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별 후보 난립한 교육감 선거…단일화가 승패 가를 듯
전국 초·중·고교 예산과 교사 인사권을 쥐고 있어 ‘교육 소(小)통령’으로 불리는 교육감 선거는 진보와 중도·보수 각 진영에서 여러 후보가 난립하는 모양새다. 그런 만큼 단일화 성사 여부가 선거 향방을 가를 ‘키’가 될 전망이다.

서울교육감 선거에는 진영별로 3~4명의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진보 진영에선 조희연 현 서울교육감이 3선 도전에 나선다. 서울교육감 중 첫 재선 교육감인 그는 지금까지 나온 모든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최보선 새로운대한민국교육포럼 대표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도 이번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전례를 볼 때 지지율이 높은 조 교육감으로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도·보수진영은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교추협)는 조전혁 서울시 혁신공정교육위원장을 중도·보수진영 단일 후보로 선출했다. 그러나 조영달 서울대 교수가 선출인단 모집 방식 등에 이의를 제기하며 중도를 표방하는 서울교육리디자인본부에 별도로 후보 등록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까지 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판도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 전 장관은 “이달 말까지 2차 단일화를 성공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교육감 선거에는 임태희 전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16~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이명박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맡았다. 진보진영에선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김거성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송주명 경기도 민주주의학교 상임대표, 이종태 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장 등이 단일화를 두고 경합 중이다. 3선 출마를 고심하던 이재정 현 경기교육감은 지난달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수도권 교육감 선거의 최대 변수는 단일화 여부다. 2018년 서울교육감 선거 당시 보수진영에서 박선영, 조영달 후보가 출마해 각각 36.2%와 17.3%를 득표했지만 46.6%를 얻은 진보 단일 후보인 조 교육감에게 패배했다. 2010년과 2014년에도 보수 후보가 난립해 단일화에 성공한 진보 후보가 당선됐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