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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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유럽특허청(EPO) 특허 출원 수가 지난해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5일 EPO가 발표한 '2021년도 특허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특허 출원 수는 지난해 9394건에 달했다. 전년 대비 3.4% 증가한 수치로, 한국은 미국(4만6533건) 독일(2만5969건) 일본(2만1681건) 중국(1만6665건) 프랑스(1만537건)에 이은 6위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해 반도체 특허 출원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반도체 분야 전체 특허 출원 건수 중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크게 뛰었다. 국내 기업들이 반도체 분야 특허 출원을 전년 대비 36.2%나 늘린 영향이다. 2017년만 해도 한국의 비중은 12%에 불과했지만 몇년새 훌쩍 뛰었다.

특히 전년(2020년) 대비 57%나 늘어난 반도체 특허를 출원한 삼성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삼성은 지난해 반도체 분야 유럽 전체 특허 출원 건수 중 13%에 달하는 특허를 출원했다. 3%대 비중에 그친 2위 미국 인텔, 3위 대만 TSMC 기록을 크게 웃도는 수치라고 EPO는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해 총 3439개의 특허를 출원해 국내 기업 중 최다 출원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업별 글로벌 순위에서 삼성은 2020년 1위였으나 지난해 한 계단 하락한 2위로 집계됐다. 1위는 중국 화웨이였다. LG는 2020년과 동일하게 3위(2422개)를 유지했다. LG는 전자 기기 및 도구, 에너지 분야에선 세계 1위 업체로 집계됐다.

EPO는 지난해 총 18만8600건의 특허 출원을 받았다. 지난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 활발히 진행되며 디지털 통신과 기술 특허 수가 크게 늘었고, 백신과 헬스케어 분야 등도 성장했다. 국내 기업들의 EPO 특허 출원 중 1위를 기록한 분야는 디지털 통신이었다.

안토니오 캄피노스 EPO 회장은 "지난해의 많은 특허 출원은 혁신의 탄탄함, 유럽과 전 세계 혁신가들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다수의 디지털 기술 특허 출원 및 높은 성장률은 모든 산업군에서 DX가 진행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