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QT에 진심인 Fed, 나스닥 또 급락…더들리 "증시 안 내리면, 내리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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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Fed)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 지명자의 발언 여파는 6일(미 동부시간) 오전 장에도 지속했습니다. 브레이너드는 전날 Fed가 5월부터 일련의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빠른 속도'로 대차대조표 감축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대차대조표 축소는 "2017~2019년 최대한도에 비해 훨씬 더 큰 한도와 훨씬 짧은 기간에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죠.
전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연 2.56%까지 치솟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밤새 아시아와 유럽 채권시장에서 2.66%까지 추가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7% 수준이었는데 정말 빨리, 많이 오른 것이죠. 중국에서 3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2.0으로 전달(50.2)과 예상(49.3)을 크게 밑돌며 팬데믹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투자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게다가 뉴욕연방은행의 전 총재인 빌 더들리는 블룸버그 기고를 통해 증시에 경고를 날렸습니다. 제목부터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증시가 떨어지지 않으면, Fed가 떨어뜨려야 한다"(If Stocks Don’t Fall, the Fed Needs to Force Them)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는 게 핵심"이라며 그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는 "다른 많은 나라와 달리 미국 경제는 단기 금리에 직접 반응하지 않는다. 모기지를 차입한 많은 미국인은 고정 금리의 장기 모기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많은 국가와 달리 많은 미국 가계는 상당한 양의 자산을 주식으로 갖고 있다. 주가는 그들이 지출 의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더들리는 "지금까지 Fed의 부양책 철회는 금융여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S&P 500지수는 1월 최고점에서 약 4% 하락한 상태이며, 10년물 금리도 2.5%에 불과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낮다는 겁니다. 그는 "금융여건은 긴축되어야 하고 저절로 긴축되지 않는다면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Fed가 시장에 충격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날 2% 넘게 떨어진 나스닥은 이날 아침 1.2%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다우는 0.6%, S&P500 지수는 0.8% 내린 채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낙폭을 키웠습니다.
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기 직전인 오후 1시 59분 다우는 0.6%, S&P500은 1.06%, 나스닥은 2.07% 하락한 상태였습니다. 회의록이 나오자 주가는 크게 요동쳤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발표 직후 2.9%까지 하락 폭을 키웠지만 금세 1.2%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오후 3시가 넘자 다시 낙폭은 커졌습니다. 결국, 나스닥은 2.22%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42%, S&P500 지수는 0.95% 내렸습니다. 지수가 방향성을 잡지 못한 건 회의록이 매파적이었지만, 희망적 신호도 일부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레이너드 발언으로 전날 예방주사를 맞았던 것도 이날 하락 폭이 더 커지지 않은 배경이 됐을 겁니다.
FOMC 회의록 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① 양적 긴축(QT) 상한선은 월 950억 달러
"FOMC 참가자들은 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 증권(MBS) 약 350억 달러 등 총 950억 달러를 월 최대 상한선으로 적절할 것이라고 동의했다. 이런 상한선은 시장 상황에 따라 3개월이나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몇몇 참가자는 더 높은 상한선 혹은 상한선이 없는 게 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는 월가가 예상해온 것(800~1000억 달러)과 거의 비슷합니다. 조금 높은 쪽이긴 하지만요. Fed는 2017년 첫 자산 감축을 시작했으며 당시 한 달 감축 한도는 100억 달러로 시작해 500억 달러까지 높였었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매월 미 국채 600억 달러, MBS 300억 달러 등 900억 달러 감축을 예상했고,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이코노미스트는 500억 달러와 300억 달러, 도이치뱅크는 600억 달러와 450억 달러를 예상했었습니다.
Fed는 현재 국채 5조7600억 달러(전체의 24%)와 MBS 2조7200억 달러(31%)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② 장기물 우선 감축+MBS 매각 고려
"대부분 참가자는 쿠폰 증권(2년~30년)을 먼저 상환하는 게 적절하리라 판단했다. 또 자산 감축이 잘 진행되면 MBS 매각을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동의했다."
이것도 월가 예상과 비슷합니다.
