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SK증권, 지난해 전산장애로 금융민원 폭증
지난해 국민·농협은행을 비롯해 은행권의 금융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공모주 상장일 터진 전산 장애로 투자자 불편을 초래한 한화투자증권과 SK증권 등 증권사들에 대한 민원도 급증했다.

금감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2021년도 금융민원 및 상담동향'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에 접수된 전체 금융민원은 8만7197건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보험(전년 대비 -5.1%)과 카드·상호금융·저축은행·대부업(-12.1%)에서는 민원이 줄었지만 은행(1.2%)과 금융투자(19.2%)는 늘었다.

먼저 은행에서는 여신(27.2%), 보이스피싱(11.7%), 예적금(11.5%), 방카슈랑스·펀드(3.3%), 인터넷·폰뱅킹(3.2%) 등 유형에서 금융민원이 주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 10만명당 환산민원 건수 기준으로 국민(6.9건·전년 대비 19%↑), 농협(6.8건·47.8%↑), 신한(6.8건·1.5%↑), 기업(6.4건·33.3%↑), 우리(6.3건·0%), 하나(5.9건·21.3%↓), SC제일(5.0건·2.0%↓), 카카오뱅크(2.4건·14.3%↑) 등 순이었다.

금감원은 각 금융회사 간 영업 규모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고객 및 계좌 수 등을 반영한 환산민원 건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증권사는 공모주 상장일 HTS·MTS 접속량이 폭주하면서 시스템 처리가 지연된 데 따른 민원이 급증했다. 금융투자회사에 대한 전체 민원(9168건) 가운데 내부통제·전산장애 관련 민원이 전체의 44.6%를 차지했다. 이어 주식매매(12.8%), 수익증권(11.2%), 파생상품 매매(0.8%) 등 순이었다.

주요 증권사별로는 한화투자증권(26건·전년 대비 1900%↑)과 SK증권(17.9건·713.6%)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며 이어 대신(10.9건·12.4%↑), 신한금융투자(5.6건·32.5%↓), 미래에셋(3.9건·50.0%↑), NH투자(2.7건·71.9%↓), 삼성(2.5건·19.4%↓), 한국투자(2.3건·37.8%↓), 키움(1.9건·55.8%↓)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머지포인트 환불 중단 사태 등으로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민원은 총 974건으로 27.1% 급증했으며 보험사들 중에서는 지배구조 불안과 실적 악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KDB생명(168,4건)과 MG손해보험(43.5건)이 각각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업계에서 작년에 이어 '금융민원 1위' 불명예를 안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3월 금융소비자법 시행으로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 비중이 소폭(13.5%→11.5%)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보이스피싱이나 유사투자자문업체 관련 피해 민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