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올해 직원 임금을 8% 넘게 인상했다. 신입사원 초봉도 지난해보다 300만원 많은 4900만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낸 LG전자가 우수 인재의 이탈을 막기 위해 파격적인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LG전자 노동조합은 전날 2022년도 임직원 평균 임금 인상률을 8.2%로 결정했다. 평균 임금 인상률은 기본 인상률에 고과별 인상률을 합한 것이다. 개인별 임금 인상 폭은 고과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선임과 책임 직급의 초임은 지난해보다 각각 300만원과 250만원 많은 5800만원과 7350만원으로 결정됐다. 복지 혜택도 많아졌다. LG전자 노사는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격년마다 지원해온 임직원 배우자 종합검진을 매년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LG전자 직원 사이에선 2년 연속 ‘역대급 임금 인상’이 이뤄진 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2018~2020년 3년간 LG전자 임금 인상률은 연 4% 안팎이었다. 경쟁사에 비해 인금 인상폭이 작다 보니 우수 인재가 이탈하는 일이 잦았다. LG전자가 ‘지갑’을 연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임직원 평균 임금을 9% 올렸다.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대 인상폭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 사기를 높이고 임금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올해도 임금 인상이 이어져야 한다는 노사 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성과를 내면 보상이 따른다”는 LG그룹의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전자는 올 1분기 매출 21조1091억원, 영업이익 1조8801억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LG전자의 파격적인 임금 인상이 동종 업계는 물론 경제계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주요 대기업 노조가 LG전자의 임금 인상 폭을 내세우며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에선 같은 LG그룹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등이 올해 임금 협상을 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