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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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받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향해 “약자 코스프레를 한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유 전 이사장이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으로 재판받으러 나와서 또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 검사장은 8일 입장문을 내고 “거짓말해서 잘못했고 무거운 책임을 지겠다고 절절하게 공개 사과까지 한 유 전 이사장이 이제 와서 ‘후회가 없다’고 말을 바꿨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전날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유튜브에서 의혹을 제기한 건 한 검사장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의식하고 뭘 한 적도 없다”며 “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처벌받아도 어쩔 수 없고, 제가 한 일에 후회는 없다. 다시 그런 상황이 생겨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은 “유시민 씨가 허위사실 유포한 시점에 그는 ‘말 한마디로 KBS 법조팀을 해체해버린 절대강자’였고, 저는 ‘조리돌림당하고 집단 린치당하던 사냥감’이었다”며 “유 전 이사장은 몰라서 실수한 게 아니라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구속되니 그 여세를 몰아 저를 감옥에 보내려고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당일 오전 일부러 방송에 출연해 계획적으로 해코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검사장은 이어 “절절하게 공개 사과까지 한 유시민 씨가 이제 와서 ‘후회가 없다’고 말 바꾸고, 시점을 뒤섞어 ‘약자 코스프레’하는 게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와 이후 언론 인터뷰 등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한 검사장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유 전 이사장은 지난해 1월 22일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자신의 주장이 허위였음을 인정했다.

한 검사장은 이날 유 전 이사장에 대해 사과도 요구했다. 그는 “어제 유시민 씨는 제가 ‘조사도 받지 않고 무혐의 처리되었다’고 또다시 공개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으로 재판받으러 나와서 또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단 유시민 씨가 사과할 것을 요구한다”며 “사과 여부에 따라 법적조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