 등장하는가 하면 빌라 경매에도 70명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5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대선 이후 용산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9일과 비교해 0.2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매물이 5만131건에서 5만1744건으로 3.21%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용산 외에 매물이 줄어든 곳은 강남·서초구 뿐이다.

용산에서는 신고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용산구 이촌동 '리버뷰'는 지난달 전용 138㎡가 14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평형의 직전 거래는 2020년 5월의 9억5000만원인데, 약 2년 만에 5억3000만원 뛰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남동 '한남하이페리온' 전용 197㎡도 지난달 39억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 9월 35억원에서 6개월 만에 4억원이 뛰었다. 한강로동 '한강로대우아이빌' 전용 28㎡ 역시 직전 거래에 비해 2000만원 상승하며 기존 고가와 동일한 3억5000만원에 팔렸다.

상승거래가 이어지면서 용산의 집값 통계도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의 3월 넷째 주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용산은 강남·서초와 함께 0.01% 상승하며 6주 연속 이어온 하락세를 끊었다. 상승폭은 낮지만, 같은 기간 서울 집값이 0.01%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경매 시장은 집값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매 시장은 집값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용산의 반등은 집값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경매 시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법원 경매에 나온 용산구 청파동 전용 55㎡ 빌라 지하 1층 물건은 감정가 2억5000만원을 크게 뛰어넘는 7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준공 32년 차 노후 빌라이고 선순위임차인의 보증금 8000만원도 있었지만, 70명이 경쟁을 벌였고 낙찰가율도 288%에 달했다. 같은 기간 서울 다세대주택 평균 낙찰가율이 83.97%에 그친 것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당선인이 "추가 규제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으며 시장의 불안이 해소되고, 그간 정체됐던 지역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해당 매물이 위치한 청파2구역은 2008년 뉴타운 추진이 무산됐지만,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1차 후보지로 선정되며 재개발에 다시 도전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으로 용산 일대 부동산 시장이 떠오르자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