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키스트 참치캔. 사진=한경DB
스타키스트 참치캔. 사진=한경DB
동원산업과 동원그룹 지주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합병 비율이 최대주주에 유리하게 결정됐다며 주주대표소송을 예고하고 나섰다. 동원산업 주가는 합병을 결정한 이후 13% 넘게 급락했다.

동원산업은 지난 7일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 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스타키스트와 동원로엑스를 자회사로 보유한 동원산업이 동원그룹 지주사격인 동원엔터프라이즈(비상장)를 합병하는 구조다. 합병이 완료되면 동원산업은 동원그룹의 지주사가 된다.

합병 공시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11일 동원산업 주가는 14.15% 급락했다. 합병 비율이 소액 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동원산업은 5대 1 액면분할 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1 대 3.838553 비율로 합병할 예정이다.

소액주주들은 회사측이 미국 1위 참치캔 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가치를 과소평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원산업은 100% 자회사인 스타키스트를 지난 2008년 인수했다. 작년 기준 스타키스트는 매출 9018억원, 순이익 1057억원을 올렸다.

스타키스트가 동원산업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동원산업은 작년 순이익 1715억원을 기록했다.

논란이 되는 것은 합병비율의 기준이 되는 주당 평가액이다. 동원산업의 주당평가액은 24만8961억원이다. 기업가치로 9156억원이다. 그런데 순이익이 569억원에 불과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기업가치는 2조2346억원(주당평가액 19만1130원)으로 측정됐다.

소액주주들은 스타키스트의 기업가치를 반영한 동원산업의 기업가치가 최소 1조4054억원, 주당평가액으로 38만2140억원은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액주주와 자산운용사들은 공동 대응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지펀드 운용사인 블래쉬자산운용은 입장문을 통해 “합병비율이 동원산업 일반주주들의 지분가치를 과소평가하고, 대주주 입장에서 철저히 유리하도록 불합리하게 산정됐다”고 강조했다.

블래쉬자산운용은 "스타키스트는 미국에서 참치를 파우치 형태로 판매하면서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하고 있는 회사"라며 “이번 합병은 참치 어획량 및 어가 호조, 미국 내 소송 마무리 등으로 주가 재평가가 기대되는 시점에 갑작스럽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상 규정된 평가방법에 따라 합병비율을 정한 것"이라며 "이번 합병은 액면분할과 함께 진행해 유동물량을 늘리고 전체 주주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