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전 6이닝 1실점 호투…제구력·과감한 볼배합으로 승리 발판
SSG 이태양 "비시즌 때 '볼'던지는 훈련…커진 S존 활용에 도움"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우완 선발 투수 이태양(32)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특별한 훈련을 했다.

다른 투수들처럼 스트라이크존 안에 투구하는 훈련이 아닌,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던지는 훈련이었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기교파 투수 이태양은 스트라이크 존 확대에 발맞춰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민했다.

그리고 기존 스트라이크 존의 경계선에서 살짝 빠지는 공을 잘 던질수록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변화에 발맞춘 치밀한 준비 과정은 이태양을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화시켰다.

이태양은 7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노련한 제구력을 앞세워 6이닝 4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경기 후 "확실히 스트라이크 존이 커졌다는 것을 느꼈다"며 "비시즌 때 훈련한 것처럼 스트라이크존에서 살짝 빠지는 공들을 많이 던져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또 "주심이 경기 초반 높은 커브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는데, 이에 마음이 편해졌다"며 "이후 마음 놓고 공을 던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자신감을 얻은 이태양은 과감한 볼 배합도 선보였다.

5회 1사 1, 2루 위기에서 박경수를 상대로 내리 5개의 포크볼을 던진 것이다.

처음 2개의 공은 볼이 됐지만, 3개의 공으로 연거푸 박경수의 헛스윙을 유도하며 삼진 처리했다.

이태양은 "볼 배합에 정답은 없는 것 같다"며 "경기 초반엔 주 무기인 포크볼을 많이 던지지 않다가 승부처에서 많이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양은 이날 최고의 투구를 펼쳤지만, 불펜으로 보직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다.

SSG의 에이스 김광현이 9일 KIA 타이거즈전을 통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현재 SSG는 모든 선발 투수들이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태양은 "불펜으로 이동하면 아쉽겠지만, 난 어느 보직이든 자신 있다"며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인터뷰 말미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던 이태양은 "오늘은 딸 지안이가 태어난 지 50일째"라며 "승리의 영광을 육아에 지친 아내와 딸 지안이에게 돌리고 싶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