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품으로 돌아와서 좋아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북악산 삼청안내소는 54년 만에 문이 열린 북악산 남측면 탐방로를 구경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따사로운 날씨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을 찾은 시민들은 '북악산 국민개방'이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활짝 웃으며 인증샷을 찍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투리 산책을 나온 직장인들도 보였다.

흰색 와이셔츠 차림의 직장인 이모(38) 씨는 "도성 안쪽으로 돌기 때문에 의미가 있고 청와대 경내도 조금씩 엿보여서 신기하고 좋았다"며 "나중에 꽃이 활짝 피거나 가을에 와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휴가를 내고 친구들과 놀러 왔다는 직장인 김진규(40) 씨는 "종로에 이런 감성이 있다니 색다른 맛이다.

인왕산을 갔을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며 "나중에 청와대가 개방돼 연결되면 아이들이나 어머니를 데리고 또 올 것"이라고 했다.

나들이를 나온 가정주부 김정민(64) 씨는 "첫날이라 어떻게 생겼나 하고 왔는데 정말 깨끗하고 좋았다"며 "나이가 많다 보니 중간중간 쉼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싶다"고 했다.

등산복 차림의 A씨도 "계단도 그렇고 손질이 잘 돼 있다"며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거니 참 좋다.

나중에 식구들과 같이 올 것"이라고 했다.

다른 방문객인 왕종덕(67) 씨도 "통제구역이니까 신비한 곳처럼 느껴져서 항상 와보고 싶었다"며 "쓰레기가 하나도 없어 깨끗하고 좋다.

진작 이랬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부터 해설 가이드를 시작한 차동희(57) 해설사는 "시민들이 정말 좋아하신다.

2020년에 개방된 북측면과 연결돼서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으니까 더 좋아하신다"며 "나이 드신 분들도 많이 찾으신다"고 전했다.

한편 청와대 인근인 탓에 군 측에서 보안과 경비에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도 보였다.

탐방객 김모(65) 씨는 "야생화가 하나 피어있어 데크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군인 아저씨가 뛰어 내려와 들어가지 말라고 해 잠시 놀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 등산객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탐방로 인근 초소를 찍자 군인들이 "이쪽은 찍으시면 안 됩니다"라고 제지하며 사진 삭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