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다음 달 3일 열릴 현 정부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공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윤 당선인이 취임하게 되면 검찰 제도 개혁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검찰개혁 방향을 당론으로 정한 뒤 이달 국회에서 본회의 의결을 거쳐 문 대통령 마지막 국무회의에서 선포하는 일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검찰개혁 입법안과 처리 시점을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윤 위원장은 "윤 당선인 취임 전 개혁을 마무리하는 것이 실기하지 않는 방법"이라며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되면 검찰 제도 개혁은 5년간 물 건너간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검찰개혁의 방향뿐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를 아예 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개념으로까지 갈지는 모르겠다. 수사권을 어떻게 조정할지 세밀한 논의를 거칠 것"이라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 현재 검찰은 6대 범죄에 대해 수사 개시권이 있고 경찰의 수사에 대해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6대 범죄에 대한 수사개시권을 그대로 둘지, 기소 유지를 위한 2차 수사를 허용할지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이 6·1 지방선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는 "선거 유불리로 판단하고 행동할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민주당은 민주당으로서의 존립 이유를 잃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움직임을 두고 문 대통령과 이재명 전 경기지사 수호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자 윤 위원장은 "개혁해도 검찰은 윤석열 정부의 수사기관”이라며 "검찰총장에게 사퇴를 압박하시던 분이 할 말은 아니다. 권 원내대표야말로 검찰 출신으로 특권 검찰의 특혜를 받지 않았느냐"고 응수했다.

검찰에서 수사 기능이 완전히 사라지면 수사 공백이 생긴다는 지적에 대해선 "검사가 수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수사기관에 가서 수사하면 된다"며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경찰로 수사권이 이관되거나 새로운 수사기관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수사에 재능이 있는 검사들이 자리를 옮기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한 사람이 기소하다 보니 기소 목표를 정해두고 거기에 맞춰 짜맞추기식 수사가 이뤄진 것이다. 여기에 견제 장치가 없으니 인권 침해 수사나 먼지 털이식 수사할 수 있었다"라며 "이런 폐단을 없애면 검찰은 기소와 송판 업무에 집중하는 정상적인 업무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오수 검찰총장은 검수완박 법안 관련 의원총회를 앞둔 민주당을 향해 "국민을 위해서, 미래를 위해서 현명한 결정을 해주실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간절한 마음이다"라며 일단 의총을 진행한다고 했으니 (회의 결과를) 지켜보는 것이 도리다. 긴 하루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