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 아니었다"…홍진영, 1년 5개월의 자숙 끝 고백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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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영, '논문 표절' 논란 딛고 복귀
"자숙 초반 잠도 못 잤다…내 행동 후회"
"신인 때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
"'비바 라 비다'는 라틴 트로트…작사 참여"
"자기 색깔 버리지 않았다는 말 듣고 싶다"
"자숙 초반 잠도 못 잤다…내 행동 후회"
"신인 때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
"'비바 라 비다'는 라틴 트로트…작사 참여"
"자기 색깔 버리지 않았다는 말 듣고 싶다"
(인터뷰②에 이어) 1년 5개월 전 인터뷰 자리에서 가수 홍진영은 "도전이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1인 기획사를 설립한 직후였다. 회사에 영입하려고 노력중인 가수가 있다면서 야심 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활동을 중단하게 됐다.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번의 겨울을 지나 봄이 왔다. 1년 넘게 자숙해 온 홍진영은 지난 6일 새 앨범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복귀했다.
"공백기 중 절반은 사실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근황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그는 논란을 겪으며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제 나름대로 인맥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쉬는 기간이 점차 길어지니 정말 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전화를 안 받거나 절 퉁명스럽게 대하는 게 있더라고요. 그러다 복귀 기사가 나오니 다시 연락이 많이 왔죠. 이런저런, 사람으로 상처받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홍진영은 "처음에는 잠도 잘 못 잤다. 수면제를 먹어도 두, 세 시간 뒤면 깨더라. 쓸데없는 걱정과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고 고백했다. 심적으로 힘겨웠던 자신을 스스로 달래기 위해 캔들, 디퓨저 등을 만들어 쓰면서 안정감을 얻으려 했다고도 전했다.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졌을 초반, 홍진영은 의혹을 부인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후 결국 표절을 인정하며 사과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홍진영은 공백기 동안 받은 상처가 컸다고 했지만, 해당 논란으로 대중 또한 크게 실망한 게 사실이다.
홍진영은 당시를 떠올리며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 논란이 터졌을 때 주변에 조언을 구할 곳이 없었다. 전부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이걸 인정해버리면 날 좋아해 줬던 분들이 등 돌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고, 그 부분이 가장 무서워서 변명만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성급하게 판단해서 대처를 잘 못 한 부분이 아쉽고, 후회됐다. 그냥 처음부터 인정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더라. 실망감을 많이 안겨드려 죄송했다.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지난날을 후회하면 후회할수록 숨게 됐다고 했다. "초반엔 입맛도 별로 없어서 밥을 잘 안 먹었어요. 근데 밥을 안 먹다가 면역력이 낮아져 코로라19라도 걸리면 그게 기사가 되고, 또 다른 오해의 소지를 만드는 게 될 것만 같았죠. 사람 만나는 것도 두려웠고, 한마디 하는 것도 더 조심스러웠어요."
그런 그가 지난해 자숙 중 두 차례에 걸쳐 눈과 비가 내리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해 복귀설이 불거졌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홍진영은 "그땐 전혀 복귀 생각이 없었다. 새벽에 마음이 너무 센치해져서 올렸던 것 같다. 그런데 복귀 암시라는 기사가 나더라. 그 뒤로는 SNS도 안 들어갔다"고 밝혔다.
복귀 마음을 먹게 한 데에는 회사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홍진영은 1인 기획사 IMH엔터테인먼트를 운영 중이다. 그는 "홀로 소속된 회사지만 직원이 꽤 있다. 내가 일하지 않으면 회사가 굴러가지 않는다. 계속 쉬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니 어깨가 무거웠다"고 했다. 실제로 홍진영이 활동하지 않는 동안, 회사의 영업손실은 6억원에 육박했다.
때마침 좋은 곡도 만났다. 작곡가 조영수가 먼저 곡을 주겠다며 연락해온 것. 조영수는 홍진영의 데뷔곡 '사랑의 배터리'부터 '산다는 건', '오늘밤에', '사랑은 꽃잎처럼' 등을 만든 히트곡 메이커다. 홍진영은 "영수 오빠가 좋은 곡을 준 덕분에 이렇게 컴백하게 됐다. 이번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더라"고 전했다.
신곡 '비바 라 비다'는 라틴 브라스 밴드와 오케스트라 연주로 풀 라틴 밴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노래다. '비바 라 비다'는 스페인어로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이다. 곡은 일상에서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흥겨운 분위기의 라틴 댄스 장르다.
