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친구 목록부터 위성 정보까지...금융권의 대체데이터 확보 경쟁[한경 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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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서비스 시작한 신한은행
"사업자, 라이더 데이터 확보"
대출시 SNS 정보 활용하는 렌도
약관 꼼꼼히 읽는지 살피는 獨 핀테크
"사업자, 라이더 데이터 확보"
대출시 SNS 정보 활용하는 렌도
약관 꼼꼼히 읽는지 살피는 獨 핀테크
신한은행은 현재 ‘땡겨요’라는 배달 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까진 강남·서초·송파·광진·관악·마포 등 서울 6개 구에서 배달 서비스를 하다가 이달 서울 전 지역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은행이 다소 생뚱맞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배달 앱을 통해 음식점주와 배달 라이더, 소비자 관련 다양한 데이터를 손에 넣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1월 땡겨요에 입점한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인 ‘땡겨요 사업자대출’을 출시했다. 단순히 매출액만으로 사업자의 대출 여력을 평가하는게 아니라 매출 흐름, 단골 비중, 소비자 반응(리뷰)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 토스가 작년 타다를 인수한 것도 모빌리티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란 평가다. 배달이나 모빌리티 같이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이터는 특히 활용가치가 좋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비금융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금융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 렌도는 고객의 페이스북 등 SNS 정보를 대출 심사에 활용한다. SNS 친구들이 대부분 신용도가 높다면 해당 고객도 유리한 대출 조건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연체율이 높은 친구들이 주위에 많다면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누구랑 친하게 지내는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이 돈 떼어먹을 가능성이 어떤지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차원에서다.
성실한 사람이라면 상환 의지나 능력이 높을 것이다. 성실한 사람은 대개 꼼꼼한 성격을 지녔다. 이에 독일의 핀테크 업체 크레디테크는 대출 수요자의 성실도를 파악하기 위해 대출 약관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마우스 스크롤 기록 등을 통해 약관을 세심하게 확인하거나 대출 신청서를 자세하게 작성했다면 신용도를 올려주는 식이다.
투자 과정에서도 대체 데이터는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매출이나 순이익 등 전통적인 재무지표뿐 아니라 SNS 언급 횟수, 기후 정보 등을 비중있게 살펴보는 글로벌 헤지펀드가 늘고 있다. 오비탈 인사이트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원유 재고량 등을 파악하는 회사다. 원유 탱크에 드리운 그림자 크기를 측정해 탱크의 규모와 저장량 등을 계산한 후 원유 가격을 예측한다. 주차장 자동차 주차 대수로 쇼핑몰 방문자 수를 살펴보기도 한다.
미국 로펌 로웬슈타인 샌들러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운용사들의 대체데이터 관련 지출액은 2016년 2억3000만달러에서 2020년 17억달러로 급증했다. 또한 주요 헤지펀드의 82%가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 대체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금융사들은 규제 때문에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일반 기업은 고객 동의시 영업목적으로 고객 정보를 자회사와 공유할 수 있으나 은행은 그럴 수 없다. 은행들은 비금융 사업에 진출하기도 어려워 비금융 데이터 접근성도 떨어진다. 소위 빅테크 기업들과의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다.
은행연합회 측은 “넷플릭스가 성공을 거둔 것은 단순히 좋은 콘텐츠가 있어서가 아니라 막대한 고객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줬기 때문”이라며 “데이터 확보를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를 일부 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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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 1월 땡겨요에 입점한 개인사업자 전용 상품인 ‘땡겨요 사업자대출’을 출시했다. 단순히 매출액만으로 사업자의 대출 여력을 평가하는게 아니라 매출 흐름, 단골 비중, 소비자 반응(리뷰) 등 다양한 지표를 활용할 수 있다. 토스가 작년 타다를 인수한 것도 모빌리티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란 평가다. 배달이나 모빌리티 같이 일상 속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데이터는 특히 활용가치가 좋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도 비금융 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한 금융사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 렌도는 고객의 페이스북 등 SNS 정보를 대출 심사에 활용한다. SNS 친구들이 대부분 신용도가 높다면 해당 고객도 유리한 대출 조건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연체율이 높은 친구들이 주위에 많다면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누구랑 친하게 지내는지를 살펴보면 그 사람이 돈 떼어먹을 가능성이 어떤지도 가늠해볼 수 있다는 차원에서다.
성실한 사람이라면 상환 의지나 능력이 높을 것이다. 성실한 사람은 대개 꼼꼼한 성격을 지녔다. 이에 독일의 핀테크 업체 크레디테크는 대출 수요자의 성실도를 파악하기 위해 대출 약관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지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마우스 스크롤 기록 등을 통해 약관을 세심하게 확인하거나 대출 신청서를 자세하게 작성했다면 신용도를 올려주는 식이다.
투자 과정에서도 대체 데이터는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매출이나 순이익 등 전통적인 재무지표뿐 아니라 SNS 언급 횟수, 기후 정보 등을 비중있게 살펴보는 글로벌 헤지펀드가 늘고 있다. 오비탈 인사이트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원유 재고량 등을 파악하는 회사다. 원유 탱크에 드리운 그림자 크기를 측정해 탱크의 규모와 저장량 등을 계산한 후 원유 가격을 예측한다. 주차장 자동차 주차 대수로 쇼핑몰 방문자 수를 살펴보기도 한다.
미국 로펌 로웬슈타인 샌들러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운용사들의 대체데이터 관련 지출액은 2016년 2억3000만달러에서 2020년 17억달러로 급증했다. 또한 주요 헤지펀드의 82%가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 대체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내 금융사들은 규제 때문에 데이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일반 기업은 고객 동의시 영업목적으로 고객 정보를 자회사와 공유할 수 있으나 은행은 그럴 수 없다. 은행들은 비금융 사업에 진출하기도 어려워 비금융 데이터 접근성도 떨어진다. 소위 빅테크 기업들과의 ‘기울어진 운동장’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다.
은행연합회 측은 “넷플릭스가 성공을 거둔 것은 단순히 좋은 콘텐츠가 있어서가 아니라 막대한 고객데이터를 확보해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해줬기 때문”이라며 “데이터 확보를 제약하는 과도한 규제를 일부 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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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