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현지시간), 편안하게 일요일 저녁을 즐기고 있던 마스터스 토너먼트 1992년 우승자 프레드 커플스(63·미국)는 문자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우리 내일 오후 3시에 경기합시다. 티에서 만나요."

커플스는 당초 월요일에 경기를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이 메시지에 '싫다'고 답할 수 없었다고 한다. 바로 발신자가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였기 때문이다.

우즈가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앞두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4일 연습 라운딩에 나섰다. 골프위크에 따르면 커플스, 절친 저스틴 토머스(29·미국)와 함께한 이날 연습라운드에는 수많은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라운드에서 우즈는 다리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 표정도 시종일관 밝았다. 그는 지난해 사고로 큰 부상을 입었던 오른쪽 다리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경기했다.

9홀이 끝난 뒤 커플스는 "우즈의 경기는 경이로웠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장 인상적인 것은 그가 폭발적인 경기를 했다는 것"이라며 "저스틴 토마스는 상당한 장타자인데 우즈는 그에게 뒤쳐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마스터스 평생 출전권을 갖고 있는 우즈는 아직까지 출전 여부를 확정짓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2월 자동차 전복사고로 오른쪽 다리 절단 위기까지 갔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그러나 치열한 치료와 재활훈련 끝에 지난 연말 PNC 챔피언십에 아들 찰리와 출전하며 공식 행보를 시작했다.

우즈가 이날 연습라운드까지 치르면서 그의 출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관건은 그의 다리 상태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코스는 산악지형이어서 72홀을 모두 걸어서 치러야하는 점이 부담이다. 커플스 역시 "그가 72홀을 걸어다닐 수 있다면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우즈는 6일(한국시간) 기자회견에서 출전 여부를 밝힐 전망이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