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주총 결산…'신사업·온라인' 내건 오프라인 유통 공룡들 [한경 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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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쓱닷컴 자체 배송 경쟁력 강화
GS리테일, 퀵커머스 1등 노린다
롯데, 헬스케어 정조준
GS리테일, 퀵커머스 1등 노린다
롯데, 헬스케어 정조준
지난달 말은 정기주주총회 시즌이었습니다. 주총은 상장사들이 일 년에 한 번 주주들에게 어필하는 자리입니다. 지난 한 해의 성과를 보여주고, 신성장동력을 설명하며 회사의 주식을 계속 보유해달라고 설득하는 자리입니다. 유통업계 상장사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국내 유통 상장사들은 대부분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전통 강자입니다. 롯데와 신세계, 현대백화점과 GS리테일 등 업력이 오래되고 규모가 크지요.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들이 강조한 건 변화였습니다. 이마트와 GS리테일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내놨고, 롯데는 아예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분야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지요. 유통의 패러다임이 대기업 중심이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먼저 지난달 29일 열린 이마트 주주총회에서는 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의 성장 전략이 공유됐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마트는 전국 138개 점포 중 상당수 뒷단에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P.P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식품 배송 위주지요. 이 P.P센터의 크기를 늘려 더 온라인 친화적인 매장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마트는 대형 P.P센터를 지난해 말 7개에서 올해 31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온라인 주문 전용 물류센터도 늘립니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쓱닷컴의 전용 신선식품 물류센터 ‘네오’와 다릅니다. 패션, 뷰티 등 비식품 상품 배송도 담당하는 광역물류센터(RDC)입니다. 쓱닷컴은 당장 하반기에 광역물류센터 두 곳을 열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부산시에 2200억원을 투자해 광역물류센터를 짓기로 했습니다. 식품에 특화돼 있던 쓱닷컴이 덩치를 키우기 위해 상품군을 점점 확장하겠다는 겁니다. 지난해 구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글로벌)을 인수하며 공개한 ‘2025년까지 1조원 규모 투자’ 계획도 진행형입니다.
이런 전략 뒤에는 쿠팡이 있습니다. 쿠팡은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를 깔고 비식품 배송 역량을 먼저 키워왔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전국 곳곳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으며 콜드체인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을 보내주는 로켓프레시 권역을 전국 단위로 완전히 구축하겠다는 의도지요. 때문에 식품에 경쟁력이 있던 쓱닷컴도 쿠팡에 맞서 영역을 넓히게 된 겁니다. GS리테일 주주총회의 핵심은 퀵커머스였습니다. 주문 30분 내 제품을 가져다주는 서비스입니다. 주총을 주도한 허연수 부회장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했습니다. “상반기 중 주문 30분 내 신선식품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내 전국 단위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지요.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퀵커머스 시장의 1등이 되기 위한 제반투자를 해왔습니다. 지난해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하고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팀프레시, 카카오밀리티 등 운송 수단과 인력을 보유한 기업들에 투자했지요. 디지털 전환(DT)이 상당 수준 구현된 GS홈쇼핑을 합병하며 덩치도 커졌습니다. 전국 1만6000여개 편의점과 슈퍼를 물류 기지로 사용하겠다는 전략도 있습니다.
