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납품단가연동제를 조속히 도입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해 생산할수록 손해가 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수도권 레미콘업계를 비롯해 알루미늄 창호·철근 콘크리트업계는 주요 건설사들이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계속 납품 단가를 올리지 않을 경우 조만간 공급을 중단하겠다고도 선언했다.

11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여성경제인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전국철근콘크리트연합회 등 18개 중소기업단체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 납품단가 제값 받기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납품 가격 현실화를 요구했다.

중기중앙회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올 3월 기준 원자재 가격은 2020년보다 평균 51.2% 올랐다. 하지만 원자재값 상승분이 납품 단가에 반영된 중소기업은 전체의 4.6%에 불과했다. 중소기업들은 향후 원자재가 인상분이 납품 대금에 반영되지 않을 경우 △생산 감축(41.9%) △일자리 축소(32.9%) △공장 폐쇄(9.6%) 등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시멘트 가격이 지난 2월 19% 인상됐고 모래 자갈 등 골재 가격과 유류비, 운반비 모두 급격하게 올라 20%가량의 가격 인상 요인이 생겼다”며 “건설사가 레미콘 가격 인상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어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건설업계가 이달 말까지 인상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알루미늄창호(커튼월)업계를 대표하는 창호커튼월협회의 유병조 회장도 “건설사와의 계약 기간은 1~3년인데, 창호·커튼월 프레임의 주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은 두 배가량 폭등해 엄청난 손실을 떠안고 있다”며 “공급 중단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거들었다.

강성진 청송건설 대표는 “치솟고 있는 건설자재비가 반영되지 않으면 철근 콘크리트업계 역시 현장 셧다운이나 폐업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