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를 편입하지 않는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가치투자 대가’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이 운용하는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가 대표 사례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는 최근 1년 -0.5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3100선에서 2700까지 하락할 동안 주가가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
다른 펀드들은 대부분 떨어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최근 1년 동안 평균 11.34%의 손실을 냈다.
강방천 펀드의 특징은 삼성전자 대신 LG전자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코리아리치투게더 편입 1위 종목은 LG전자 우선주다. 편입 비중이 9.83%에 달한다. 2~5위는 차례대로 하이브(7.67%), 카카오(7.52%), 미래에셋증권2우B(6.82%), 현대차2우B(6.64%)다.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도 10위권에 없다. 6~10위는 차례대로 원티드랩(4.87%), LG이노텍(3.82%), CJ제일제당우(3.42%), 효성티앤씨(2.8%), SK(2.69%)다.
강방천 회장이 삼성전자를 보유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비중이 20~30%를 차지하기 때문에 종합주가지수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 펀드 성격에 맞지 않다는 얘기다.
산업의 중심이 스마트폰에서 자율주행·전기차 등으로 이동하면서 초미세 반도체의 중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LG전자에 주력하는 이유는 전장 분야에서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글로벌 가전업체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LG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다. 글로벌 고급 가전업체들은 평균은 20배에 거래된다.
카카오에 투자하는 이유는 메신저 1위 업체로서 플랫폼의 확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업이 안정화될 경우 영업이익률이 3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 실적 기준 카카오의 영업이익률은 9.69%로 네이버(19.4%)의 절반 수준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