③ 한 번 이상 50bp(1bp=0.01%포인트) 인상
"많은 참가자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훨씬 상회하고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3월 회의에서 50bp 인상을 선호했다. 다만 다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에 비춰 25bp 인상이 적절하리라 판단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강해진다면 향후 한 번 이상의 50bp 인상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월가는 이 문구를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전쟁이 없었다면 3월 시작부터 50bp를 올릴 것이란 얘기니까 말입니다.
회의록은 매파적으로 해석됐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3월 회의록은 Fed가 치솟는 물가와 싸우기 위해 아주 급하게 '중립'으로 가겠다는 Fed의 결단을 보여준다. 5월 회의부터 세 차례 연속으로 50bp씩 올릴 것으로 예상을 바꾼다. 그 이후에도 기준금리가 3.25~3.5%에 달할 때까지 회의 때마다 25bp 인상을 지속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제임스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600억 달러의 국채와 350억 달러의 MBS 감축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을 증시가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5월에 50bp 인상을 하고 6월에 50bp 추가 인상을 하면 더 현실화할 것이다. 확실히 주식에 대한 순풍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너스톤웰스의 션 반다지안 선임 투자 분석가는 "대차대조표 감축 속도를 빼고 가장 중요한 건 지난달에 50bp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예상하지 못했던 50bp 인상을 시작으로 최소 세 번 연속 50bp 인상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분명히 Fed는 30년 내 가장 공격적인 긴축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오후 4시 30분께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3.9bp 오른 2.594%를 기록했지만, 2년물은 4bp 내린 2.490%로 거래됐습니다. 3월 회의록에는 "참가자들은 통화정책 기조를 신속히(expeditiously) 중립으로 전환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는 문구가 들어있었습니다. 이는 금리 인상+QT를 통해 빨리 통화정책이 경기를 부양하거나 위축시키지 않는 수준으로 전환하겠다는 말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QT가 한 번의 25bp 금리 인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QT를 강하게 하면 한두 번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다"라면서 "단기 금리는 내리고, 장기 금리는 오른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날 기준금리를 올해 225bp 추가 인상할 확률을 76% 이상으로 예측했습니다. 향후 여섯 번의 FOMC 회의가 남아있는 만큼 최소 세 번의 회의에서 50bp를 올리고, 나머지 세 번도 25bp씩 인상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지난달 25bp 올린 걸 고려하면 올해 한 해 모두 250bp를 올린다는 것인데요. Fed가 1년 동안 250bp 이상을 올린 적은 1994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렇게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경기는 둔화할 것입니다. 전날 도이치방크의 매튜 류제티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Fed의 공격적 긴축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가의 펀더멘털인 기업 이익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CNBC의 밥 피사니 주식평론가는 "1분기 실적은 좋을 것 같다. 2분기도 여전히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3, 4분기는 걱정이 된다. 지금 3,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더 높아졌다. 1분기 어닝시즌에 기업들의 부정적 가이던스를 듣게 된다면 큰 폭의 이익 추정치 하향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증시에서는 경기 사이클 후기의 모습이 또다시 뚜렷이 드러났습니다. 사이클 초기에 주목받는 기술 업종은 2.55% 하락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지분 인수로 이틀 연속 오른 트위터는 0.4%, 머스크의 테슬라는 4.2% 내렸습니다. 엔비디아가 5.9% 떨어지는 등 반도체 주들도 급락했습니다. 리비안은 올해 1분기 전기차 생산 및 인도 물량이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소식에도 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사이클 후기에 강세를 보이는 유틸리티, 헬스케어, 부동산, 필수소비재 등은 올랐습니다. 월마트는 2.3%, 존슨앤드존슨은 2% 올랐고 코카콜라와 프록터앤갬블 같은 필수소비재도 1% 이상 상승했습니다. 회의록에서는 일부 비둘기파적인 부분도 발견됐습니다. 대차대조표 감축은 즉각 5월부터 월 950억 달러 규모로 실시되는 건 아닙니다. ING는 "5월에 300억 달러 규모로 시작해 9월에나 950억 달러씩 감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생명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월에 360억~380억 달러로 시작해 몇 달에 걸쳐 꾸준히 950억 달러까지 상한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는 예상보다 완화적"이라면서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회의록이 발표된 뒤에도 증시가 더 크게 하락하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참가자들이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걱정하는 듯한 모습도 회의록에서 발견됐습니다. "회의 기간 미 국채, 미국 주식, 원유 시장에서 시장 깊이가 악화하였다"라고 적시한 것입니다.
