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의 텅 빈 거리. / 사진=연합뉴스
우크라 동부의 텅 빈 거리. /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군인이 11세 소년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3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 미국 뉴스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감독관은 부차에서 11세 소년이 러시아 군인들에게 성폭행당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러시아군은 소년의 엄마를 앞 의자에 묶어두고, 성폭행 장면을 강제로 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데니소바 인권감독관은 "14세 소녀가 러시아 군인 5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한 뒤 임신했다"라며 "러시아 군대는 어린아이들을 성폭행하는 등 잔인함의 수준이 끝이 없다. 테러리스트와 다름이 없다"고 덧붙였다.

데니소바 인권감독관은 앞서 지난 8일에도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14~24세 사이의 여성과 소녀들을 주택 지하실에 25일간 감금하고 성폭행을 질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9명은 현재 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군인들의 성범죄 폭로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도 러시아 군인에 의해 성폭행 피해를 본 생존자의 인터뷰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브로바리 지역에 살았던 나탈리아(33·가명)는 인터뷰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남편을 총으로 사살했고, 2명의 군인이 어린 아들 앞에서 자신을 강간했다"고 증언했다.

또 지난 3일 영국 가디언지도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광범위한 성폭행을 벌인 정황이 포착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밀려나자, 이 지역 여성들은 현지 경찰·언론·인권 단체에 성폭행 피해를 신고했다. 당시 집단 성폭행을 비롯해 러시아군이 총으로 위협을 가하거나,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성폭행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1일에는 러시아 남부 크라스토다르 출신 군인 알렉세이 비치코프(24)가 한 살배기 우크라이나 아기를 성폭행하고, 해당 장면을 찍은 영상을 동료와 온라인에 유포했다가 체포되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비치포크는 영상 앞부분에서 "이 유쾌한 비디오를 보라"고 했다.

한편 전시에 벌어지는 성폭행은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한 로마 규정'이 제정된 이후 줄곧 전쟁 범죄의 한 종류로 다뤄져 왔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ICC는 신고가 들어온 성폭행 사례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계획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