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완벽한 부모' 꿈꾸는 그대, 번아웃으로 가는 지름길
누구나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 한다. 언제나 아이에게 넘치는 애정을 주는 부모, 아이가 마음껏 개성을 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주는 부모가 되기를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건강이나 직장 문제, 부부 갈등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모든 부모가 언제나 ‘이상적인 부모’가 될 수는 없다. 사회가 바라는 부모의 모습, 또는 개인이 바랐던 부모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좌절감이나 죄책감이 들기 쉽다. 누구나 ‘번아웃’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부모 번아웃》은 부모가 번아웃에 빠지는 원인은 무엇인지,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고,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 책이다. 벨기에 루뱅가톨릭대 심리학부 교수인 모이라 미콜라이자크와 이자벨 로스캄이 함께 썼다.

저자들은 ‘부모 번아웃’을 네 가지 증상을 보이는 증후군으로 규정한다. 양육 스트레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신체적·감정적 탈진’ 현상, 부모 노릇을 할 만큼 해서 더는 못 하겠다는 ‘포화’ 현상, 아이에게 점점 무관심해지는 ‘정서적 거리 두기’ 현상, 예전의 모습과 비교해 지금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자기 대조’ 현상이다. 이런 증후군은 아이의 질병이나 장애 발생 같은 상황적 요인이나 부모의 완벽주의 성향 또는 예민한 성격 같은 개인적 요인 등이 얽혀 나타난다. 저자들은 이런 복합적인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완벽한 부모가 돼야 한다’는 압박감을 꼽는다. “부모니까 당연히 뭐든 잘해야 한다”며 자신을 옥죄는 태도가 번아웃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완벽한 부모는 오히려 아이에게 해롭다”며 “아이는 부모의 부족함 속에서 자신을 만들어 나간다”고 말한다.

책 후반부에는 ‘부모 번아웃’을 예방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심리학적 처방전과 실천법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양육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고민하는 독자라면 도움이 될 만하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