홍진영은 "밝고 신나는 곡으로 컴백하는 거라 마냥 아무 걱정 없는 걸로 비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난 슬픈 노래도 생각해봤는데 주변에서 다들 안 어울린다고 하더라"면서 "'사랑의 배터리'로 활동할 때 안티가 많았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갈 생각이다.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처음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논란으로 다소 위축됐을지언정, 아티스트로서의 도전 의식은 여전한 듯했다. 늘 트로트에 새로운 장르를 접목해오던 홍진영은 이번에 라틴을 끌어왔고, 가사도 직접 썼다. 또 처음으로 영어 버전까지 녹음했다.
그는 '비바 라 비다'에 대해 "라틴 트로트"라면서 "항상 장르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간 발라드, 탱고, EDM 등을 트로트에 더했는데 이번에는 라틴풍의 트로트가 왔다. 여태껏 활동한 곡 중 안무가 가장 많은 곡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작사 과정과 관련해서는 "가이드를 처음 듣고 라틴풍의 노래가 떠올랐다. 뭔가 좋은 뜻이 있는 말이 없을까 싶어 라틴어를 찾아보다가 '비바 라 비다'를 제목으로 정했다. 이후 영수 오빠가 작사를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 가사가 너무 어둡게 나와서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라는 거 빼고는 싹 바뀌었다. 최대한 밝게 수정했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영어 버전을 녹음한 이유는 "팝 느낌이 나는 곡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진영은 "오랜만에 영어를 쓰는 거라 연습을 많이 해서 녹음했다. 계속 발음이 꼬여서 수십번 녹음한 구간도 있다"면서 "영어버전은 조금 힘을 풀고 최대한 편안하게 부르면서도 한국어 곡과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컴백의 공식 방송 활동은 SBS '인기가요'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홍진영은 "방송 관계자분들이 러브콜을 많이 주시는데 본업이 가수이니, 가수로서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먼저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예능프로그램은 잡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홍진영 노래 들어봤어? 괜찮더라' 정도의 반응만 나와도 감사할 것 같아요. 활동을 마무리했을 때쯤엔 '쉬는 시간이 있었지만 그래도 자기 색깔은 버리지 않았구나. 없어지지 않았구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회사는 홍진영의 컴백을 기점으로 활발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홍진영은 가수에서 나아가 제작자, 기획자로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지니고 있었다. 그는 오렌지캬라멜과 같은 3인조 걸그룹, 발라드 가수, 트로트 가수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이전부터 프로듀싱하겠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후배를 양성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그렇게 두 번의 겨울을 지나 봄이 왔다. 1년 넘게 자숙해 온 홍진영은 지난 6일 새 앨범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발매하고 가요계에 복귀했다.
"공백기 중 절반은 사실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근황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그는 논란을 겪으며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했다. "10년 넘게 활동하면서 제 나름대로 인맥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쉬는 기간이 점차 길어지니 정말 친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전화를 안 받거나 절 퉁명스럽게 대하는 게 있더라고요. 그러다 복귀 기사가 나오니 다시 연락이 많이 왔죠. 이런저런, 사람으로 상처받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홍진영은 "처음에는 잠도 잘 못 잤다. 수면제를 먹어도 두, 세 시간 뒤면 깨더라. 쓸데없는 걱정과 잡다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고 고백했다. 심적으로 힘겨웠던 자신을 스스로 달래기 위해 캔들, 디퓨저 등을 만들어 쓰면서 안정감을 얻으려 했다고도 전했다.
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졌을 초반, 홍진영은 의혹을 부인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이후 결국 표절을 인정하며 사과하고 자숙에 들어갔다. 홍진영은 공백기 동안 받은 상처가 컸다고 했지만, 해당 논란으로 대중 또한 크게 실망한 게 사실이다.
홍진영은 당시를 떠올리며 "후회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처음 논란이 터졌을 때 주변에 조언을 구할 곳이 없었다. 전부 우왕좌왕하는 와중에 무섭고 두려운 마음이 앞섰다. '이걸 인정해버리면 날 좋아해 줬던 분들이 등 돌리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섰고, 그 부분이 가장 무서워서 변명만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성급하게 판단해서 대처를 잘 못 한 부분이 아쉽고, 후회됐다. 그냥 처음부터 인정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더라. 실망감을 많이 안겨드려 죄송했다.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지난날을 후회하면 후회할수록 숨게 됐다고 했다. "초반엔 입맛도 별로 없어서 밥을 잘 안 먹었어요. 근데 밥을 안 먹다가 면역력이 낮아져 코로라19라도 걸리면 그게 기사가 되고, 또 다른 오해의 소지를 만드는 게 될 것만 같았죠. 사람 만나는 것도 두려웠고, 한마디 하는 것도 더 조심스러웠어요."
