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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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시한 '실력 우선' 인사 기준에 가장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33년 동안 경제관료로 일하면서는 '최연소' 타이틀을 늘 달고 다녔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2016년 정계 입문 이후에는 남다른 정무감각으로 각종 문제를 해결해왔다. 윤 당선인과 탄탄한 신뢰 관계를 구축한데다 새 정부의 공약 및 국정운영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정치권 관계자는 전했다. 추 후보자가 지휘하는 기재부에 지금보다 더 많은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거시·금융 모두 통달한 경제통


행정고시 25회 출신인 추 후보자는 경제기획원(EPB)에서 초기 경력을 쌓았다. 물가정책국, 경제기획국, 경제정책국 등에서 사무관으로 일했다. 1999년 세계은행(IBRD)에 파견됐고, 2006~2009년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했다.

금융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은행제도과장, 금융정책과장을 지내며 카드사태와 외환은행 매각 실무를 담당했다. 2011~2013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면서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주도했다.

이후 기획재정부 1차관을 맡아 남다른 정책 조정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동산 정책 등 여러 부처가 얽혀 있는 정책을 여러 차례 깔끔하게 조율, 정리해 관료 사회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을 끝으로 관료생활을 마무리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관료들은 "업무 처리가 치밀하고 성과를 선후배에게 돌려 내부 신망이 두터웠다"고 전했다. 일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성실하면서 성품은 온화하다는 평가가 많다. 은행제도과장 시절 직원 설문조사에서 '가장 닮고 싶은 상사'로 뽑히기도 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소통을 하고, 함께 일하는 직원을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재부 1차관 시절에는 직원들의 정신건강을 점검하는 '힐링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2014년 국무조정실장 시절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당시 야당 보좌관들과 오찬간담회를 열어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적도 있다.

文정부 정책 저격수 역할도


국회에 진출한 이후에는 문재인정부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는 데 앞장섰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무리한 근로시간 단축(주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의 문제점을 거듭 꼬집었다. 주52시간 근무제 보완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문재인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문제제기 했다.

입법 활동도 활발히 했다. 현 정부가 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 상법을 처리하자 국내 기업에게 경영권 방어 수단인 차등의결권 등이 담긴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중소·중견기업 오너의 상속 및 증여세 부담을 낮춰 가업승계가 가능하게끔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내놓은 적도 있다. 그는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는 '퇴임의 변'을 통해 "경제를 살리고 경제강국을 만들기 위해 정치권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의 정치력을 인정하는 정치권 관계자들도 많다. 대선 기간 중 윤 당선인(당시 후보)과 이준석 당 대표의 갈등이 계속되자 추 후보자는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가장 먼저 이 대표의 사퇴를 요청하기도 했다. 추 후보자의 발언은 윤 당선인과 이 대표의 갈등을 봉합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는 게 중론이다.

'막강 기재부' 시대 여나


관가에서는 추 후보자가 부총리가 되면 기재부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엘리트 관료 출신인데다 윤 당선인의 '무한 신뢰'를 받고 있는 핵심 측근이 수장으로 오기 때문이다. 추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Y노믹스'를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현역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활용해 여당과 관계도 보다 수월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