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긴축 우려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며 혼조세를 보였다.

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7.55포인트(0.40%) 오른 34,721.1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93포인트(0.27%) 떨어진 4,488.28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86.30포인트(1.34%) 밀린 13,711.00으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번 주 모두 하락세를 보였으며,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4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연준은 이르면 오는 5월부터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양적 긴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며, 축소 규모는 이전보다 많고 속도도 더 빨라질 전망이다.

또한 앞으로 여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이전보다 큰 폭인 50bp로 인상해 긴축 강도를 높일 가능성도 커졌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전날 연준이 인플레이션 싸움에서 뒤처져 있다며 올해 기준금리를 3.5% 부근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긴축 우려에 10년물 국채금리는 6거래일 연속 상승해 이날 2.7%까지 올랐다.

이는 2019년 3월 이후 최고치다.

다음 주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대한 경계는 커지고 있다.

금리는 이번 주에만 30bp(=0.30%포인트)가량 올랐고, 지난 5주 중 4주간 상승했다.

금리 상승으로 나스닥 100지수를 추적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는 이날 1.4% 하락했고, 올해 들어 12%가량 떨어졌다.

이번 주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기술주의 하락률이 거의 4%로 가장 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도 지속됐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를 포함하는 5차 대러시아 제재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부터 모든 형태의 러시아 석탄의 EU 수입이 금지되며, VTB 은행을 비롯해 러시아의 주요 4개 은행과의 모든 거래도 금지된다.

러시아 선적으로 등록된 선박의 EU 항구 입항이 금지되며 제트 연료, 양자 컴퓨터, 첨단 반도체, 고성능 전자 기기, 소프트웨어 등의 러시아 수출이 금지되며, 시멘트, 고무 제품, 목재, 비료, 해산물, 주류 등을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것도 금지된다.

러시아의 공격은 계속되고 있고, 그에 따른 희생도 늘고 있다.

이날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기차역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단일 공격에 의한 민간인 피해 규모로는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최악의 참사 가운데 하나라고 우크라이나 정부는 밝혔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기술, 임의소비재, 통신 관련주가 하락했고, 에너지와 금융, 헬스, 자재(소재), 필수 소비재 관련주가 상승했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 트럭 생산이 내년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3% 하락했다.

사이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주가는 미 국방부와 협력할 수 있는 주요 권한을 승인받았다는 소식에 0.5% 상승했다.

로빈후드의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투자 의견을 '매도'로 내렸다는 소식에 7%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의 긴축이 빨라질 수 있어 주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마니시 대시팬드 미 주식 전략 팀장은 CNBC에 "이례적으로 빠른 금리 인상 사이클은 과거 연준이나 대다수 경제학자가 주장해온 '일시적 인플레이션' 발언은 너무나 낙관적이었음을 보여준다"라며 "연준이 추세에 뒤처진 이후라 이제는 공격적으로 따라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대시팬드 팀장은 "우리는 여전히 조심스러우며 (시장의)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이타워의 스테파니 링크는 CNBC에 "우리는 박스권에 있으며, 당분간 이런 식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우리가 처리해야 할 미지의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78.8%로 나타났다.

6월 회의에서 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55.8%, 75bp 인상할 가능성은 31.5%를 기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9포인트(1.81%) 하락한 21.16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