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에 "법안 통과되면 국민 큰 고통…반드시 저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 당선인 약속…秋·朴 시절 해악 실감"
한동훈 "검찰, 나쁜놈 잘 잡으면 돼…尹당선인과 맹종관계 아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3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 시도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뒤 "이 나라의 모든 상식적인 법조인, 언론인, 학계, 시민단체들이 한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후보자는 "최근 공론의 장에서 이런 식의 만장일치 반대가 있었는지 저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심지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도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과 관련해서는 "당선인이 약속한 것이고, 나도 지난 박범계·추미애 장관 시절 수사지휘권 남용의 해악을 실감했다"며 "내가 취임하더라도 구체적 사건에 대해 수사지휘권 행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973년생으로 사법연수원 27기 출신인 한 후보자는 자신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검찰의 연소화(年少化)가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한민국은 이미 20∼30대 여야 대표를 배출한 진취적인 나라"라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이어 "내가 거의 50이 됐고 공직 생활에서 이 분야에만 20년 넘게 근무했다"며 "이런 정도 경력 가진 사람이 나이나 경력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 개혁 과제와 관련한 질문에 "검찰은 나쁜 놈들을 잘 잡으면 된다"며 "법과 상식에 맞게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쁜 놈들을 잘 잡으면 된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과의 개인적인 인연에서 비롯된 '내 식구 챙기기' 지적에 대해서는 "내가 검찰과 법무부에서 근무하는 동안 상식과 정의에 맞게 일하려고 노력했다"며 "그 과정에서 개인적인 연에 기대거나 맹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분(윤 당선인)과 같이 일할 때 연에 기대거나 서로를 맹종하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가 아니었다"며 "내가 해온 대형 수사에서 인연·진영론에 기대거나 사회적 강자를 외압으로 봐준 사건이 있으면 갖고 와봐도 좋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 당선인이 폐지를 공약한 공수처법 24조와 관련해서는 "'검수완박'을 하면 공수처가 모든 것을 갖게 되는 것 아니냐"며 "상식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자신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받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관련한 물음에는 "민주당에서 말하는 언론개혁법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가 유시민씨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을 응원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등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던 한 검사장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동훈 "검찰, 나쁜놈 잘 잡으면 돼…尹당선인과 맹종관계 아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