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제약사 재즈파마슈티컬이 워울프테라퓨틱스에서 개발하던 항암제 후보물질 'WTX-613'의 상업화 권리 등을 인수했다. 전임상 단계인 이 항암제 개발에 성공하면 재즈가 워울프에 지급하는 비용만 1조5000억원에 이른다.

재즈는 인터페론 알파를 활용한 항암제 후보물질인 워울프의 WTX-613 개발권을 확보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고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재즈는 WTX-613의 글로벌 개발권과 상용화 권리 등을 갖게 된다. 계약금은 184억원(1500만달러)으로 상업화 단계에 따라 워울프는 최대 1조5000억원(12억6000만달러)을 받을 수 있다. 재즈는 WTX-613를 통해 첫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WTX-613는 아직 전임상 단계인 초기 후보물질이다. 재즈는 내년께 미 식품의약국(FDA)이 WTX-613 임상시험을 위한 IND를 신청할 계획이다. WTX-613는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인터페론 알파(IFN⍺2b) 치료제다. 암과 싸우는 면역세포의 인터페론 알파 수용체를 자극해 종양미세환경에 영향을 주는 기전의 치료제다.

지난해 12월 워울프는 미국혈액학회(ASH)에서 이 후보물질을 활용해 암이 자라는 것을 막고 암과 싸우는 NK세포와 CD8+세포 반응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워울프는 WTX-613를 활용해 암 환자의 면역반응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난치성 암 환자나 면역 반응이 떨어진 암 환자에게 단독으로 쓰거나 면역관문억제제 등과 병용 요법으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워울프는 이번 계약을 통해 WTX-613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후보물질의 개발권을 재즈 측에 맡기면 후속 파이프라인인 'WTX-124'과 'WTX-330' 개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WTX-124는 인터루킨-2, WTX-330는 인터루킨-12를 활용한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두 치료제 모두 올해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미 매사추세츠에 있는 워울프는 지난해 4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바이오기업이다. 몸 속 면역 기능을 자극하는 분자 설계를 위한 프레데터(PREDATOR)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