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8개월여만에 신규 게임 허가…텐센트·넷이즈는 빠졌다[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중국 당국이 8개월여 만에 온라인게임 신규 판호(중국 게임 서비스 허가)를 다시 발급했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와 넷이즈(왕이)는 제외됐다.

12일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전날 새로 판호를 발급한 45개 게임 타이틀 명단을 발표했다. XD의 '파티 스타'를 비롯해 아이드림스카이와 37게임스 등의 게임이 포함됐다. 모두 지난 8일 자로 허가가 났다.

판호 발급 재개 소식에 관련 주식들의 주가도 뛰었다. 미국 나스닥과 홍콩거래소에 상장해 있는 넷이즈는 11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2.12% 상승한 데 이어 이날 홍콩증시에서도 장중 3%대 강세를 보였다. 텐센트도 이날 홍콩증시에서 장중 3% 이상 올랐다. 두 회사는 이번에 신규 판호를 받지 못했지만 향후 사업 환경이 나아질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카이잉왕뤄, 요우주왕뤄 등 본토 증시에 상장한 온라인게임 업체들도 이날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다.

중국은 지난해 7월 22일 이후 8개월 넘게 아무런 설명 없이 신규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8월 말에는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시간을 1주일에 3시간으로 제한했다. 중국의 18세 미만 청소년은 금∼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8∼9시 1시간만 게임을 할 수 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 매체인 경제참고보는 지난해 8월 온라인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는 극단적 표현을 동원하면서 비판 여론을 조성했다. 중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텐센트의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를 여러 차례 언급하기도 했다.

그동안 허가를 기다리다 지친 외국 게임사들은 중국 출시를 포기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에픽게임스가 세계적인 인기 1인칭 총쏘기(FPS) 게임 '포트나이트'의 중국 시험서비스를 중단했다. 에픽게임스의 2대주주(지분율 40%)는 텐센트다. 에픽게임스는 2018년부터 포트나이트의 시험서비스를 하면서 정식 허가를 기다려 왔다.

게임 판호의 발급이 중단된 가운데 텐센트의 작년 4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로 2004년 상장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텐센트의 주요 수입원인 중국 내 게임의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텐센트는 자회사인 게임 스트리밍서비스업체 후야와 더우위를 합병하려던 계획을 당국의 독점금지 규제에 중단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또 다른 스트리밍서비스인 펭귄e스포츠를 오는 6월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앞서 2018년에도 9개월간 게임 판호 발급을 중단한 바 있다. 국가신문출판서는 이를 제외하고는 수년간 매월 80∼100건의 새 게임 판호를 발급해왔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