그런 그가 지난해 자숙 중 두 차례에 걸쳐 눈과 비가 내리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해 복귀설이 불거졌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홍진영은 "그땐 전혀 복귀 생각이 없었다. 새벽에 마음이 너무 센치해져서 올렸던 것 같다. 그런데 복귀 암시라는 기사가 나더라. 그 뒤로는 SNS도 안 들어갔다"고 밝혔다.
복귀 마음을 먹게 한 데에는 회사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홍진영은 1인 기획사 IMH엔터테인먼트를 운영 중이다. 그는 "홀로 소속된 회사지만 직원이 꽤 있다. 내가 일하지 않으면 회사가 굴러가지 않는다. 계속 쉬면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니 어깨가 무거웠다"고 했다. 실제로 홍진영이 활동하지 않는 동안, 회사의 영업손실은 6억원에 육박했다.
때마침 좋은 곡도 만났다. 작곡가 조영수가 먼저 곡을 주겠다며 연락해온 것. 조영수는 홍진영의 데뷔곡 '사랑의 배터리'부터 '산다는 건', '오늘밤에', '사랑은 꽃잎처럼' 등을 만든 히트곡 메이커다. 홍진영은 "영수 오빠가 좋은 곡을 준 덕분에 이렇게 컴백하게 됐다. 이번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다더라"고 전했다.
신곡 '비바 라 비다'는 라틴 브라스 밴드와 오케스트라 연주로 풀 라틴 밴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노래다. '비바 라 비다'는 스페인어로 '인생이여, 만세'라는 뜻이다. 곡은 일상에서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하는 흥겨운 분위기의 라틴 댄스 장르다.
홍진영은 "밝고 신나는 곡으로 컴백하는 거라 마냥 아무 걱정 없는 걸로 비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난 슬픈 노래도 생각해봤는데 주변에서 다들 안 어울린다고 하더라"면서 "'사랑의 배터리'로 활동할 때 안티가 많았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갈 생각이다.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처음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하며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다. 논란으로 다소 위축됐을지언정, 아티스트로서의 도전 의식은 여전한 듯했다. 늘 트로트에 새로운 장르를 접목해오던 홍진영은 이번에 라틴을 끌어왔고, 가사도 직접 썼다. 또 처음으로 영어 버전까지 녹음했다.
그는 '비바 라 비다'에 대해 "라틴 트로트"라면서 "항상 장르에 대해 고민을 했다. 그간 발라드, 탱고, EDM 등을 트로트에 더했는데 이번에는 라틴풍의 트로트가 왔다. 여태껏 활동한 곡 중 안무가 가장 많은 곡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작사 과정과 관련해서는 "가이드를 처음 듣고 라틴풍의 노래가 떠올랐다. 뭔가 좋은 뜻이 있는 말이 없을까 싶어 라틴어를 찾아보다가 '비바 라 비다'를 제목으로 정했다. 이후 영수 오빠가 작사를 한번 해보라고 하더라. 가사가 너무 어둡게 나와서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라는 거 빼고는 싹 바뀌었다. 최대한 밝게 수정했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영어 버전을 녹음한 이유는 "팝 느낌이 나는 곡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진영은 "오랜만에 영어를 쓰는 거라 연습을 많이 해서 녹음했다. 계속 발음이 꼬여서 수십번 녹음한 구간도 있다"면서 "영어버전은 조금 힘을 풀고 최대한 편안하게 부르면서도 한국어 곡과 최대한 비슷하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컴백의 공식 방송 활동은 SBS '인기가요'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홍진영은 "방송 관계자분들이 러브콜을 많이 주시는데 본업이 가수이니, 가수로서의 모습을 대중들에게 먼저 보여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예능프로그램은 잡지 않고 있다"고 했다.
"'홍진영 노래 들어봤어? 괜찮더라' 정도의 반응만 나와도 감사할 것 같아요. 활동을 마무리했을 때쯤엔 '쉬는 시간이 있었지만 그래도 자기 색깔은 버리지 않았구나. 없어지지 않았구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회사는 홍진영의 컴백을 기점으로 활발하게 돌아갈 전망이다. 홍진영은 가수에서 나아가 제작자, 기획자로서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지니고 있었다. 그는 오렌지캬라멜과 같은 3인조 걸그룹, 발라드 가수, 트로트 가수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이전부터 프로듀싱하겠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후배를 양성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