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사드는 양국 관계 금기어…그런 전철 밟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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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는 동쪽, 한강은 서쪽으로 흘러 서로 만나"
한중 수교 30주년 맞이해 양국 관계 증진 기대
한중 수교 30주년 맞이해 양국 관계 증진 기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7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는 중한(한중)관계의 금기어가 됐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싱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상호존중과 협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에 참석했다. 그는 기조연설을 통해 "사드 문제로 한때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한관계가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정상 궤도를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싱 대사는 특히 "양국은 다시는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2017년 4월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에 사드 포대를 설치하자 자국에 '위협'이 된다며 우리 정부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른바 '한한령'을 발동해 자국민들의 우리나라 단체관광을 제한하고 사드 기지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중국 내 사업장 이용을 금지해 결국 롯데마트가 철수하게 만드는 등 큰 피해를 줬다.
이에 우리 정부가 2017년 10월 남관표 당시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협의에서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사드 3불(不)' 입장을 밝힌 뒤 한중 간 경색국면도 다소 풀리긴 했으나 한한령의 경우 아직 완전히 해제된 상황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은 안보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주권적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해 내달 새 정부 출범 뒤엔 '사드 3불'이 사실상 폐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 복원·강화'를 외교 분야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상황. 이와 관련 싱 대사의 이날 연설에서도 윤 당선인의 '한미동맹 복원·강화' 공약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 다수 등장했다.
싱 대사는 중국 당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 "중한관계의 정치적 토대"라며 "한국 측이 계속 이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가기 바란다. 대만·홍콩·티베트·신장·남중국해 등 문제는 중국의 핵심 관심 사안이므로 한국 측의 지속적인 중시·배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 측이 홍콩·대만·신장위구르자치구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해왔다.
싱 대사는 또 미 정부 주도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겨냥한 듯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자국이 지원해줬다며 "일부 국가의 주장을 따라 기존의 산업사슬과 공급사슬을 훼손해선 안 된다. 이는 경제법칙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양국의 공동 이익에도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최근 한반도 정세에 새 추이가 나타나며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 측에 실질적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에 대응하고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한 여건을 마련할 것을 호소해왔다"며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다. 이와 함께 그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재점화된 중국의 한복 공정 논란 등도 언급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최근 들어 양국 네티즌 사이에 한복, 김치 등 역사 문화 관련 문제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이 일어나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면서 "우리는 양국 문화의 다름과 독특함을 존중하면서도 유사성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문화는 그 뿌리가 같고 동양을 대표하는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는 중한 관계 발전과 국민 간 유대 강화를 위한 천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한중관계를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사생결단, 승자독식의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응답하라 1988'에서와 같은 상부상조, 동고동락하는 이웃이자 비바람을 이겨내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운명공동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 수교의 초심과 전략적 자주성을 이어갈 것 ▲ 상호존중의 자세로 서로의 관심사 배려 ▲ 경제법칙 존중과 호혜협력 확대 ▲ 소통과 협력 강화를 통해 한반도 안정 유지 ▲ 개방과 포용의 자세로 화이부동 추구 등을 당부했다.
싱 대사는 "황하의 힘찬 물결은 동쪽으로 내달리고 유장한 한강은 서쪽으로 흘러가 마침내 드넓은 바다에서 만난다"면서 한중 수교 30주년과 한국 신정부 출범을 맞아 양국의 관계 증진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싱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상호존중과 협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에 참석했다. 그는 기조연설을 통해 "사드 문제로 한때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한관계가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정상 궤도를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싱 대사는 특히 "양국은 다시는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2017년 4월 주한미군이 경북 성주에 사드 포대를 설치하자 자국에 '위협'이 된다며 우리 정부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른바 '한한령'을 발동해 자국민들의 우리나라 단체관광을 제한하고 사드 기지 부지를 제공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중국 내 사업장 이용을 금지해 결국 롯데마트가 철수하게 만드는 등 큰 피해를 줬다.
이에 우리 정부가 2017년 10월 남관표 당시 국가안보실 제2차장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간 협의에서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MD)에 참여하지 않으며 △한미일 군사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사드 3불(不)' 입장을 밝힌 뒤 한중 간 경색국면도 다소 풀리긴 했으나 한한령의 경우 아직 완전히 해제된 상황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은 후보시절 "문재인 정부의 (사드) '3불'은 안보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주권적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주장해 내달 새 정부 출범 뒤엔 '사드 3불'이 사실상 폐기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게다가 윤 당선인은 '한미동맹 복원·강화'를 외교 분야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했던 상황. 이와 관련 싱 대사의 이날 연설에서도 윤 당선인의 '한미동맹 복원·강화' 공약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 다수 등장했다.
싱 대사는 중국 당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 "중한관계의 정치적 토대"라며 "한국 측이 계속 이 원칙을 흔들림 없이 지켜가기 바란다. 대만·홍콩·티베트·신장·남중국해 등 문제는 중국의 핵심 관심 사안이므로 한국 측의 지속적인 중시·배려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 측이 홍콩·대만·신장위구르자치구 관련 문제를 지적하는 데 대해 '내정간섭'이라며 반발해왔다.
싱 대사는 또 미 정부 주도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겨냥한 듯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중국발 '요소수 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자국이 지원해줬다며 "일부 국가의 주장을 따라 기존의 산업사슬과 공급사슬을 훼손해선 안 된다. 이는 경제법칙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양국의 공동 이익에도 결코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최근 한반도 정세에 새 추이가 나타나며 긴장이 고조될 위험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은 미국 측에 실질적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에 대응하고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한 여건을 마련할 것을 호소해왔다"며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다. 이와 함께 그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재점화된 중국의 한복 공정 논란 등도 언급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최근 들어 양국 네티즌 사이에 한복, 김치 등 역사 문화 관련 문제를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이 일어나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면서 "우리는 양국 문화의 다름과 독특함을 존중하면서도 유사성이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 문화는 그 뿌리가 같고 동양을 대표하는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이는 중한 관계 발전과 국민 간 유대 강화를 위한 천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한중관계를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사생결단, 승자독식의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응답하라 1988'에서와 같은 상부상조, 동고동락하는 이웃이자 비바람을 이겨내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운명공동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 수교의 초심과 전략적 자주성을 이어갈 것 ▲ 상호존중의 자세로 서로의 관심사 배려 ▲ 경제법칙 존중과 호혜협력 확대 ▲ 소통과 협력 강화를 통해 한반도 안정 유지 ▲ 개방과 포용의 자세로 화이부동 추구 등을 당부했다.
싱 대사는 "황하의 힘찬 물결은 동쪽으로 내달리고 유장한 한강은 서쪽으로 흘러가 마침내 드넓은 바다에서 만난다"면서 한중 수교 30주년과 한국 신정부 출범을 맞아 양국의 관계 증진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