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나선 쌍방울, 자금력엔 물음표…또 '먹튀 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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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자금 최소 5000억 이상 필요"
"쌍방울그룹, 쌍용차 매출의 4분의 1 수준"
외부자금 절실하지만 산은 "개입 않겠다" 뜻 밝혀
주가 출렁에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 우려
"쌍방울그룹, 쌍용차 매출의 4분의 1 수준"
외부자금 절실하지만 산은 "개입 않겠다" 뜻 밝혀
주가 출렁에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 우려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힌 쌍방울그룹의 자금조달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피인수 기업인 쌍용차 대비 몸집이 너무 작아 '제2의 에디슨모터스 사태'가 나올 수 있어서다. 마땅한 외부 재무적투자자 역시 보이지 않는다.
다만 쌍방울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戰)에 뛰어들었을 당시 마련했던 1100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라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원활한 쌍용차 인수를 위해서는 최소 5000억원의 인수자금을 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금액은 후순위로 돈을 받아가는 상거래채권단의 회생채권 변제율을 50%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와 합의한 최종 인수 금액은 3049억원이었는데, 이 금액을 바탕으로 마련한 회생계획안은 채권자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인수 금액 규모가 작다보니 회생담보권과 조세채권 등 우선 갚아야 할 금액을 빼면 채권자에 돌아갈 회생채권 상환액 규모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산업은행 등 금융권 채무인 회생담보권 2320억원, 미납 세금 등 조세채권 558억원, 협력업체 미지급금 등 회생채권 547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쌍용차 인수를 시도하는 업체가 회생담보권과 조세채권, 회생채권을 상환하는 데에만 80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최소 운영 자금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인수 자금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순위 채권자에 돌아갈 금액에 대한 변제율까지 고려하면 인수 금액은 5000억원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쌍방울은 상장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 특장차 제조업체인 광림의 지난해 매출액은 1884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같은해 매출 2조4294억원의 쌍용차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쌍방울그룹 전체로 봐도 매출액은 6321억원가량으로 쌍용차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쌍방울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연매출 400억원대 기업 '성정'에 밀렸다.
광림을 제외한 나머지 쌍방울 상장 계열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쌍방울그룹은 광림을 비롯해 나노스, 비비안, 인피니엔티, 아이오케이 등 상장 계열사만 7곳이다. 그나마 규모가 큰 나노스, 아이오케이 등은 지난해 기준 순손실을 내는 상황이라 모회사 자금조달 창구로 이용되다가 부채가 늘어날 경우 주주들 반감만 살 우려도 있다.
유동자산 역시 부족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의 지난해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 유동자산은 2712억9200만원이다. 당장 매도 가능한 금융자산과 비유동자산을 모두 포함해도 전체 자산은 3956억4400만원에 그쳐 쌍용차를 인수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외부 재무적투자자(FI)와 산업은행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산은은 쌍용차 인수 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기업이 쌍용차 인수에 '군불'만 지필 경우 관련 기업을 믿고 투자에 나선 애꿎은 소액 주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했던 상장 계열사 에디슨EV(옛 쎄미시스코)는 현재 거래정지에 상장폐지 위기까지 맞은 상태다.
에디슨EV 주가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소식 영향에 지난해 5월 7000원대에서 11월 8만2400원으로 10배 넘게 올랐다. 이 기간 디엠에이치 등 대주주 투자조합이 에디슨EV의 주식을 대부분 처분, 차익을 실현해 '먹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반면 이 기간 소액 주주들이 대거 주식을 사들였다.
쌍방울그룹주 역시 쌍용차 인수 의향 소식이 나온 이후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주당 629원(종가기준)이었던 쌍방울 주가는 인수 의향 소식이 나온 뒤 5거래일 만에 1565원으로 148% 치솟았고, 2490원이었던 광림 주가도 전날 5430원까지 118% 급등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별도의 재무적투자자를 구하지 않는 이상 자금조달 능력은 에디슨모터스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전기차 비전'을 제시했던 에디슨과 달리 쌍방울이 쌍용차와 어떠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다만 쌍방울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戰)에 뛰어들었을 당시 마련했던 1100억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라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원활한 쌍용차 인수를 위해서는 최소 5000억원의 인수자금을 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 금액은 후순위로 돈을 받아가는 상거래채권단의 회생채권 변제율을 50%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와 합의한 최종 인수 금액은 3049억원이었는데, 이 금액을 바탕으로 마련한 회생계획안은 채권자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인수 금액 규모가 작다보니 회생담보권과 조세채권 등 우선 갚아야 할 금액을 빼면 채권자에 돌아갈 회생채권 상환액 규모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산업은행 등 금융권 채무인 회생담보권 2320억원, 미납 세금 등 조세채권 558억원, 협력업체 미지급금 등 회생채권 5470억원의 빚을 지고 있다. 쌍용차 인수를 시도하는 업체가 회생담보권과 조세채권, 회생채권을 상환하는 데에만 8000억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여기에 최소 운영 자금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인수 자금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순위 채권자에 돌아갈 금액에 대한 변제율까지 고려하면 인수 금액은 5000억원 위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쌍방울은 상장 계열사 '광림'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 특장차 제조업체인 광림의 지난해 매출액은 1884억원,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같은해 매출 2조4294억원의 쌍용차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쌍방울그룹 전체로 봐도 매출액은 6321억원가량으로 쌍용차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쌍방울은 지난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연매출 400억원대 기업 '성정'에 밀렸다.
광림을 제외한 나머지 쌍방울 상장 계열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쌍방울그룹은 광림을 비롯해 나노스, 비비안, 인피니엔티, 아이오케이 등 상장 계열사만 7곳이다. 그나마 규모가 큰 나노스, 아이오케이 등은 지난해 기준 순손실을 내는 상황이라 모회사 자금조달 창구로 이용되다가 부채가 늘어날 경우 주주들 반감만 살 우려도 있다.
유동자산 역시 부족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쌍방울그룹의 지난해 연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 유동자산은 2712억9200만원이다. 당장 매도 가능한 금융자산과 비유동자산을 모두 포함해도 전체 자산은 3956억4400만원에 그쳐 쌍용차를 인수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하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외부 재무적투자자(FI)와 산업은행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산은은 쌍용차 인수 과정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한 기업이 쌍용차 인수에 '군불'만 지필 경우 관련 기업을 믿고 투자에 나선 애꿎은 소액 주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에디슨모터스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했던 상장 계열사 에디슨EV(옛 쎄미시스코)는 현재 거래정지에 상장폐지 위기까지 맞은 상태다.
에디슨EV 주가는 에디슨모터스의 쌍용차 인수 소식 영향에 지난해 5월 7000원대에서 11월 8만2400원으로 10배 넘게 올랐다. 이 기간 디엠에이치 등 대주주 투자조합이 에디슨EV의 주식을 대부분 처분, 차익을 실현해 '먹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반면 이 기간 소액 주주들이 대거 주식을 사들였다.
쌍방울그룹주 역시 쌍용차 인수 의향 소식이 나온 이후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주당 629원(종가기준)이었던 쌍방울 주가는 인수 의향 소식이 나온 뒤 5거래일 만에 1565원으로 148% 치솟았고, 2490원이었던 광림 주가도 전날 5430원까지 118% 급등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별도의 재무적투자자를 구하지 않는 이상 자금조달 능력은 에디슨모터스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전기차 비전'을 제시했던 에디슨과 달리 쌍방울이 쌍용차와 어떠한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