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이 10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장수연이 10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투어 데뷔 10년을 맞는 베테랑 장수연(28)은 ‘막판 뒤집기’의 명수다. 지금까지 거둔 총 세 번의 우승 모두 역전으로 따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발동’이 걸린 장수연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10일 롯데스카이힐 제주CC(파72·6395야드)에서 열린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장수연이 다시 한번 ‘뒤집기’에 성공했다. 3타 차 공동 4위로 출발한 그는 이날 4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했다. 2017년 9월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 우승 뒤 4년7개월 만에 거둔 통산 네 번째 우승이다. 올 시즌 ‘개막전 여왕’과 ‘역전의 여왕’ 타이틀도 함께 안았다.

장수연은 전날 마지막 홀(파5)에서 이글을 잡은 기세를 이날 1번홀 버디로 이어갔다. 선두를 달리던 이소미(23)가 후반 들어 주춤한 사이 장수연은 15번홀(파5) 버디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다시 한번 맞이한 18번홀에서 장수연은 승부수를 던졌다. 과감하게 공략한 두 번째 샷이 215m를 날아 그린에 안착하면서 이글 찬스를 만들어냈다. 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나가며 이글은 놓쳤지만 버디로 연결해 1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2연승을 노린 이소미는 한때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지만 후반 들어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장수연의 추격을 허용했다. 먼저 경기를 끝낸 장수연에게 1타 차 뒤져 있던 상황, 이소미 역시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정조준했지만 그린 주변 러프에 빠졌다. 어프로치에서도 실수가 나오면서 결국 파를 기록해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 대회는 장수연이 2016년 생애 첫 승을 거둔 곳이다. 그때도 역전승이었다. 그는 “생애 첫 승을 올린 곳이어서 자신 있게 플레이한 게 큰 효과를 냈다”며 “오랫동안 우승이 없었는데도 믿고 기다려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