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이 계속되자 국제 사회가 제재와 견제의 끈을 조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디폴트(채무 불이행) 직전 단계로 강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한 기차역을 폭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군은 도네츠크주 북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의 기차역을 토치카-U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포격했다. 이 포격으로 피란 중이던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최소 50여 명의 민간인이 사망했고 300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단일 공격에 의한 민간인 피해 규모 기준으로 지난 2월 24일 개전 이후 최악의 참사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인근 마카리우에서도 러시아가 약 132명의 민간인을 집단학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글레다르와 노보미하일롭카에서도 포격이 이어지며 민간인들이 사망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당시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한 장성을 새 야전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첫 야전 사령관으로 임명된 알렉산드로 드보르니코프 남부군 사령관은 2015년 시리아의 민간 지역을 폭격하고 병원을 조준사격했다는 의심을 받는 인물이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피해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국제 사회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통해 러시아의 공세에 맞대응하고 있다. 9일 키이우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120대와 새로운 대함 미사일의 추가 지원을 약속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을 서두르겠다고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우크라이나에 기존에 지원한 것보다 더 위력이 강한 무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를 공급하는 데 주저하던 과거와 달라진 모습이다.

러시아의 국가 부도가 임박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S&P는 8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기존 ‘CC’에서 디폴트 직전 단계인 ‘SD’로 강등시켰다. 지난달 17일 ‘CCC-’에서 ‘CC’로 강등한 지 3주 만이다. S&P는 “조만간 대러 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촉구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