시장 일부에선 여전히 Fed가 그렇게 강하게 긴축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BMO의 이안 링젠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만약 신속하게 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올린다면, 경기 둔화가 또다시 낮은 기준금리를 요구하기 직전까지 얼마나 이번 사이클이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ING는 "Fed가 급속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는 정책 실수의 가능성이 커졌다"라면서 "Fed가 다시 금리를 낮추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Fed가 그렇게 앙망하는 대차대조표 감축도 내년 말이면 종료해야 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침체가 올 것이란 예측도 월가에서는 아직 소수입니다. JP모간은 "경기 침체가 가능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은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켰고 금리 상승에 따라 모기지 금리가 치솟자 주택 구매는 꺾였다"라고 위험 요인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공급망 혼란은 조금씩 줄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는 명백한 불균형이 미국 경제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소비자와 기업이 모두 건전한 재무제표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노동시장은 강력하고 실업률도 역사적으로 낮다며 경기 침체보다는 작년의 엄청난 수준의 성장 속도가 좀 둔화하여 장기 추세를 약간 밑돌게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TS롬바드는 "미국의 경기 침체는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일 때는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질 금리는 지금도 마이너스 상태인데요. 이는 여전히 많은 돈이 풀려있다는 뜻입니다. TS롬바드는 "모든 침체는 성장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높은 실질 금리가 필요하며 이는 오늘날의 경제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라면서 "현재의 경제 데이터를 살펴봐도 경제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경기 침체를 알리는 신호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영원한 낙관론자'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회의록은 꽤 매파적이었다. 우리는 그만큼 나쁜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긍정적으로 보는 게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기관들은 거의 상당히 심각한 경기 위축 수준으로 포지션을 줄여놓았다. 팬데믹 직후인 2020년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서 만약 덜 나쁜 뉴스가 나온다면 이들은 다시 위험 선호로 돌아서고 주식 매수에 나설 것"이라면서 "여전히 올해 바닥은 지난 1분기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전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연 2.56%까지 치솟았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밤새 아시아와 유럽 채권시장에서 2.66%까지 추가 상승했습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7% 수준이었는데 정말 빨리, 많이 오른 것이죠. 중국에서 3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2.0으로 전달(50.2)과 예상(49.3)을 크게 밑돌며 팬데믹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도 투자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게다가 뉴욕연방은행의 전 총재인 빌 더들리는 블룸버그 기고를 통해 증시에 경고를 날렸습니다. 제목부터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만약 증시가 떨어지지 않으면, Fed가 떨어뜨려야 한다"(If Stocks Don’t Fall, the Fed Needs to Force Them)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금융여건을 긴축시키는 게 핵심"이라며 그같이 주장했습니다. 그는 "다른 많은 나라와 달리 미국 경제는 단기 금리에 직접 반응하지 않는다. 모기지를 차입한 많은 미국인은 고정 금리의 장기 모기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많은 국가와 달리 많은 미국 가계는 상당한 양의 자산을 주식으로 갖고 있다. 주가는 그들이 지출 의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더들리는 "지금까지 Fed의 부양책 철회는 금융여건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 S&P 500지수는 1월 최고점에서 약 4% 하락한 상태이며, 10년물 금리도 2.5%에 불과해 물가상승률보다 훨씬 낮다는 겁니다. 그는 "금융여건은 긴축되어야 하고 저절로 긴축되지 않는다면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Fed가 시장에 충격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전날 2% 넘게 떨어진 나스닥은 이날 아침 1.2%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다우는 0.6%, S&P500 지수는 0.8% 내린 채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낙폭을 키웠습니다.
Fed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기 직전인 오후 1시 59분 다우는 0.6%, S&P500은 1.06%, 나스닥은 2.07% 하락한 상태였습니다. 회의록이 나오자 주가는 크게 요동쳤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발표 직후 2.9%까지 하락 폭을 키웠지만 금세 1.2%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오후 3시가 넘자 다시 낙폭은 커졌습니다. 결국, 나스닥은 2.22%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42%, S&P500 지수는 0.95% 내렸습니다. 지수가 방향성을 잡지 못한 건 회의록이 매파적이었지만, 희망적 신호도 일부 있었기 때문입니다. 브레이너드 발언으로 전날 예방주사를 맞았던 것도 이날 하락 폭이 더 커지지 않은 배경이 됐을 겁니다.
