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도 적자…의료 AI 진단기업, 해외 진출·사업 다각화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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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 3사 2021년 적자 지속
사업 다각화로 매출 확대 추진
사업 다각화로 매출 확대 추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의료 보조진단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영업적자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15일 각사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의료 AI 보조진단 상장 3사는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제이엘케이 뷰노 딥노이드 등은 각각 74억원 178억원 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제이엘케이의 영업적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뷰노와 딥노이드는 적자폭을 더 늘렸다.
매출 역시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제이엘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38억원으로 2020년 약 45억원 대비 감소했다. 딥노이드는 2020년의 10억원보다 약 1억원 줄었다. 그나마 뷰노가 의료장비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서 2020년 12억원 대비 약 80% 증가한 22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의료 AI 진단에 대한 세계적 수요와 관심이 커지며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장 초기로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직이다.
국내 3사는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진단 질환을 늘리는가 하면, 의료가 아닌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하거나 사보험 적용이 가능한 미국 등 해외를 노리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의료 인력의 부족 현상도 AI 보조진단 솔루션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2020년 의료 영상을 판독하는 영상전문의는 전체 전문의의 4.4%인 3910명이었다.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과도한 업무는 판독의 정확도 감소로 연결된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BIS리서치는 세계 AI 의료영상기기 시장이 2018년 9180만달러에서 연평균 42.2% 성장해 2025년 5억2000만달러(약 64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 중이다. 시장조사기업 시그니파이 리서치는 글로벌 의료영상 AI솔루션 기업 투자금액이 2019년 2019년 약 5억달러에서 2020년 6억달러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해외에서는 본격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는 AI 진단 기업들이 있다. 그러나 국내의 상황은 아직 녹록치 않다. 국내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 핵심 요인으로는 보험수가 적용이 꼽힌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AI 기반 의료기술의 건강보험 적용 지침을 마련했다. 복지부는 “기존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거나 기존 의료행위 대비 진단 능력이 향상되는 등의 효과를 입증할 경우 건강보험에서 추가적인 가치를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보험수가 적용 지침을 내놨지만, 국내 기업들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개발 초기 단계인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효과 등의 자료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보험수가를 받은 AI 보조진단 제품도 없다.
버터플라이 네트워크는 2021년 626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 4630만달러 대비 35.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회사는 올해 2021년 대비 최대 41% 증가한 8800만달러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하트플로는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2021년 상반기 약 1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90% 늘어난 수치다. 당시 하트플로는 2021년 매출을 전년 대비 59~85% 증가한 3600만~4200만달러로 예상했다.
국내 상장 3사는 보험수가 적용을 기다리기보다 해외 진출 등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뷰노는 연초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과 ‘뷰노메드 흉부CT AI’의 성능평가를 위한 임상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외 인허가를 위한 자료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의료 AI 솔루션 3종이 말레이시아의 의료기기 인증(MDA)을 획득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판매를 새롭게 추진한다.
제이엘케이는 전립선질환 진단 솔루션을 미국에 출시한다. 조만간 미국 미주리대와의 임상을 마무리하고,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폐질환 진단 솔루션인 ‘제이뷰어엑스’는 지난해 말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승인을 획득했다.
딥노이드는 지난달 AI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진단 솔루션 중에서는 흉부 엑스레이(X-ray) 진단 제품 ‘딥체스트’의 FDA 신청을 준비 중이다.
사업도 다각화한다. 뷰노는 최근 병리·생체신호 예측, 의료진 음성 판독 서비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분야는 심전도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인 ‘뷰노메드 딥 ECG’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혁신의료기기 목록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제이엘케이는 지난 1월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에인드나’의 국내 판매를 본격화한다. 에인드나는 AI 의료 영상 분석과 유전체 검사 결과를 동시에 제공한다. 재외국민 대상 원격진료 서비스인 ‘메디허브텔레’는 올 상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딥노이드는 의료 외 분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회사의 AI 기반 기술을 공항검색 등의 산업에 적용하는 시도다. 딥노이드는 한국공항공사와 개발한 ‘AI 엑스레이 영상 자동판독시스템’을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공급했다. 기업보안용 AI 보안 솔루션으로, 정보유출 등 보안을 위협하는 USB 외장저장장치 등을 빠르게 탐지한다고 했다.
이도희 기자
15일 각사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의료 AI 보조진단 상장 3사는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제이엘케이 뷰노 딥노이드 등은 각각 74억원 178억원 7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제이엘케이의 영업적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뷰노와 딥노이드는 적자폭을 더 늘렸다.
매출 역시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제이엘케이의 지난해 매출은 38억원으로 2020년 약 45억원 대비 감소했다. 딥노이드는 2020년의 10억원보다 약 1억원 줄었다. 그나마 뷰노가 의료장비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제품 판매량을 늘리면서 2020년 12억원 대비 약 80% 증가한 22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의료 AI 진단에 대한 세계적 수요와 관심이 커지며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장 초기로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직이다.
