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비축유를 방출한다는 소식에 국제 유가가 하루 사이 5% 이상 급락했다.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줄이기 위해 원유 공급을 대폭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IEA 회원국 비축유 푼다…국제유가 100弗 밑으로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선물(5월물 기준)은 전 장보다 5.6% 하락한 배럴당 96.23달러로 장을 마쳤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5.2% 떨어진 배럴당 101.0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IEA가 비축유 방출을 시사하자 유가가 급락했다. IEA는 지난 1일 장관급 회의를 마친 뒤 배포한 성명을 통해 “최근 러시아의 행보로 각국 에너지 안보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비축유를 추가 방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은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이 SNS에 게시한 글을 인용해 미국을 비롯한 IEA 회원국들이 비축유 1억2000만 배럴을 시장에 내놓는다고 보도했다. IEA의 47년 역사상 가장 많은 방출량이다. 미국이 6000만 배럴을 풀고 나머지 6000만 배럴은 회원국들이 분담해 방출한다. 이어 미국은 비축유 1억2000만 배럴을 더 내놓을 예정이다. 총 2억4000만 배럴이 시장에 풀리는 셈이다.

IEA는 앞서 지난달 1일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국제 유가가 치솟자 비축유 6000만 배럴을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미국은 절반인 비축유 3000만 배럴을 책임지고 풀겠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가들이 비축유를 풀어 러시아의 원유 수출량을 줄이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을 늘려 유가시장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요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세계 2위 원유 수출국인 동시에 세계 3위 생산국이다. 유럽은 원유 수입량의 4분의 1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IEA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 800만 배럴이던 러시아의 하루 원유 수출량이 300만 배럴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