FOMC 회의록 내용을 요약해보겠습니다.
① 양적 긴축(QT) 상한선은 월 950억 달러
"FOMC 참가자들은 국채 600억 달러, 모기지 증권(MBS) 약 350억 달러 등 총 950억 달러를 월 최대 상한선으로 적절할 것이라고 동의했다. 이런 상한선은 시장 상황에 따라 3개월이나 그 이상의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몇몇 참가자는 더 높은 상한선 혹은 상한선이 없는 게 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는 월가가 예상해온 것(800~1000억 달러)과 거의 비슷합니다. 조금 높은 쪽이긴 하지만요. Fed는 2017년 첫 자산 감축을 시작했으며 당시 한 달 감축 한도는 100억 달러로 시작해 500억 달러까지 높였었습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매월 미 국채 600억 달러, MBS 300억 달러 등 900억 달러 감축을 예상했고,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 이코노미스트는 500억 달러와 300억 달러, 도이치뱅크는 600억 달러와 450억 달러를 예상했었습니다.
Fed는 현재 국채 5조7600억 달러(전체의 24%)와 MBS 2조7200억 달러(31%)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② 장기물 우선 감축+MBS 매각 고려
"대부분 참가자는 쿠폰 증권(2년~30년)을 먼저 상환하는 게 적절하리라 판단했다. 또 자산 감축이 잘 진행되면 MBS 매각을 고려하는 게 적절하다고 동의했다."
이것도 월가 예상과 비슷합니다.
③ 한 번 이상 50bp(1bp=0.01%포인트) 인상
"많은 참가자는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훨씬 상회하고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3월 회의에서 50bp 인상을 선호했다. 다만 다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불확실성에 비춰 25bp 인상이 적절하리라 판단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강해진다면 향후 한 번 이상의 50bp 인상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월가는 이 문구를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전쟁이 없었다면 3월 시작부터 50bp를 올릴 것이란 얘기니까 말입니다.
회의록은 매파적으로 해석됐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날 "3월 회의록은 Fed가 치솟는 물가와 싸우기 위해 아주 급하게 '중립'으로 가겠다는 Fed의 결단을 보여준다. 5월 회의부터 세 차례 연속으로 50bp씩 올릴 것으로 예상을 바꾼다. 그 이후에도 기준금리가 3.25~3.5%에 달할 때까지 회의 때마다 25bp 인상을 지속할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의 제임스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600억 달러의 국채와 350억 달러의 MBS 감축이 현실화하기 시작했다는 생각을 증시가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5월에 50bp 인상을 하고 6월에 50bp 추가 인상을 하면 더 현실화할 것이다. 확실히 주식에 대한 순풍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너스톤웰스의 션 반다지안 선임 투자 분석가는 "대차대조표 감축 속도를 빼고 가장 중요한 건 지난달에 50bp를 인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전쟁이 아니었다면 예상하지 못했던 50bp 인상을 시작으로 최소 세 번 연속 50bp 인상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분명히 Fed는 30년 내 가장 공격적인 긴축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오후 4시 30분께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3.9bp 오른 2.594%를 기록했지만, 2년물은 4bp 내린 2.490%로 거래됐습니다. 3월 회의록에는 "참가자들은 통화정책 기조를 신속히(expeditiously) 중립으로 전환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는 문구가 들어있었습니다. 이는 금리 인상+QT를 통해 빨리 통화정책이 경기를 부양하거나 위축시키지 않는 수준으로 전환하겠다는 말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QT가 한 번의 25bp 금리 인상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QT를 강하게 하면 한두 번 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다"라면서 "단기 금리는 내리고, 장기 금리는 오른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날 기준금리를 올해 225bp 추가 인상할 확률을 76% 이상으로 예측했습니다. 향후 여섯 번의 FOMC 회의가 남아있는 만큼 최소 세 번의 회의에서 50bp를 올리고, 나머지 세 번도 25bp씩 인상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지난달 25bp 올린 걸 고려하면 올해 한 해 모두 250bp를 올린다는 것인데요. Fed가 1년 동안 250bp 이상을 올린 적은 1994년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이렇게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 경기는 둔화할 것입니다. 전날 도이치방크의 매튜 류제티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Fed의 공격적 긴축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주가의 펀더멘털인 기업 이익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CNBC의 밥 피사니 주식평론가는 "1분기 실적은 좋을 것 같다. 2분기도 여전히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3, 4분기는 걱정이 된다. 