국내 3사는 사업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진단 질환을 늘리는가 하면, 의료가 아닌 새로운 분야로의 진출하거나 사보험 적용이 가능한 미국 등 해외를 노리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글로벌 시장 2025년 6400억원 전망
AI 보조진단 솔루션은 대규모의 의료 영상 데이터를 학습한 뒤, 이를 기반으로 환자의 의료 영상을 판독한다. 이를 통해 정상인과 질환 의심 소견을 보이는 사람을 분류하는 것이다. AI 솔루션이 의심 환자를 추리면 의사의 진단으로 이어진다. 의료진이 놓친 부분을 찾아내고 판독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기대 덕분에 AI 보조진단 솔루션의 적용 분야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의료 인력의 부족 현상도 AI 보조진단 솔루션의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2020년 의료 영상을 판독하는 영상전문의는 전체 전문의의 4.4%인 3910명이었다. 인력 부족과 이로 인한 과도한 업무는 판독의 정확도 감소로 연결된다는 지적이다.
시장조사기관인 BIS리서치는 세계 AI 의료영상기기 시장이 2018년 9180만달러에서 연평균 42.2% 성장해 2025년 5억2000만달러(약 64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 중이다. 시장조사기업 시그니파이 리서치는 글로벌 의료영상 AI솔루션 기업 투자금액이 2019년 2019년 약 5억달러에서 2020년 6억달러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해외에서는 본격적인 실적 성장세를 보여주는 AI 진단 기업들이 있다. 그러나 국내의 상황은 아직 녹록치 않다. 국내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 핵심 요인으로는 보험수가 적용이 꼽힌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 AI 기반 의료기술의 건강보험 적용 지침을 마련했다. 복지부는 “기존 서비스가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의학적 정보를 제공하거나 기존 의료행위 대비 진단 능력이 향상되는 등의 효과를 입증할 경우 건강보험에서 추가적인 가치를 인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보험수가 적용 지침을 내놨지만, 국내 기업들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 것이란 게 업계의 예상이다. 개발 초기 단계인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효과 등의 자료가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보험수가를 받은 AI 보조진단 제품도 없다.
2022년 ‘3社 3色’ 생존전략은?
해외 AI 의료진단 기업의 성장 요인으로는 사보험이 발달한 시장 구조가 거론된다. AI 의료진단 시장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버터플라이 네트워크와 하트플로는 모두 미국 기업이다. 이들은 사보험을 통해 보험수가를 받고 있다.버터플라이 네트워크는 2021년 626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 4630만달러 대비 35.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700만달러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회사는 올해 2021년 대비 최대 41% 증가한 8800만달러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하트플로는 지난해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2021년 상반기 약 18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90% 늘어난 수치다. 당시 하트플로는 2021년 매출을 전년 대비 59~85% 증가한 3600만~4200만달러로 예상했다.
국내 상장 3사는 보험수가 적용을 기다리기보다 해외 진출 등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뷰노는 연초 미국 하버드의대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과 ‘뷰노메드 흉부CT AI’의 성능평가를 위한 임상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해외 인허가를 위한 자료를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의료 AI 솔루션 3종이 말레이시아의 의료기기 인증(MDA)을 획득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판매를 새롭게 추진한다.
제이엘케이는 전립선질환 진단 솔루션을 미국에 출시한다. 조만간 미국 미주리대와의 임상을 마무리하고,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폐질환 진단 솔루션인 ‘제이뷰어엑스’는 지난해 말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의 승인을 획득했다.
딥노이드는 지난달 AI 사업의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진단 솔루션 중에서는 흉부 엑스레이(X-ray) 진단 제품 ‘딥체스트’의 FDA 신청을 준비 중이다.
사업도 다각화한다. 뷰노는 최근 병리·생체신호 예측, 의료진 음성 판독 서비스 등을 추진하고 있다. 주력 분야는 심전도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인 ‘뷰노메드 딥 ECG’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혁신의료기기 목록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제이엘케이는 지난 1월 식약처에서 승인받은 ‘에인드나’의 국내 판매를 본격화한다. 에인드나는 AI 의료 영상 분석과 유전체 검사 결과를 동시에 제공한다. 재외국민 대상 원격진료 서비스인 ‘메디허브텔레’는 올 상반기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딥노이드는 의료 외 분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회사의 AI 기반 기술을 공항검색 등의 산업에 적용하는 시도다. 딥노이드는 한국공항공사와 개발한 ‘AI 엑스레이 영상 자동판독시스템’을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공급했다. 기업보안용 AI 보안 솔루션으로, 정보유출 등 보안을 위협하는 USB 외장저장장치 등을 빠르게 탐지한다고 했다.
이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