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부처 엇박자'로 표류하는 플라스틱 재활용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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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산업부, 주도권 다툼
업계 "중간에 낀 우리만 낭패"
남정민 산업부 기자
업계 "중간에 낀 우리만 낭패"
남정민 산업부 기자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친환경 플라스틱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 국회의원 10여 명을 비롯해 정부 및 기업, 연구기관 관계자 수십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도 직접 참석해 축사를 하면서 세미나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 참석한 기업인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친환경 플라스틱의 필요성 등 세미나를 열 필요조차 없는 주제에 대한 논의만 오갔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기업인들은 무엇보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둘러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첨예한 갈등에 대해선 일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혹시라도 해결책이 나올까 싶어 회의 시간을 쪼개 참석했지만 역시 예상대로였다”고 푸념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땅속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썩는 플라스틱’을 뜻한다. 일반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리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은 1년도 걸리지 않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봉투 생산을 독려하고 폐기물 부담금을 면제해줬지만 1년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 국내 여건상 생분해 플라스틱을 묻을 매립지가 부족하고, 이를 따로 분리수거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산업부는 관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방침이다.
두 부처의 첨예한 갈등에 기업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은 세계 모든 화학기업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국내 기업들은 생분해 플라스틱 관련 향후 투자나 사업계획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는 “일회용 비닐봉투처럼 기업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제대로 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며 “다른 해외 기업들은 앞서가는데 우리만 두 부처의 눈치만 보다가 뒤처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세미나를 폄하하는 건 아니다. 정치권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다만 세미나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의 핵심 이슈인 두 부처의 갈등이 집중 논의됐으면 어땠을까 하면 아쉬움이 든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두 부처 갈등을 빨리 조율해 줬으면 한다”는 기업인들의 호소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날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은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것이 참석한 기업인들의 공통된 반응이었다. 친환경 플라스틱의 필요성 등 세미나를 열 필요조차 없는 주제에 대한 논의만 오갔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기업인들은 무엇보다 플라스틱 재활용을 둘러싼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첨예한 갈등에 대해선 일절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혹시라도 해결책이 나올까 싶어 회의 시간을 쪼개 참석했지만 역시 예상대로였다”고 푸념했다.
생분해 플라스틱은 땅속에서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썩는 플라스틱’을 뜻한다. 일반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되는 데 500년이 걸리지만 생분해 플라스틱은 1년도 걸리지 않아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생분해 플라스틱을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생분해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닐봉투 생산을 독려하고 폐기물 부담금을 면제해줬지만 1년 만에 입장이 달라졌다. 국내 여건상 생분해 플라스틱을 묻을 매립지가 부족하고, 이를 따로 분리수거할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산업부는 관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둘러 사업을 키워야 한다는 방침이다.
두 부처의 첨예한 갈등에 기업들은 난감한 상황이다.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은 세계 모든 화학기업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친환경 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국내 기업들은 생분해 플라스틱 관련 향후 투자나 사업계획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기업 관계자는 “일회용 비닐봉투처럼 기업이 할 수 있는 것부터 제대로 할 수 있게 해 줬으면 좋겠다”며 “다른 해외 기업들은 앞서가는데 우리만 두 부처의 눈치만 보다가 뒤처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세미나를 폄하하는 건 아니다. 정치권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반가운 일이다. 다만 세미나에서 친환경 플라스틱 사업의 핵심 이슈인 두 부처의 갈등이 집중 논의됐으면 어땠을까 하면 아쉬움이 든다.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두 부처 갈등을 빨리 조율해 줬으면 한다”는 기업인들의 호소를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