지금 3,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더 높아졌다. 1분기 어닝시즌에 기업들의 부정적 가이던스를 듣게 된다면 큰 폭의 이익 추정치 하향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증시에서는 경기 사이클 후기의 모습이 또다시 뚜렷이 드러났습니다. 사이클 초기에 주목받는 기술 업종은 2.55% 하락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지분 인수로 이틀 연속 오른 트위터는 0.4%, 머스크의 테슬라는 4.2% 내렸습니다. 엔비디아가 5.9% 떨어지는 등 반도체 주들도 급락했습니다. 리비안은 올해 1분기 전기차 생산 및 인도 물량이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소식에도 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사이클 후기에 강세를 보이는 유틸리티, 헬스케어, 부동산, 필수소비재 등은 올랐습니다. 월마트는 2.3%, 존슨앤드존슨은 2% 올랐고 코카콜라와 프록터앤갬블 같은 필수소비재도 1% 이상 상승했습니다. 회의록에서는 일부 비둘기파적인 부분도 발견됐습니다. 대차대조표 감축은 즉각 5월부터 월 950억 달러 규모로 실시되는 건 아닙니다. ING는 "5월에 300억 달러 규모로 시작해 9월에나 950억 달러씩 감축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생명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월에 360억~380억 달러로 시작해 몇 달에 걸쳐 꾸준히 950억 달러까지 상한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는 예상보다 완화적"이라면서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회의록이 발표된 뒤에도 증시가 더 크게 하락하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참가자들이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걱정하는 듯한 모습도 회의록에서 발견됐습니다. "회의 기간 미 국채, 미국 주식, 원유 시장에서 시장 깊이가 악화하였다"라고 적시한 것입니다.
시장 일부에선 여전히 Fed가 그렇게 강하게 긴축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BMO의 이안 링젠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만약 신속하게 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올린다면, 경기 둔화가 또다시 낮은 기준금리를 요구하기 직전까지 얼마나 이번 사이클이 지속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ING는 "Fed가 급속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경제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는 정책 실수의 가능성이 커졌다"라면서 "Fed가 다시 금리를 낮추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Fed가 그렇게 앙망하는 대차대조표 감축도 내년 말이면 종료해야 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내년 침체가 올 것이란 예측도 월가에서는 아직 소수입니다. JP모간은 "경기 침체가 가능하지만 그럴 것 같지 않은 이유"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켰고 금리 상승에 따라 모기지 금리가 치솟자 주택 구매는 꺾였다"라고 위험 요인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공급망 혼란은 조금씩 줄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경기 침체를 촉발할 수 있는 명백한 불균형이 미국 경제에 없는 상황이라고 봤습니다. 소비자와 기업이 모두 건전한 재무제표를 갖고 있다는 겁니다. 노동시장은 강력하고 실업률도 역사적으로 낮다며 경기 침체보다는 작년의 엄청난 수준의 성장 속도가 좀 둔화하여 장기 추세를 약간 밑돌게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TS롬바드는 "미국의 경기 침체는 실질 금리가 마이너스일 때는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질 금리는 지금도 마이너스 상태인데요. 이는 여전히 많은 돈이 풀려있다는 뜻입니다. TS롬바드는 "모든 침체는 성장을 억제하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높은 실질 금리가 필요하며 이는 오늘날의 경제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라면서 "현재의 경제 데이터를 살펴봐도 경제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경기 침체를 알리는 신호는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영원한 낙관론자'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회의록은 꽤 매파적이었다. 우리는 그만큼 나쁜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긍정적으로 보는 게 있다.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이 매우 적다는 것이다. 기관들은 거의 상당히 심각한 경기 위축 수준으로 포지션을 줄여놓았다. 팬데믹 직후인 2020년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래서 만약 덜 나쁜 뉴스가 나온다면 이들은 다시 위험 선호로 돌아서고 주식 매수에 나설 것"이라면서 "여전히 올해 바닥은 지난 1분기에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