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20조인데 전기요금 동결…한전 주가 전망도 '부정적'
한국전력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전기 요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다.

8일 한전은 0.23% 오른 2만2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윤 당선인이 탈원전 정책을 폐지할 것이란 기대에 한때 2만5000원을 넘었던 주가는 인수위에서 전기요금을 동결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자 빠르게 떨어졌다. 지난 4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전기요금 동결을 직접 언급한 이후에는 2만2000원대까지 하락했다.

한전의 올해 적자는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 상승 등으로 전기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계속해서 올라가는데, 전기를 파는 금액은 그대로여서 적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한전의 전기 생산 비용인 전력도매가격(SMP)은 지난달 1kWh당 192.75원이었지만, 전력 판매 단가는 1kWh당 108.1원이었다. 1kWh의 전기를 팔때마다 84.65원씩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적자 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긴 힘들거란 관측이 나온다. 인수위는 물가 상승 억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적어도 올해와 내년엔 전기요금 인상이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 운영 개선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제외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부는 인수위에 발전용 연료의 세율 인하, 발전 비용 과다 정산요인 제거, 석탄상한제 탄력시행 등의 방안을 보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부가 제시한 대안들이 한전 적자를 축소시키는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국민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선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