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50일] 러, 북부 전선서 패퇴…'돈바스 결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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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키이우 점령 실패…러, 병력 재정비해 돈바스에 집중
러 '민간인 학살' 정황 짙어져…우크라 국민 4분의1 피란길 러시아는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뒤 수도 키이우(키예프) 점령을 목표로 북부 요충지를 속속 점령하면서 빠르게 진격했다.
러시아군은 개전 하루 만에 키이우 북쪽 32㎞ 지점까지 접근했고 같은 달 28일에는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 야포 등으로 이뤄진 대규모 행렬이 키이우에서 27㎞ 거리까지 도달한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하지만 전세는 일반적인 예상처럼 일방적이지 않았다.
서방의 무기·자금 지원에 힘입은 우크라이나는 예상외의 전투력으로 저항해 키이우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대전차 무기와 게릴라 전술을 효율적으로 구사하면서 3월 중순부터 러시아군에 점령됐던 키이우 북부의 거점을 탈환해 북부 전선에서 승기를 잡았다.
반면 러시아군은 보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북부 전선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월24일부터 4월11일까지 러시아군 1만9천600명이 전사하고 전투기 157대, 탱크 742대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일방적인 발표인 만큼 과장됐을 수 있으나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는 데엔 이견이 거의 없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상장에서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의 군사활동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선언,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러시아군은 철수한 병력을 재정비한 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에 재배치해 전력을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수정했다는 게 서방 군사·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돈바스'해방'은 러시아가 개전을 선언했을 때 내세운 명분이다.
이 지역은 2014년부터 친러시아 반군이 일부 통제하고 있는 곳으로, 러시아는 돈바스가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하거나 러시아에 병합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돈바스 일대에서 재배치를 진행 중이며, 돈바스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 차량이 동부 요충지인 이지움 인근으로 몰려가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과 우크라이나 동남부 해안 마리우폴을 손에 넣어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연결하는 데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북부 전선에서 패퇴한 러시아로서는 전쟁의 실질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 우크라이나는 친러 반군에 내준 영토를 탈환하기 위해서 돈바스를 놓고 치열한 전투를 벌일 전망이다.
지형적으로도 숲과 늪지가 많아 게릴라전이 용이했던 우크라이나 북부와 달리 동부는 넓고 탁 트인 평원이어서 대규모 화력으로 무장한 러시아군에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돈바스 전투는 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킬 것"이라며 "전차, 장갑차, 항공기, 포 수천 대가 동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에 더 강력한 공격용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군사적인 면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선방이 두드러지지만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인명피해는 커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개전 후 닷새째인 2월 28일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 도심 민간인 거주지역에 다연장 로켓 공격을 가한 것을 시작으로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정밀타격했다고 주장하지만 민간인 인명 피해를 입증하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군이 떠난 부차 등 키이우 북부에서는 러시아군에게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발견돼 세계가 경악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9일까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1천793명(어린이 73명 포함)이 사망하고 2천439명(어린이 136명 포함)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전쟁을 피해 외국으로 피란한 우크라이나 국민은 11일 기준 461만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집을 떠난 피란민은 전체 국민의 4분의 1인 1천여만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5차까지 진행된 평화협상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등 몇몇 사안에서 합의점을 찾는 듯했으나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색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2일 평화협상이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면서 목표를 이룰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러 '민간인 학살' 정황 짙어져…우크라 국민 4분의1 피란길 러시아는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한 뒤 수도 키이우(키예프) 점령을 목표로 북부 요충지를 속속 점령하면서 빠르게 진격했다.
러시아군은 개전 하루 만에 키이우 북쪽 32㎞ 지점까지 접근했고 같은 달 28일에는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 야포 등으로 이뤄진 대규모 행렬이 키이우에서 27㎞ 거리까지 도달한 모습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됐다.
하지만 전세는 일반적인 예상처럼 일방적이지 않았다.
서방의 무기·자금 지원에 힘입은 우크라이나는 예상외의 전투력으로 저항해 키이우를 사수하는 데 성공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대전차 무기와 게릴라 전술을 효율적으로 구사하면서 3월 중순부터 러시아군에 점령됐던 키이우 북부의 거점을 탈환해 북부 전선에서 승기를 잡았다.
반면 러시아군은 보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북부 전선에서 고전을 거듭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월24일부터 4월11일까지 러시아군 1만9천600명이 전사하고 전투기 157대, 탱크 742대가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의 일방적인 발표인 만큼 과장됐을 수 있으나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는 데엔 이견이 거의 없다.
러시아군은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상장에서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등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의 군사활동을 대폭 줄일 것이라고 선언, 실패를 사실상 인정했다.
러시아군은 철수한 병력을 재정비한 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주) 지역에 재배치해 전력을 집중하려는 전략으로 수정했다는 게 서방 군사·정보 당국의 분석이다. '돈바스'해방'은 러시아가 개전을 선언했을 때 내세운 명분이다.
이 지역은 2014년부터 친러시아 반군이 일부 통제하고 있는 곳으로, 러시아는 돈바스가 우크라이나에서 분리·독립하거나 러시아에 병합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돈바스 일대에서 재배치를 진행 중이며, 돈바스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 차량이 동부 요충지인 이지움 인근으로 몰려가는 모습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과 우크라이나 동남부 해안 마리우폴을 손에 넣어 2014년 강제 합병한 크림반도와 연결하는 데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북부 전선에서 패퇴한 러시아로서는 전쟁의 실질적 '성과'를 얻기 위해서, 우크라이나는 친러 반군에 내준 영토를 탈환하기 위해서 돈바스를 놓고 치열한 전투를 벌일 전망이다.
지형적으로도 숲과 늪지가 많아 게릴라전이 용이했던 우크라이나 북부와 달리 동부는 넓고 탁 트인 평원이어서 대규모 화력으로 무장한 러시아군에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돈바스 전투는 2차 세계대전을 연상시킬 것"이라며 "전차, 장갑차, 항공기, 포 수천 대가 동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에 더 강력한 공격용 무기를 지원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군사적인 면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선방이 두드러지지만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인명피해는 커지고 있다.
러시아군은 개전 후 닷새째인 2월 28일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 도심 민간인 거주지역에 다연장 로켓 공격을 가한 것을 시작으로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을 정밀타격했다고 주장하지만 민간인 인명 피해를 입증하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러시아군이 떠난 부차 등 키이우 북부에서는 러시아군에게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발견돼 세계가 경악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9일까지 전쟁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1천793명(어린이 73명 포함)이 사망하고 2천439명(어린이 136명 포함)이 다쳤다고 집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전쟁을 피해 외국으로 피란한 우크라이나 국민은 11일 기준 461만명이다.
이들을 포함해 집을 떠난 피란민은 전체 국민의 4분의 1인 1천여만명에 이른다.
지금까지 5차까지 진행된 평화협상은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등 몇몇 사안에서 합의점을 찾는 듯했으나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색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2일 평화협상이 '막다른 길'에 다다랐다면서 목표를 이룰 때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