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샀는데 매트 밑에 번개탄 자국…경악" [법알못]

사진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일주일 전 중고차를 구입한 A 씨가 매트를 교체하려다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매트 및 바닥에는 동그란 모양으로 녹아내린 흔적이 있었다.

A 씨는 네티즌들의 조언을 구하고자 7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중고차 샀는데 이거 연탄 자국 맞나요"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사진을 확인한 네티즌들은 "번개탄 자국이 맞는 것 같다", "구매한 곳에 연락해서 환불받아야 할 듯", "직접 보면 소름 끼칠 것 같다", "차량을 판매한 중고차 딜러는 몰랐을 수 있다. 하지만 사 온 딜러는 냄새 다 뺀 후 매매시장에 올려놓았으니 모를 리가 없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동그란 흔적의 지름은 15cm를 넘는 크기였다. 번개탄이라 불리는 착화탄 규격이 지름 13.1cm에 두께가 5cm인 점을 감안하면 주변까지 녹은 착화탄 흔적이 15cm가량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비슷한 사례는 지난 2017년에도 같은 커뮤니티에 공개돼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B 씨는 무사고 차량으로 알고 구입한 중고차의 내부 조수석에서 연탄 크기만 한 동그란 구멍을 발견해 공유했다.

B 씨는 당시 구입처에 문의한 결과 "음식점을 운영하던 전 주인이 뜨거운 소스를 올렸다가 바닥을 태운 것이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천장에서 그을음 자국을 발견한 B 씨는 번개탄 흔적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판매처를 언론사에 제보했다.

언론보도가 나가자 중고차 판매처는 그제야 사과와 보상을 약속하면서도 "번개탄 흔적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극단적 선택을 한 후 중고차 시장에 나온 차량일지라도 구매자는 이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이런 중대사유를 계약 시 고지 안 한 것이 계약 법적 해제사유에 해당할까?

일부 네티즌은 "저런 하자가 있다는 걸 구매자가 알았다면 계약하지 않았음이 분명하기 때문에 법적 해제 사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법알못(법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 자문단 김가헌 변호사는 "거래상 통상 갖추어야 할 품질, 성능에 문제가 없다면, 즉 자동차로써의 주행과 일시적 거주 등에 지장이 없다면, 계약 자체를 해제하여 모든 것을 원상회복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지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만 청구가 가능할 듯하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거래 목적 달성에 지장없는 하자, 주된 급부의무가 아닌 부수의무 위반만으로 모든 계약을 다 해제하여 항상 원상회복해야 한다면, 거래의 안전성을 너무 해치기 때문에 손해배상으로 균형을 맞추게 하되 계약 자체 해제는 제한한다"고 법적 규정을 부연했다.

누군가 극단적 선택을 한 차량이라는 점이 감정적으로는 엄청난 하자에 해당하지만 자동차의 객관적인 성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요인으로 판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가 중고차 계약 전 바닥 및 천장까지 꼼꼼히 확인해야 이런 어처구니없는 피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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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