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의 ‘백토서팁’과 동일한 물질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경북 소재 벤처기업 바이오파머는 이화여대 약대로부터 ‘전환성장인자β(TGF-β)' 저해제를 기술도입했다. 메드팩토가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백토서팁과 동일한 물질이다. 바이오파머는 TGF-β 저해제로 암이 아닌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한다는 계획이다.

메드팩토와 바이오파머간 지적재산권(IP) 충돌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양사의 설명이다. 이화여대로부터 기술도입 당시 각사가 개발하려는 의약품의 적응증을 특정했기 때문이다. 메드팩토는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바이오파머는 일부 자가면역질환으로 적응증으로 한정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

메드팩토를 비롯해 많은 글로벌 제약사들이 TGF-β 저해제를 면역항암제로 이용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종양미세환경이 분비하는 TGF-β가 면역세포의 활성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TGF-β를 저해하면 면역세포들의 활성을 높여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드팩토는 TGF-β 저해제 백토서팁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다수 병용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TGF-β는 신호전달 체계가 복잡하고 기능도 다양한 사이토카인이다. TGF-β를 저해하는 신약이 아직까지 시장에 나오지 못한 것도 복잡한 신호전달 체계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TGF-β는 신체 내 어떤 환경에서 작용하느냐에 따라 면역을 활성화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억제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바이오파머는 메드팩토와는 반대로 접근한다. TGF-β 저해물질을 이용해 자가면역질환이 발생한 환경에서 면역활성을 낮춘다는 전략이다.

바이오파머는 서울대 약대 출신으로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원료의약품분과위원회 위원이기도 한 김원묵 대표가 2019년 설립했다. 간암 치료 후보물질(ABP-101)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지사제 원료로 쓰이는 벤토나이트에 간암 치료 후보물질을 분자 상태로 실어 전달하는 방식이다. 바이오파머는 최근 한국투자파트너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