퀵커머스는 지난해 업계에서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요즘 관심도는 예전보다 덜합니다. 비용 때문입니다. 주문 30분 내 배송을 현실화하려면 소비자가 구매할 상품과 이를 바로 배달해줄 인력이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수요예측을 하는 것, 배달 인력을 상주시키는 것 모두 돈이 들지요. 쿠팡과 현대백화점 등이 시범운영에 나섰지만 본격 확장에 나선 사례는 없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연 획기적인 서비스지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다음으로 꼽히던 GS리테일이 퀵커머스로 유통 시장의 판도를 바꿀 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기반이 없던 신사업을 주요 먹거리로 꼽았습니다. 헬스케어입니다. 의장으로 나선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이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하겠다”고 못박았지요. 롯데지주는 지난 1일 700억원의 출자금을 들여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세웠고, 최근 이훈기 롯데지주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롯데 측에 따르면 현재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40조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롯데는 이 규모가 10년 내 4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명실상부 1위는 없다고 합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이라는 겁니다. 올 상반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선보이고, 향후 메디컬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롯데는 최근 호텔롯데를 주축으로 실버타운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서울 마곡 등에 실버타운을 지을 계획입니다. 호텔이 가장 잘 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가의 실버 사업을 할 수 있지요. 식품 사업부문과 협업해 건강기능식품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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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올해 주주총회에서 이들이 강조한 건 변화였습니다. 이마트와 GS리테일은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내놨고, 롯데는 아예 헬스케어라는 새로운 분야에 주력하겠다고 밝혔지요. 유통의 패러다임이 대기업 중심이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먼저 지난달 29일 열린 이마트 주주총회에서는 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의 성장 전략이 공유됐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내용입니다. 이마트는 전국 138개 점포 중 상당수 뒷단에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P.P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로 식품 배송 위주지요. 이 P.P센터의 크기를 늘려 더 온라인 친화적인 매장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이마트는 대형 P.P센터를 지난해 말 7개에서 올해 31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온라인 주문 전용 물류센터도 늘립니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쓱닷컴의 전용 신선식품 물류센터 ‘네오’와 다릅니다. 패션, 뷰티 등 비식품 상품 배송도 담당하는 광역물류센터(RDC)입니다. 쓱닷컴은 당장 하반기에 광역물류센터 두 곳을 열 계획입니다. 최근에는 부산시에 2200억원을 투자해 광역물류센터를 짓기로 했습니다. 식품에 특화돼 있던 쓱닷컴이 덩치를 키우기 위해 상품군을 점점 확장하겠다는 겁니다. 지난해 구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글로벌)을 인수하며 공개한 ‘2025년까지 1조원 규모 투자’ 계획도 진행형입니다.
이런 전략 뒤에는 쿠팡이 있습니다. 쿠팡은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를 깔고 비식품 배송 역량을 먼저 키워왔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전국 곳곳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지으며 콜드체인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을 보내주는 로켓프레시 권역을 전국 단위로 완전히 구축하겠다는 의도지요. 때문에 식품에 경쟁력이 있던 쓱닷컴도 쿠팡에 맞서 영역을 넓히게 된 겁니다. GS리테일 주주총회의 핵심은 퀵커머스였습니다. 주문 30분 내 제품을 가져다주는 서비스입니다. 주총을 주도한 허연수 부회장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했습니다. “상반기 중 주문 30분 내 신선식품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내 전국 단위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지요.
GS리테일은 지난해부터 퀵커머스 시장의 1등이 되기 위한 제반투자를 해왔습니다. 지난해 배달앱 요기요를 인수하고 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팀프레시, 카카오밀리티 등 운송 수단과 인력을 보유한 기업들에 투자했지요. 디지털 전환(DT)이 상당 수준 구현된 GS홈쇼핑을 합병하며 덩치도 커졌습니다. 전국 1만6000여개 편의점과 슈퍼를 물류 기지로 사용하겠다는 전략도 있습니다.
퀵커머스는 지난해 업계에서 반짝 주목을 받았지만 요즘 관심도는 예전보다 덜합니다. 비용 때문입니다. 주문 30분 내 배송을 현실화하려면 소비자가 구매할 상품과 이를 바로 배달해줄 인력이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수요예측을 하는 것, 배달 인력을 상주시키는 것 모두 돈이 들지요. 쿠팡과 현대백화점 등이 시범운영에 나섰지만 본격 확장에 나선 사례는 없습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연 획기적인 서비스지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다음으로 꼽히던 GS리테일이 퀵커머스로 유통 시장의 판도를 바꿀 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롯데지주는 지난달 23일 주주총회에서 기반이 없던 신사업을 주요 먹거리로 꼽았습니다. 헬스케어입니다. 의장으로 나선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이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지주가 직접 투자하고 육성하겠다”고 못박았지요. 롯데지주는 지난 1일 700억원의 출자금을 들여 롯데헬스케어 법인을 세웠고, 최근 이훈기 롯데지주 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롯데 측에 따르면 현재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40조원 수준이라고 합니다. 롯데는 이 규모가 10년 내 45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면 명실상부 1위는 없다고 합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이라는 겁니다. 올 상반기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을 선보이고, 향후 메디컬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헬스케어 사업은 롯데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롯데는 최근 호텔롯데를 주축으로 실버타운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서울 마곡 등에 실버타운을 지을 계획입니다. 호텔이 가장 잘 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바탕으로 고가의 실버 사업을 할 수 있지요. 식품 사업부문과 협업해 건강기능식품도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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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